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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종교가 아니라 하더라도 과거 종교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것은 종교에 대한 탐색을 넘어서 선조들의 문화와 예술, 폭넓게는 삶에 대한 이해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용산 이전 개관 10주년 및 국립박물관 70주년을 맞이하여 기획전시 ‘고대불교조각대전-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중국 청주시 박물관 등 세계 유수 박물관에 소장된 고대 불교조각품과 우리나라 국보 반가사유상 등 총 200점을 통해 아시아 문화의 핵심 불교문화를 소개하는 전시다.

간다라 지역과 마투라 지역의 불상

간다라 지역과 마투라 지역의 불상

4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진행되는 이번 전시의 첫 번째 섹션에서는 ‘인도의 불상, 오랜 역사의 시작’이란 테마로 인도에서 불상을 제작하는 목적과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초기 불교에서는 부처의 유골을 모신 스투파(유골을 안치한 건축물)가 가장 중요한 숭배 대상이었다. 기원 전후, 인도의 간다라와 마투라 지방에서는 이 전통을 깨고 거의 같은 시기에 불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두 지역의 불상은 외형적 특징과 문화적 배경뿐만 아니라 전개 과정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마투라에서는 상이 지니는 위력에 대한 믿음과 두려움이 있었던 반면, 간다라에서는 상이 지닌 위력이 약하다고 인식되어 사리의 권위에 기대어 그 신성함을 보강하려고 했다. 그 예로 간다라 불상에서는 육계(정수리) 위에 구멍이나 홈을 파, 사리를 봉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 지역은 상통하는 면이 존재하였고, ‘두꺼운 옷을 입은 부처’ 상을 보면 교류를 통해 서로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육계에 홈이 있는 부처

육계에 홈이 있는 부처

두 번째 섹션에서는 ‘중국의 불상, 시작부터 수대까지 이어지는 불상’의 제작 흐름을 보여준다. 중국에 전래한 초기의 불교는 석가모니에 대한 이해와 신앙을 위주로 발전되다가 점차 석가모니의 뒤를 이어 성불하게 될 미륵보살과 모든 중생을 구제한다는 관음보살로 그 예배 대상이 확대되었다. 남북조시대에는 불교가 다른 종교나 사상이 제시해 주지 못했던 사후와 미래에 대한 약속을 통해 중국인들의 열망을 채워주고 생활 속에 침투되었다. 쓰촨 지역에서 발견된 비상(비석형의 불상)에 묘사된 상부의 정토와 하부의 사바세계는 중앙의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사바세계에서의 청정한 행위를 통해 정토에 이를 수 있다는 믿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종교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푸난지역에서 발견된 중국식 불상

푸난지역에서 발견된 중국식 불상

6세기 중반 중국의 불교조각 양식은 전환기를 맞이한다. 북위 시대의 특징인 두꺼운 대의를 입은 마른 몸매의 불상들을 대신하여 인체의 부드러운 곡선과 부피감을 표현하는 데 관심을 기울인 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이 시기에 인도, 동남아시아 지역의 조각 양식이 유입된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동남아시아 최초의 고대국가였던 푸난은 동남아시아의 조각 전통을 더한 인도 미술을 중국 남조에 전하는 데 크게 공헌했다. 용흥사 터가 위치한 산둥성 칭저우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보면 남조를 통해 북조에까지도 동남아시아의 불교미술이 전해졌음을 알 수 있다. 반대로 푸난지역에서도 중국식 불상이 발견되어 서로의 교류가 활발했음을 증명하고 있다.

일본으로 건너간 삼존불

일본으로 건너간 삼존불

세 번째 섹션은 ‘한국 삼국시대의 불상’을 다루고 있다. 4세기에 한반도에 불교가 전래하고 이와 함께 시작된 삼국시대의 불상 조성은 중국 남북조와의 밀접한 관계 속에서 전개되다가, 6세기부터는 점차 한국적인 특징을 발전시켜 나갔다. 사람들은 부처의 가르침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 혹은 가족의 명복과 현세의 이익을 기원하기 위해 불상을 조성했다. 특히 한반도의 불상은 일본에 불교가 전해지는 계기가 되고 이로부터 일본의 초기 불상이 제작되기도 한다. ‘일본으로 건너간 삼존불’은 한반도에서 전래하였을 것으로 널리 인정받는 금동불의 대표작이다. 부처의 옷 입는 형식이 부여 가탑리 출토 여래입상과 거의 같고, 광배의 무늬가 서산마애삼존불과 유사한 점 때문에 일찍부터 백제 지역에서 전래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국보 78호와 83호 반가사유상

국보 78호와 83호 반가사유상

마지막 섹션에서는 ‘반가사유상의 성립과 전개’를 살펴본다. 반가사유상은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은 도상(圖像, 종교나 신화적 주제를 표현한 미술 작품에 나타난 인물 또는 형상)이자 가장 주목할 만한 종교적, 예술적 성취를 이룬 분야이다. 반가사유상은 실존에 대해 사유하는 인물을 묘사하던 인도의 전통에서 출발했고, 중국을 거쳐 한국에 와서는 본격적인 예배상으로도 봉안되었으며 조형적으로 한층 완벽한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국보 78호와 83호 반가사유상은 특별히 따로 전시되어 있는데 이들은 삼국시대 불교조각을 대표하는 대형 금동상이다. 두 불상을 상세하게 비교한 영상을 통해 더욱 자세히 그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사리를 담는 사리기

사리를 담는 사리기

국립중앙박물관 용산 이전 10주년을 기념한 이번 전시는 인도에서 시작된 불상의 제작 전통이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보여준 놀라운 전파력과 흡수력에 대한 이야기이다. 다르게 보이는 각 지역의 불상이 사실상 서로 연관되어 있으며 지속적인 교류를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기적으로는 인도에서 불상이 처음 등장한 시기부터 동아시아 각국에서 외래의 상을 이해하고 지역에 맞는 모습으로 소화할 수 있게 된 700년경까지를 대상으로 하며, 공간적으로는 인도, 중국, 한국, 일본, 베트남 지역을 아우른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우수한 불교조각품을 한 자리에 모은 이번 특별전을 통해 불상의 역사를 이해하고 조각으로서의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전시는 이번 주말에 막을 내리므로 관심이 있다면 서둘러 다녀오자.

○ 입장료:

?성인(24세 이상) 6,000원, 중고생·대학생 5,000원, 초등학생 4,000원, 유아 3,000원, 65세이상 3,000원 ※단체 20인 이상 할인

○ 관람시간:

?화, 목, 금 오전 9시 ~ 오후6시 | 수, 토 오전 9시 ~ 오후 9시 | 일, 공휴일 오전 9시 ~ 오후 7시 (매주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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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속 반가사유상을 직접 만나보세요~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김수정 생산일 2015-11-10
관리번호 D0000024167601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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