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사랑

[노래, 그곳을 가다]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추억을 마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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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명에 달하는 서울 사람들이 추억 속의 사람과 우연히 마주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아마 확률이 가장 높은 장소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도심일 터. 서울 중심부 시청 앞의 번잡한 풍경과 옛사랑의 우연한 만남을 노래한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는 도심의 일상 속에서 옛사랑의 추억을 되새기게 한다.

도시민의 소소한 일상 속 풍경을 노래하다

어느 도시를 가던 그 도시의 중심에는 시청이 있다. 그리고 시청 앞에는 그 도시의 삶의 풍경들이 자연스레 펼쳐진다. 1990년 발표된 동물원의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라는 노래 속 주인공은 제목처럼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추억 속 그녀를 만났다. 발 디딜 틈도 없이 꽉 찬 사람들 속에서도 그녀의 모습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고 했다.사실 지금이야 강남, 홍대입구, 압구정 등과 같이 사람들이 붐비는 지하철역이 많지만, 1990년에는 시청이 단연 으뜸이었다. 동물원의 멤버인 김창기 씨가 이 노래를 발표한 그 시절에는 시청을 중심으로 한 신문로, 광화문, 북창동, 무교동 일대가 번화가 중의 번화가였기 때문이다.

1974년 지하철 1호선 개통 후 ‘시청앞역’이라는 역명으로 불리던 이곳은 1983년 시청역으로 변경되었고, 다음해 2호선까지 확장 개통되면서 환승역으로 변모했다. 그리고 각종 상업시설이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명실상부한 서울의 중심 거리가 된 것이다. 시청역에서 우연히 마주친 옛사랑과 이야기를 나누던 노래 속 주인공이 김창기 씨 본인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노래를 들으며 가슴 속에 묻어둔 첫사랑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고 하니,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노래인 것만은 분명하다.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시청 앞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라는 노래가 발표된 후 약 15년이 흐른 지금, 시청역은 달라졌다. 사람은 여전히 많지만, 지하철 출구만 해도 자그마치 12개로 늘어났다. 서울광장으로 연결된 5번 출구로 나오면 서울도서관으로 바뀐 옛 서울시청사와 새로 지은 신청사가 한데 어우러진 모습이 보인다. 서울도서관과 신청사의 서로 다른 모습이 교묘하게 어우러지면서 그 자체만으로도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마치 서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신청사의 경우 단순히 행정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시민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된다. 그중 한 곳이 바로 지하 1~2층에 위치한 시민청이다. 토론 및 전시, 공연과 행사뿐 아니라 결혼식과 살림장까지 열리는 서울의 명소다. 신청사 8층에 위치한 하늘광장도 들러볼 만하다. 신청사 1층에서 하늘광장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시민들에게 개방된 갤러리와 카페 등을 만날 수 있다.시청을 나서면 서울광장이 눈 앞에 펼쳐진다. 돌이켜보면 서울광장은 한국 현대사의 한가운데 있었다. 고종이 덕수궁 대한문 앞을 중심으로 도로를 닦고 광장을 설치한 후, 고종보호 시위, 3·1운동, 4·19혁명, 1987년 6월 항쟁까지 굵직한 역사적 사건의 주 무대는 바로 이곳이었다. 2002년 월드컵 기간에는 시민들이 한데 모여 응원을 펼치는 축제의 마당으로 변모하기도 했다. 2004년 완공된 서울광장은 현재까지도 각종 집회, 시위, 행사가 열리는 공간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정치적인 공간으로만 인식되어 왔던 서울광장은 이제 누구나 이용하고 즐길 수 있는 소통의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곳곳에 숨어 있는 역사적 의미와 가치

서울광장 옆에는 서울의 과거를 만날 수 있는 덕수궁이 위치해 있다. 덕수궁 관람의 백미는 바로 수문장 교대식이다. 서울 관광의 필수 코스 중 하나로 불릴 정도로 인기가 많은 수문장 교대식은 매일 세 차례(월요일 제외/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3시 30분) 열린다.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덕수궁 옆 돌담길에 위치한 서울시 서소문청사에는 숨겨진 명소가 있는데, 바로 13층에 자리 잡은 정동 전망대다. 시청 주변과 덕수궁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시청역 3번 출구로 나오면 서울시의회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1935년 국민들을 위한 공연장인 ‘부민관’ 건물로 건립한 후, 1954년 6월 제3대 국회부터 국회의사당으로 사용한 건물이다. 또 이곳은 1945년 3명의 애국 청년들이 친일 어용대회인 아세아민족분격대회를 분쇄하기 위해 연단을 폭파했던 항일 독립투쟁의 장소이기도 하다.조선호텔 뒤 쪽에는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명소가 하나 숨어 있다. 하늘에 제사를 드리던 제단인 ‘환구단’이다. ‘원구단’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고종이 대한제국을 세우고 황제로 즉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1990년과 2014년의 시청은 다른 듯 닮은 모습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사연을 고스란히 안고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련하게 남은 가슴 속 추억을 일깨우면서, 그리고 다시 만나고 싶은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글 이승희 사진 나영완, 이서연(AZA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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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그곳을 가다]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추억을 마주하다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서울사랑 제공부서 시민소통담당관
작성자(책임자) 한해아 생산일 2016-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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