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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서울] 안전을 위해서는 안심보다 긴장이, 형식보다 행동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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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을 위해서는 안심보다 긴장이, 형식보다 행동이 필요합니다. 삼성화재해상보험 GLCC ?이호준 수석연구원


거대한 땅덩어리를 종잇장처럼 흔들어버리는 대지진. 이러한 지진의 위험 앞에서 서울은 과연 안전할까? ‘안전 서울’의 안전한 서울시민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지진해일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 이호준 수석연구원에게 물어보았다.


Q 대한민국은 주변 국가에 비해 큰 재난이 자주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재난에 둔감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재난, 특히 ‘지진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되어 있을까.’라는 우려도 있는데요. 지진이 발생하면 서울은 과연 안전할까요?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한양에 큰 지진이 일어났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오늘날 서울에서도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증거죠. 다만 주변 국가에 비해 자주 발생하지 않을 뿐입니다.
서울시에서는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재난에 대비하여 도시안전실을 구성하고 있으며, 지진 발생 시 황금시간과 그에 따른 복구 체계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지진이 발생하면 한 시간 내에 어떤 일들이 이루어져야 하는지, 하루 이내에는 어떤 일들이 이루어져야 하는지 설정하는 것입니다. 저 역시 지난해 서울시 재난대응시스템을 구성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직접 컨설팅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도시의 안전 체계가 바로잡혀 있다고 해서 시민들이 ‘우리는 안전하다.’, ‘서울은 큰 지진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낙관적 편견에 사로잡혀 긴장을 늦춰버리면, 재난 시 더 큰 피해를 당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지진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약간의 긴장을 유지하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Q 해외의 지진 발생 사례를 보면, 다른 재해보다도 유독 지진 피해가 큰 것 같습니다. 지진을 예측하고 예방할 순 없나요?


집중호우나 태풍은 어느 정도의 예측이 가능합니다. 매해 비슷한 시기에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두고 미리 계획을 세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진은 다릅니다. 언제 어디에서 얼마만큼의 강도로 일어날지 예측하기가 어렵죠.
더 큰 문제는 지진이 일어나고 나면 한 사회를 구성하는 주요 인프라가 동시에 흐트러진다는 것입니다. 대지진이 발생하면 상하수도, 전기 공급이 끊어지고요. 교통이 마비되고, 연락이 두절되며, 사람들은 공황 상태에 빠집니다.
따라서 지진은 예방보다 발생 시 황금시간 내에 얼마나 빨리 주요 인프라를 복구시키느냐, 충격에 빠진 사람들에게 얼마나 빨리 안정감을 주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또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과 복구도 중요하지만, 개개인이 늘 긴장을 늦추지 말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Q 개인의 안전을 위한 ‘매뉴얼(manual)’을 제시한다고 해도, 이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게 사실입니다.


‘매뉴얼’라는 게 뻔하고 당연한 말 같지만, 이를 제대로 알고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여 하나의 매뉴얼이 탄생했다고 해도, 과연 그것이 수천, 수만 명의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지도 의문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개개인이 자신만의 매뉴얼을 만들고 꾸준히 연습해야 합니다. 평소 자신의 집이나 자주 가는 장소를 꼼꼼히 관찰하고, 재난이 발생했을 때 자신이 해야 할 행동들을 끊임없이 연습해보는 것이죠. 그리고 연습을 통해 재난이 발생했을 때 대처요령, 즉 매뉴얼이 형식이 아닌 습관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재난이 닥쳤을 때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Q 재난 발생 시 기업의 재건 방안을 상담해주는 전문가로서, ‘서울’이라는 큰 조직의 안전을 위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재난전문가로서 세계 여러 나라의 지진 피해 현장을 다녀봤습니다. 모든 건물이 내려앉은 땅, 실의에 빠져 울고 있는 사람들을 수없이 많이 봤죠. 순식간에 사는 곳과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을 보며 같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도시의 재건도 중요하지만, 피해자의 입장에 서서 무너진 그들의 마음을 재건하는 일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 모두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 건물의 구조와 사회 시스템을 살리는 일과 더불어 재난을 당한 사람의 마음을 살리는 일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글 이성미 일러스트 나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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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서울] 안전을 위해서는 안심보다 긴장이, 형식보다 행동이 필요합니다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서울사랑 제공부서 시민소통담당관
작성자(책임자) 한해아 생산일 2016-07-19
관리번호 D0000028036927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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