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옥]한옥의 융성한 르네상스를 꿈꾸다 한옥을 짓다 _ 이광복 도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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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복 도편수에게 한옥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다. 그 안에 사는 사람의 정신과 삶을 녹여낸 유기체의 결과물이다.
"오랜 시간을 벼린 채 볼수록 새롭고 알수록 진귀한 정수가 한옥에 서려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이광복 도편수의 한옥 인생은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목재를 다루던 아버지를 보며 자란 이광복 도편수에게 나무는 가족처럼, 친구처럼 친숙한 상대였다. 나무를 읽는 눈썰미와 나무를 다듬는 손놀림은 아버지 등 너머로 배운 소중한 자산이었다. 건축과 목공을 공부한 이후 공직과 교직 생활을 거치던 이 도편수는 18년 전, 고 조희환 도편수의 제자가 되면서 한옥 외길을 걷기 시작했다. 고 조희환 도편수는 송광사 대웅보전과 보탑사 3층 목탑을 창건하는 등 궁궐과 한옥 건축에 관한 한 당대 최고의 실력가다. 그가 죽기 전에 천거한 사람이 바로 이광복 도편수다. 

2003년 현존하는 목조건축물로는 처음으로 임실 운암저수지 팔각원당을 귀접이 방식으로 완성해 화제를 모은 이광복 도편수는 도심 사찰의 진수로 꼽히는 불광사 대웅전으로 큰 명성을 얻었다. 현대건축물 위에 전통 한옥을 얹은 최초의 양식으로 지은 불광사는 대웅전 네 칸을 기둥 없이 축조한 기록까지 세웠다. 또 진관사 함월당과 강화도 학사재와 같은 자연미와 예술성을 갖춘 사찰과 한옥 등 많은 건축 작품이 그의 손을 거쳤다. 여기에 더해 김형태 가옥, 백인제 가옥, 안국선원, 청원산방의 디테일이 그를 통해 비로소 완성되었다.

     

한옥은 자연을 품은 우주다

예전의 전통 건축과 지금의 현대 전통 건축의 차이를 한옥 장인은 이렇게 설명한다. "과거에는 나무도 대패질을 해서 곱게 다듬었는데, 지금은 나무를 기계로 반듯하게 깎아버립니다. 지금의 나무는 직선으로 획일화됐어요. 우리 고유의 곡선이 사라져버린거죠. 그러면 적정한 나무를 쓸 수 없습니다. 인간이 만든 직선을 한옥에 대입하니 건물이 경직되어버렸죠." 전통 건축과 비교했을 때 곡선미가 나오는 것이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는데, 예전부터 전해져오는 전통 기법을 그대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이 도편수는 조원재, 이광규로 내려오는 조희환 도편수의 전통을 이어받았다.

"예전에 창덕궁 존덕정을 해체·수리했는데, 초(기초)를 보니까 내가 지금 쓰는 초하고 똑같더라고요. 큰 스승의 뿌리가 거기에 있구나 싶어 감개무량했습니다." 이 도편수는 우리 산천에 나는 나무가 최고라고 강조한다.

서울사랑

은평구에 자리한 천년 고찰, 진관사. 이광복 도편수는 함월당의 지붕을 간결하게 마무리해 미닫이문 너머의 풍경을 더욱 선명하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우리 나무는 모두 굽어 있다. 목수가 나무를 잘 다루는 것을 적재적소라 하는데, 굽은 나무를 적재적소에 쓰는 것이 혜안이다. 한옥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심을 잡는 것이다. 아무리 굽고 뒤틀린 나무도 무게중심을 찾아 균형감을 준다면 집은 안전할 뿐 아니라 빼어난 미감까지 갖춘다. 한옥의 미덕은 자연과 소통하는 데 있기에 자연미를 최대한 끌어안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옥은 사람이 살아가는 보편 타당한 성질을 기본으로 합니다. 집은 하나의 인격체와 같습니다. 사람이 다양하듯 집도 다양한 법이죠. 시대를 반영하고 살아갈 사람의 정신이 녹아든 건축물을 짓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한된 공간과 재료 속에서 발휘하는 다양성으로 도시 한옥도 문화적 소양을 충분히 갖출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미래 세대의 성장 동력이 되다

“사람들이 왜 한옥에 살고 싶어 할까요? 한옥에서 산다는 자부심은 그만큼의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와 현재를 잇고 미래에 지속될 한옥은 후손들의 자부심과 긍지가 되고 그들이 풍요롭고 행복해질 수 있는 성장 동력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2016 서울 한옥 박람회’가 한옥의 브랜드를 강화하고 이목을 집중시키는 새로운 한류가 되기를 그는 진심으로 바랐다. 한옥은 단지 건축양식만 일컫는 게 아니다. 그 안에 있는 사람과 삶, 정신부터 가구, 의복, 음식, 음악까지 모든 것을 아우른다. 세계가 한류에 열광할수록 한옥은 세계를 더욱 강하게 품을 것이다. 한옥의 융성한 르네상스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도편수란?
조선 시대 건축 공사를 담당하던 기술자를 가리키는 명칭. 현재는 전통 한식 기법으로 한옥과 사찰, 궁궐 등의 목조 구조물과 문화재의 건립 및 복원 등 한식 목공을 관리·감독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글 양인실 사진 문덕관(램프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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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번호 D0000028036495 등록일 2017-09-30
분류 기타
원본시스템 서울사랑 제공부서 시민소통담당관
작성자(책임자) 한해아 생산일 2016-02-26
라이선스 CC BY-NC-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