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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덕수궁 어떠세요? 14~16일 무료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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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명전, 고난을 넘어 미래로’ 광복 70주년기념 특별전을 다녀와서 | 시민기자 최은주

8월 8일부터 9월 16일까지 특별전시가 열리는 `덕수궁 중명전`

8월 8일부터 9월 16일까지, '중명전, 고난을 넘어 미래로' 특별?전시가?덕수궁 중명전에서 열린다

덕수궁 돌담길을 걷다보면 정동극장 뒤편에 자그맣게 자리잡은 중명전을 볼 수 있다.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쳐버릴 붉은색의 이 건물은 을사늑약이 체결된 비극의 장소이자,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헤이그에 특사를 파견한 뜻깊은 장소다.

중명전은 1897년 황실도서관으로 탄생했다. 러시아 건축가 사바찐에 의해 설계된 서양식 전각 중명전은 근대 문물 수용에 앞장 섰던 고종의 의지가 담겨있다. 원래 이름은 수옥헌이었으나 1904년 경운궁(현 덕수궁) 화재 이후 고종이 이곳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중명전이란 이름을 얻게 됐다.

광무황제가 조선의 자주권을 지키기 위해 절치부심했던 중명전에서 ‘광복 70년 기념 특별전 ? 중명전, 고난을 넘어 미래로’란 제목의 특별전이 열리는 건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일제의 침탈로부터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광무황제의 노력과 독립 운동의 선봉에 섰던 애국선열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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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덕수궁 중명전 특별전시 개막전이 열리고 있다

지난 7일 열린 특별전 개막식에는 나선화 문화재청장을 비롯한 내빈들과 일반 시민, 외국인들이 참석해 중명전 마당을 가득 메웠다. 개막식을 마치고 특별전을 관람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방학을 이용해 아이들 손을 잡고 나온 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이번 특별전은 중명전을 을사늑약이라는 치욕의 공간이 아닌, 헤이그 특사 파견 등을 통해 대한제국의 자주성을 지키고 근대국가로 도약하고자 했던 상징적인 공간으로 새롭게 인식함으로써 광복 70년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뜻깊은 자리로 마련됐다.

특별전이 열리는 2층으로 올라가자?을사늑약 조약문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관람객들은 허리를 숙인 채 한 자 한 자 조약문을 들여다보며 불평등하게 작성된 조약의 부당함을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또 헤이그 특사들의 이동 경로가 표시된 세계지도를 유심히 들여다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 관람객은 “얼마 전에 유라시아 원정대가 모스크바를 거쳐 베를린에 도착했다는 뉴스를 본 적 있는데 헤이그 밀사의 이동 경로가 똑같다”며, “헤이그까지 얼마나 멀고 험난한 여정이었을지 지도를 보니 이제야 그들의 노고가 느껴진다”라고 말한 뒤 한동안 그 자리에 서있었다.

가상현실 속에서 당시 독립운동에 함께 참여할 수 있다

가상현실 속에서 당시 독립운동에 함께 참여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 것이 특징이다. 관객의 움직임에 반응하여 가상 현실을 연출하는 키네틱 영상 시트템을 도입, 3.1 만세 운동 현장에 함께 있는 듯한 효과를 연출하는 체험형 전시는 아이들에게 인기였다. 태극기를 손에 쥐고 만세를 부르던 한 어린이는 “내가 3.1운동을 하는 거 같다”며 진지한 모습이었다. 아이의 아버지는 “역사적 사건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어서 교육적으로도 참 좋다, 여기 오길 잘했다”며 웃었다.

여러 모양의 태극기와 김구와 윤봉길이 서로 바꾸어 가졌다는 회중시계, 한국광복군의 군복 등 독립운동 관련 유물들을 지나면 한국 광복군의 서명이 빽빽하게 쓰인 태극기를 만날 수 있다. 나라를 되찾기를 소망하며 결의를 다지던 광복군처럼 커다란 태극기에 서명하는 것으로 특별관람을 마쳤다.

나라를 되찾기 위한 소망을 담아 태극기에 서명하기 체험에 참여하고 있다

나라를 되찾기 위한 소망을 담아 태극기에 서명하기 체험에 참여하고 있다

광복 70년. 이제 우리나라는 경제, 문화, 정치 등 모든 면에서 세계인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장했다. 이는 주권침탈에 맞서 싸우고 자주독립을 외치던 선인들의 헌신과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그 뜻과 정신을 어떻게 이어나갈지, 이 태극기에 광복 70년을 맞아 관람객들이 그리는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가 가득 채워지길 기대해 본다.

‘중명전, 고난을 넘어 미래로’ 전시는 8월 8일에서 9월 16일까지 덕수궁 중명전에서 열린다.

한편, 광복 70주년을 맞아 덕수궁이 8월 14일부터 16일까지 무료로 개방된다(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은 종전대로 예약제 운영). 특별한 광복절을 맞이하고 싶다면 이번 전시 관람과 더불어 덕수궁 나들이를 계획해보는 것도 좋겠다.

을사늑약이 맺어진 비극의 장소에 서서 역사를 되돌아보다 | 시민기자 김종현

을사늑약의 아픔이 있는 덕수궁 중명전

을사늑약의 아픔이 있는 덕수궁 중명전

올해는 광복7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리고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어떤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또 얼마나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 알고 있는지를 생각해볼 필요성이 있는 해이기도 하다. 지난 1905년, 정확히 지금으로부터 110년 전, 우리는 일본에 의해 외교권을 강제로 박탈당했다. 우리나라의 입장은 전혀 고려를 하지 않고 자기들의 이익을 위한 강도짓이었다. 이런 역사를 갖고 있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는 곳이 있다. 바로 을사늑약이 맺어진 덕수궁 중명전이다.

당시 우리나라의 관료들이 을사늑약의 체결에 대해 반대를 했지만, 이토 히로부미와 일본 외무상의 강력한 제지로 인해 강제로 을사늑약이 체결되는 것을 봐야만 했다. 그런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중명전에서 그 역사를 생생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전시를 하고 있다.

고종황제의 어보와 공식문서들

고종황제의 어보와 공식문서들

또, 전시관 곳곳에서는 을사늑약문을 시작으로 을사오적, 부당한 일본군과 저항했던 우리 의병과 외교사절단의 이야기를 모니터와 설명서를 통해 증명하고 있었다. 그리고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도 해석본을 만들어 놓아서 우리가 얼마나 부당한 역사를 갖고 지냈는지를 눈으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리고 그들에게 저항했던 우리의 역사를 외국인에게도 자세히 알려주고 있었다.

일본이 얼마나 우리의 입장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한 나라의 상징인 외교권을 박탈하는 슬픈 역사를 알려주며, 일본이 왜 우리에게 사과를 해야 하는지, 또 일본이 얼마나 부당한 역사인식을 갖고 있는지를 똑똑히 알려주고 있었다.

그런데, 하나 아쉬운 점이 있었다. 일본이 왜곡된 역사내용으로 이루어진 교과서를 채택하고, 일본의 고위급 관리들과 총리가 나서서 신사참배를 하며 침략과 부도덕한 역사를 합리화 하려는 지금 이 시기에, 외국인들이 들고 다니기 쉬운 다른 관광 팸플릿이나 지도에 중명전이 표시되지 않은 것을 여러 차례 확인할 수 있었다. 만일 중명전이 더 많이 홍보되었다면 외국인 관광객도 이곳에 찾아와 진실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광복 70주년, 매우 기쁜 해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우리의 암흑의 역사를 다시 되돌아 볼 해이기도 하다. 애국 계몽운동에 힘쓰셨던 도산 안창호 선생님께선 말씀하셨다. ‘과거를 잊은 자에게는 미래는 없다’라고. 과거는 현재이며 미래다. 우리의 과거를 제대로 알아야 적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우리의 위대한 선열들이 고통 속에서 죽어야 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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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덕수궁 어떠세요? 14~16일 무료 개방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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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최은주, 김종현 생산일 201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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