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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나전 무늬, 좋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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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명품 브랜드로 뒤덮인 청담동 거리에 숨겨진 우리의 미술관이 있다. 바로 토기, 도자기, 회화·전적류, 금속공예품 등1만 5천여점의 우리명품을 소장하고 있는 성보문화재단 호림박물관(관장 오윤선)의 신사분관이다. 간송 전형필 선생과 함께 문화로 나라를 지킨 인사로 존경 받는 호림 윤장섭(93) 선생의 호를 물려받은 호림박물관은, 1982년 신림본관을 개관한 이래 30여년 간 우리문화의 고유성을 지켜오며 독창적인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호림박물관은 간송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과 함께 국내를 대표하는 3대 사립미술관 중 하나이기도 하다.

`조선의 나전_오색찬란` 제1전시실 `木 나전을 입히다` 전시

`조선의 나전_오색찬란` 제1전시실 `木 나전을 입히다` 전시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에서는 현재 조선의 나전(螺鈿, 자개)을 중심으로 대모(玳瑁, 바다거북의 등껍질)와 어피(魚皮, 상어가죽), 화각(華角, 소뿔)이 사용된 목공예품을 집중 소개하는 '조선의 나전_오색찬란' 전시가 지난 3월부터 전개되고 있다.

호림박물관 제1전시실에서는 '木 나전을 입히다'를 소주제로 조선시대에 제작된 나전 함 및 상자들을, 제2전시실에서는 '木 색을 더하다'를 소주제로 조선시대에 제작된 나전, 화각, 대모, 어피, 주칠(朱漆) 공예품들을 다양하게 소개한다.

나전연당초문옷상자, 조선 16~17세기,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나전연당초문옷상자, 조선 16~17세기,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호림박물관은 현대미술의 설치미술 장르를 반영한 세련된 전시기획으로 유명한데, 이번 전시에서도 목공예품의 물성을 살린 독창적이고 입체적인 전시 디자인을 선보여 관람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특히 전시장 입구에 마련된 활처럼 흰 형태의 나무 조형물은, 나전(자개)을 비롯한 다양한 재료의 밑바탕이 되는 목공예품을 상징하며,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서 보석처럼 영롱한 빛을 발하는 나전의 매력을 살린 전시 조명과 더불어 전시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그럼 지금부터 우리 선인들의 생활상이 담긴 화려한 목공예품을 박물관의 작품설명과 함께 차근차근 확인해보자.

나전포도문옷상자, 조선 19세기,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나전포도문옷상자, 조선 19세기,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① 나전포도문옷상자: 크기와 만든 솜씨로 보아 간복을 담았던 상자이다. 바닥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포도무늬로 장식하였다. 주름질을 이용하여 포도송이를 풍성하게 표현하였다. 포도 줄기의 일부분을 끊음질을 이용하여 표현하였다. 비교적 넓은 포도 잎을 오려 붙였지만 균열이 보이지 않는 점은 기술과 도구의 발달이 이루어졌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넓은 여백과 사실적으로 표현된 포도송이와 잎, 줄기가 잘 그려진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나전화문찬합, 조선 19세기 말~ 20세기 초, 개인 소장

나전화문찬합, 조선 19세기 말~ 20세기 초, 개인 소장

② 나전화문찬합: 화려한 자개장식이 베풀어진 삼층 찬합으로 보기 드물게 이동식 손잡이가 달려 있다. 손잡이와 받침대는 찬합과 달리 주칠 후 박쥐와 영지, 매화와 변형 회문을 자개로 꾸몄다. 찬한 뚜껑은 중앙에 운동을 주름질과 모조법으로 섬세하게 꾸몄고, 가장 자리에는 뇌문을 둘렀다. 뚜껑과 합의 측면에는 사군자와 패랭이꽃, 영지, 소나무 등의 다양한 문양이 간결하게 자개로 표현되어있다.

나전대모모란당초문옷상자, 조선 17-18세기

나전대모모란당초문옷상자, 조선 17-18세기

③?나전대모모란당초문옷상자: 자개, 대모(바다거북 등껍질)와 함께 금속선을 사용해 고려 나전칠기와 비슷한 모습이다. 이 특징은 조선 중기에 유행했던 것이다. 가운데에는 모란넝쿨무늬를 중심으로 주위에는 원, 국화, 기하무늬 등을 배치하였다. 상자의 윗 면 네 모서리에는 보배무늬를 추가하였다. 모란넝쿨이 시작되는 네 곳에는 복채한 대모로 장식하여 땅을 표현하였다. 고려시대 나전칠기의 특징을 조선시대 특유의 양식으로 새롭게 표현한 복고양식이 잘 보이는 작품이다.

도산대로에 자리한 호림아트센터 내 호림박물관 전경이다

도산대로에 자리한 호림아트센터 내 호림박물관 전경이다

고전미술에 등장하는 공예품의 실재를 경험하는 즐거움이 있는 이번 전시회는, 새로운 것에 의해 잊혀져가는 '옛 것 같은 새 것, 새 것 같은 옛 것'을 발견하는 특별함을 주고 있다. 호림아트센터 내, 호림박물관 신사분관 정문 벽면에 새겨진 "별 야심이 없이 다루어지는 무늬들, 특히 조선시대 나전칠기의 좋은 도안들을 보고 있으면 늣늣하고도 희떱고 희떠우면서도 익살스러움이 한 가닥의 즐거움을 자아내 준다"는 혜곡 최순우 선생의 말처럼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이제 여러분이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의 감동을 경험할 차례다.

■ 전시 관람 가이드

?○ 전시명칭: 호림박물관 기획특별전 '조선의 나전_오색찬란'

?○ 전시기간: 2015년 3월 14일 ~ 6월 30일

?○ 전시장소: 도산대로 호림아트센터 내 호림박물관 신사분관

?○ 전시내용: 나전칠기, 화각, 주칠, 대모 등의 조선시대 목공예품 70여점

?○ 관람시간: 오전 10시 30분 ~ 오후 6시(입장은 5시까지)

?○ 휴 관 일: 매주 일요일, 1/1 신정, 설날과 추석 연휴

?○ 관람요금: 성인 8천원, 청소년 5천원

???※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무료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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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나전 무늬, 좋아하세요?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박만진 생산일 2015-04-23
관리번호 D0000022116903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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