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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더위… 먼 휴가… 여기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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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 더워!” 5월부터 시작된 때 이른 더위 때문에 벌써부터 피서를 가고 싶어진다. 하지만 휴가철은 아직 멀었고, 바쁜 현실을 탈피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너무 실망하지 말자. 주말을 이용해 머리를 식힐 수 있는 곳이 여기 있다.

숲길이 아름다운 백사실계곡

필자가 추천하는 곳은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백사실계곡이다. 도롱뇽 서식지로도 유명한 이곳의 진짜 매력은 사실 숲길에 있다. 피톤치드가 가득한 숲길 사이로 산새소리까지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이런 소중한 공간이 도심지와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백사실 숲길을 트래킹하는 사람들

백사실 숲길을 트래킹하는 사람들

사실 백사실계곡은 ‘계곡’이라는 호칭이 어울리지 않게 유량이 무척 적다. 평소에는 건천(폭우가 내려야 흐르는 하천)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그런 점 때문에 백사실계곡을 방문하고 실망한 분들도 많다고 한다.

그런 아쉬움은 계곡 입구에 있는 현통사 앞 너럭바위에 앉아 주위 풍광을 둘러보면서 씻어버릴 수 있다. 전면으로는 인왕산이 보이고 뒤쪽으로는 울창한 숲길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백사실 너럭바위

백사실 너럭바위

오성대감 이항복과 백사실 계곡

숲길 안쪽을 들어가면 백사 이항복의 별서터가 보인다. 숲길 한편에 자리 잡은 별서터는 현재 기단석만이 남아 있다. 그 기단석과 바로 옆쪽에 있는 연못자리로 그 옛날 별장의 풍채를 짐작해 볼 수 있다.

별서터에서 조금만 더 걷다보면 백석동천(白石洞天)이라고 새겨진 바위를 볼 수 있다. ‘백석’은 ‘백악’을 뜻한다. 북악산을 예전에는 백악산이라고 불렀다. ‘동천’은 산천으로 둘러싸인, 풍광이 수려한 곳을 말한다. 한마디로 백석동천은 ‘북악산에 있는 풍광이 수려한 골짜기’ 라는 뜻이다. 한편 백사실계곡의 ‘백사’는 이항복의 호를 따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오성대감으로 더 잘 알려진 이항복은 한음 이덕형과의 재기 넘치는 일화로 유명한 인물이다. 임진왜란 중에 5번이나 병조판서에 오를 만큼 이항복은 선조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이항복이 당쟁에 물들지 않고, 초연하게 자신의 맡은바 임무를 충실히 해냈기에 이런 신임이 가능했을 것이다. 참고로 이항복의 장인은 행주대첩을 이끈 권율 장군이다. 호젓하게 숲길트레킹을 하며 오성대감을 떠올려 보자. 그러면 ‘길 위의 인문학’이 펼쳐지는 것이다.

백사실계곡을 걷는 것만으로 성이 차지 않는 분들은 수성동 계곡까지 발걸음을 넓히는 것도 좋을 듯싶다. 부암동길을 거쳐 인왕산 자락길을 걷다보면 수성동 계곡에 닿을 수 있다. 서촌에 위치한 수성동 계곡은 겸재 정선이 무척 좋아한 계곡으로 청계천의 발원지라고 한다.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주말이 달라질 것이다. 어떤 사람은 ‘덥다, 덥다’하며 푸념을 늘어놓다 월요일을 맞이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사람은 시원한 숲길을 걸으며 길 위의 인문학을 경험할 수도 있다. 피톤치드로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적시면서 말이다.

■ 백사실 계곡 찾아가시는 길

○ 교통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로 나옴. 버스정류장에서 세검정 방면 버스에 탑승한 후, 상명대에서 하차함. 버스이동 시간 약 10분 내외.

○ 수성동 계곡 가기: 백사실계곡 ▶ 부암동길 ▶ 인왕산자락길 ▶ 수성동계곡 / 약 40분 정도 소요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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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곽동운 생산일 2015-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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