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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우수경관이 숨겨진 둘레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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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대부분이 평지로 이루어져 있어 평상복 차림으로 걷기 편한 동작충효길 3코스

거의 대부분이 평지로 이루어져 있어 평상복 차림으로 걷기 편한 동작충효길 3코스

바야흐로 가을이 도래했다. 내장산, 설악산 등 등산 명소로 알려진 장소들에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오가고 있다. 하지만 먼 거리까지 가기에는 마뜩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서울 인근에도 가을 청취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여행지가 가득한 법. 서울특별시는 물론 여러 구에서 만들고 있는 둘레길, 도보 산책로가 늘어나고 있다.

야트막한 산도 많고, 예전부터 풍수에 따라 지어진 정자도 다양하고, 각 언덕배기마다 사연을 품고 있는 동작충효길 3코스 일대를 한 번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이 길을 걷다보면 서울특별시 우수경관 조망명소도 있으니, 명소에 올라 서울을 바라보기에도 좋다. 동작역부터 노량진역까지, 가을 청취를 느끼고, 역사의 현장을 둘러보며, 느릿느릿 걷기 좋은 여행길을 소개한다.

동작충효길 3코스의 시점인 동작역

동작충효길 3코스의 시점인 동작역

조선시대에 수원으로 가는 가장 컸던 교통로의 한 부분인 ‘동재기나루터’의 이름을 딴 동작동.

동작역에서 시작해 한강변으로 빠져나가다보면 한국 경제의 심장인 한강을 가장 가까이에서 조망해 볼 수 있다. 좋은 것은, 국립현충원이 가까이에 있어 역사 공부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 역대 대통령을 비롯한 순국선열들의 묘를 참배하기도 하고, 기념관도 둘러볼 수 있다.

한강변으로 빠져나가 한강변 자전거길 바로 옆에서 쌩쌩 지나가는 자전거를 스치며 느릿느릿 걷다보면 동작충효길 표지판 옆에 흑석역 방면이라는 표지판이 있다. 그 길로 빠져나가면 더 많은 구경거리가 있다. 돌의 색깔이 검다고 하여 흑석(黑石)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마을에는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와서 노닐었다는 ‘명수대’, 우의정을 지낸 노한대감이 모친을 잃고 3년간 시묘한 위치에 지은 ‘효사정’ 등이 있다.

의외의 볼거리는 지하철역이다. 지하철 9호선 흑석역은 가까운 거리에 중앙대학교, 원음방송이 있어 2009년 개통한 이래 지금까지 흑석동 주민들의 ‘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곳이다. 인적이 가장 드문 1번 출구 쪽에는 아담한 지하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서 드나드는 사람들은 정원을 보고 깜짝깜짝 놀라기도 한다. 이 아담한 정원은 위의 돔을 이용한 자연채광을 통해 햇빛을 공급받으며 문제없이 자라고 있다.

흑석역 `지하정원`, 실내조경의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흑석역 `지하정원`, 실내조경의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이래 봬도 제 7회 실내조경 디자인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정원이다. 우리나라 처음으로 지하 15m의 공간에 지어진 이 정원은 공기질 오염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지하철역의 공기질을 개선할 수 있고, 칙칙한 느낌의 지하철을 더욱 자연친화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효과가 있어 일석이조이다.

1번 출구로 나가 쭉 걷다보면 효사정으로 가는 계단을 만날 수 있다. 길을 따라 오르면 효사정이 나온다. 세종 때 우의정을 지낸 공숙공 노한대감이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3년간 시묘를 했던 곳에 세운 정자인데, 정자를 짓고 가끔 올라가 부모님을 추모했다고 전해진다.

한강변에 세워진 효사정은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한강변에 세워진 효사정은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가장 좋은 풍광에 들어서 있어 조선시대부터 평이 자자한 효사정은 눈앞에는 한강, 등 뒤로는 정감어린 흑석동 거리를 두고 있다. 효사정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학도의용군 현충비가 보인다. 6.25 전쟁 당시 포항 등지에서 활동하던 그들을 추모하고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석이다.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죽은 서른다섯 명의 학도병과 전쟁에 참전한 일흔 한 명의 학도병을 추모하기 위해 1955년 흑석동에 지어진 이 현충비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 자리가 아닌 곳에 서 있다. 희생자 중 3명의 학생이 다녔던 중앙대학교를 바라보며, 등 뒤의 한강을 바라보며 유유히 지금의 서울을 바라볼 뿐이다.

한강변에 세워진 효사정은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한강변에 세워진 효사정은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그대로 내려가 한강변을 마주하며 걷는 길에 들어선다. 한강변의 풍경을 집중하고 바라볼 수 있는 길이다. 이 길은 조선시대의 가장 큰 길목이었기 때문에 노들강변이라는 민요도 있고, 강변 백사장에는 새남터 처형장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동작충효길이 다시 도로와 만나는 지점에는 용양봉저정, 그리고 주교사 터가 남아있다. 일찍이 사도세자의 넋을 기리기 위해 아들인 정조가 행차했던 길에 세워진 정자이고, 주교사는 임금이 건너던 배다리를 만들던 관청이라고 한다.

임금이 잠시 어가를 멈추고 쉬던 자리인 용양봉저정(용봉정) 안에는 조그마한 전시관이 있다. 배다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사진으로 구경하고 나온 뒤, 이제는 잠시 동작충효길에서 빠져나와 골목길을 걸어 올라간다. 숨이 차오를 무렵에 끝의 계단이 보이고, 작은 쉼터가 보이니 쉬엄쉬엄 올라가기도 좋다. 계단을 이용해 용봉정근린공원의 전망대에 들어서면 한강변의 풍광이 아름답게 드러난다. 여의도도 손에 잡힌다.

용봉정 근린공원에서 바라본 야경

용봉정 근린공원에서 바라본 야경

서울특별시 우수경관 조망명소인 이곳은 평소에는 자그마한 골목길 끝의 숨겨진 명소로 자리 잡고 있지만, 서울세계불꽃축제 때마다 사람이 늘어 쏟아지는 불꽃과 흘러나오는 탄성으로 가득 찬다고 한다. 골목길 오르기가 고되지만, 낮의 풍경은 물론 야경도 아름다워 바라보기 좋은 곳이다.

용봉정 근린공원을 내려와 동작충효길을 따라 다시 걷다보면 사육신공원이 나온다. 세조 때, 자신의 목숨을 바쳐 단종을 복위하고자 했던 사육신 여섯 명의 혼을 기리는 곳이다. 김시습이 시신을 몰래 수습하여 장사지냈던 곳에 아직까지 그대로 자리 잡고 있는데, 주변 시민들이 산책 겸 찾는 경우가 많다.

사육신공원의 홍살문, 문 너머로 사당과 묘가 보인다

사육신공원의 홍살문, 문 너머로 사당과 묘가 보인다

이곳의 사육신 역사관을 둘러보는 것도 좋고, 사당에 참배하여 불의에 항거했던 이들의 명복을 기리는 것도 역사 교육에 좋다. 역시 서울의 대표적인 조망명소가 있는데, 여의도가 눈앞에 큼지막하게 보인다. 샛강변과 여의도를 보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이다.

그대로 종점인 노량진역으로 들어가는 길에는 컵밥 골목이 조성되어있다. 그간 노량진의 주요한 도로를 모두 차지했던 터라 통행하기에 불편했는데, 최근 이 곳으로 옮겨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기도 좋아졌고, 위생에도, 바람을 피해 먹기에도 편해졌다. 점심때가 다 되었다면 이곳에서 컵밥 한 그릇, 팬케익 하나 사 먹는 것을 추천한다.

새롭게 조성된 노량진 컵밥골목. 위생과 환경에 신경 쓴 모양새가 보인다

새롭게 조성된 노량진 컵밥골목. 위생과 환경에 신경 쓴 모양새가 보인다

노량진역은 그간 역전을 지키던 육교가 철거되어 훨씬 탁 트인 풍경을 드러내고 있다. 벌써 여행의 종점이다. 여기부터는 자유로이 시중에 비해 저렴한 회 한 점에 술 한잔하기 위해 수산시장을 가도 좋고, 저렴한 물가를 즐기기 위해 노량진 골목 안으로 들어서도 좋다. 장승배기까지 이어지는 동작충효길 4코스를 돌아보거나, 노들역으로 돌아가 동작충효길 1코스를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1코스의 종점인 현충원 후문은 4개의 동작충효길 코스가 만나는 곳이기 때문에 골라서 걷는 재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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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우수경관이 숨겨진 둘레길이 있다?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박장식 생산일 2015-11-06
관리번호 D0000024135345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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