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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생태계의 신비, 방이동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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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둘레길 제3코스를 걷다보면 생태경관보전지역 안내 입간판이 서있다

서울둘레길 제3코스를 걷다보면 생태경관보전지역 안내 입간판이 서있다

무려 157km나 되는 서울둘레길, 7~8월에도 쉼 없이 탐방을 계속하려면 다부진 용기가 필요하다. 높은 습도, 찌는 듯한 무더위는 물론 탐방구간이 도심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지난주 기자가 탐방한 서울둘레길 제3코스(고덕·일자산코스)는 유난히 긴 도심구간이었다. 광나루역에서 시작하여 17km쯤 걸었을까, 체력고갈로 헉헉대던 순간 뜻밖에 가뭄의 단비 같은 ‘오아시스’ 하나를 만났다. 바로 ‘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의 이야기이다.

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방이습지) 입구 모습, 서울둘레길 제3코스 스탬프 시설이 함께 있다

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방이습지) 입구 모습, 서울둘레길 제3코스 스탬프 시설이 함께 있다

‘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이하 방이습지)’은 송파구 동남로 397(방이동)에 있는 도심 속 거대한 인공습지이다. 전체 면적이 58,909㎡(28필지)나 된다. 서하남사거리에서 문정동 방향으로 200미터쯤, 화훼단지 근처에 ‘방이습지’ 입구를 알리는 안내간판이 서있다. 우측 골목길로 몇 걸음 들어가니 서울둘레길 스탬프시설인 ‘빨강 우체통’이 나타난다. 그 뒤편으로 숨은 듯 살포시 열린 곳이 ‘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이다. 대나무 울타리의 취병(翠屛)이 자연친화적 모습이 습지의 운치를 돋보이게 한다. ‘취병’은 ‘푸른 병풍’이란 뜻의 나무울타리를 말하며, 안이 보이지 않도록 하는 옛 궁궐에서 사용하던 전통조경기법이란다.

생태복원된 방이습지 내부의 아름다운 모습, 이정표와 산책로 그리고 대나무울타리 `취병` 모습

생태복원된 방이습지 내부의 아름다운 모습, 이정표와 산책로 그리고 대나무울타리 `취병` 모습

입구를 들어서면 나무 데크 산책로가 길게 뻗어 있고, 좌측에는 ‘생태학습관’ 건물이 있다. 입장료는 없다. 들어서자마자 개구리 소리, 맹꽁이 소리, 새소리가 어울려 요란한 오케스트라를 만든다. 자연의 소리와 인간이 만든 소리(소음)를 비교라도 해보라는 듯하다.

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 종합안내도와 생태학습관 건물 모습

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 종합안내도와 생태학습관 건물 모습

물억새, 애기부들, 수련 등 습지식물(47과 114종)과 황조롱이, 청둥오리, 물총새 등 야생조류(32과 66종)가 관찰된다. 또 청개구리, 옴개구리 등 양서파충류(2과 5종)와 밀잠자리, 메뚜기, 매미 등 곤충류(50과 120종), 떡붕어, 대륙송사리 등 어류들(3과 4종)도 ‘방이습지’의 귀한 식구들이다. 빼곡한 아파트단지보다 훨씬 더 많은 생명체를 이 습지가 품고 있지 않을까?

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 종합안내도와 생태학습관 건물 모습

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 종합안내도와 생태학습관 건물 모습

‘방이습지’에서는 절기에 따라 농사체험교실, 사계절 생태교실 및 생물다양성 관찰교실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생태학습관’에서는 천연염색과 천연비누, 짚공예품 만들기 교실 등 체험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방이습지 유아생태실, 방이습지 사계절생태교실’ 등 7월의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누구든지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사이트 (yeyak.seoul.go.kr)나 전화(02-408-0308)로 신청 가능하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방이습지는 조류, 양서류, 파충류, 식물 등 70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도심 속 생태계의 보고”라며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유익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이 물 속 생물 관찰활동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이 물 속 생물 관찰활동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

불광동에서 왔다는 탐방객 허경숙(가명, 51세)씨는 “공사장 웅덩이가 이렇게 완벽한 생태습지로 변했다니 정말 놀랍네요. 느림보 걸음을 하니 마치 산사(山寺)에 온 것처럼 머리가 맑아지고 힐링(치유)이 되는 것 같아 좋아요”라며 홍보가 잘 되어 많은 시민들이 찾았으면 했다. 사실 방이습지는 1970년대 초까지 근처 벽돌공장에서 흙을 채취하고 생긴 웅덩이에 물이 고이면서 만들어진 연못형태의 인공습지이다. 차츰 동식물의 서식하더니 세월이 흐르자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보기 드문 도심 가운데 생태습지가 되었다. 2002년 4월 15일 습지보전가치를 인정받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예쁜 꽃을 피운 수생식물 수련과 검정말을 보며 우리에게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예쁜 꽃을 피운 수생식물 수련과 검정말을 보며 우리에게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습지그늘 한켠에서는 두꺼비가 젖은 몸을 말린다. 원시림 같이 무성한 숲은 짙은 녹음그늘을 탐방객에게 내어준다. 풀 섶 사이 어디선가 스멀스멀 뱀이 기어 나올 것 같고, 흰 왜가리는 여유작작(餘裕綽綽) 습지연못을 노닐며 먹이를 쫓는다. 공사판 웅덩이가 이렇게 완벽한 생태습지가 되었다니, 자연의 위대한 생태복원력에 경외감이 느껴진다. 자칫 감성이 메마르기 쉬운 도시생활, 방이습지는 떠나가는 기자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선물했다. ‘진정 우리에게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라고.

■ 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
○ 문의 및 안내 : 방이생태학습관 02-408-0308, 송파구청 공원녹지과 02-2147-3401
○ 프로그램 예약 : 서울시 공공서비스 사이트 yeyak.seoul.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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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생태계의 신비, 방이동에서 만나요~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최용수 생산일 2016-07-13
관리번호 D0000026741341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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