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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듯, 다른 듯한 서울의 두 지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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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32) 합병 앞둔 두 지하철 회사의 차이점과 공통점

서울메트로-서울도시철도공사는 2016년에 합병될 예정이다 ⓒ뉴시스

서울메트로-서울도시철도공사는 2016년에 합병될 예정이다

서울지하철은 서울시의 교통난을 해소하고 서울시민들의 빠르고 저렴한 교통수단으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다른 도시와 달리 서울시의 지하철은 두 개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건설 시기가 다른 지하철을 두 개의 회사가 각각 맡았기 때문이다. 흔히 두 지하철을 1기 지하철과 2기 지하철로 부른다.

하지만 시민들 입장에서는 지하철이 모두 같은 지하철로 보일 뿐 두 회사의 구분이 잘 안되기 때문에 회사와 고객 간 소통의 어려움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A지하철을 타면서 B지하철 회사에 불만을 제기하는 웃지 못 할 일도 자주 일어나는 게 현실이다.

마침 서울시에서는 두 회사를 합쳐 업무적 비효율을 해소할 뿐 아니라 중복기능은 줄이고 개별기능은 전문화시켜 서울지하철의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서울지하철을 운영하는 두 회사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상세히 알아보려고 한다. 우선 차이점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비교표 (작성: 한우진)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비교표 (작성: 한우진)

대체적으로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운송실적이 서울메트로보다 낮은 편인데, 운행거리가 더 길고 역도 더 많은데도 불구하고 실적이 낮은 것은 안타까운 점이다. 이는 서울메트로가 먼저 개통하면서 종로, 을지로, 테헤란로 등 승객이 많은 구간을 선점한데 기인한 것이다.

차이가 많은 두 회사이지만, 공통점도 많다. 우선 경영전략, 예산을 담당하는 기획부서와 홍보, 인사, 회계를 담당하는 경영지원 부서의 기능은 사실상 동일하다. 실제로 현재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는 두 회사의 인터넷 소식지인 '지하철 e-Life'라는 웹진(webzine)을 공동발간하고 있으며, 이는 유사 공기업간 좋은 협력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함께 만드는 지하철 웹진, 지하철 e-Life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함께 만드는 지하철 웹진, '지하철 e-Life' 캡처 화면

또한 두 지하철회사는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찾기 위해 각종 사업개발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메트로는 김포도시철도 건설사업의 사업관리에 참여하고 있고, 동남아시아 철도 사업에 진출하는 등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두 회사가 합병한다면 사업개발의 노하우를 하나로 합쳐,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기술연구소, 인재개발원, 서비스 전략, 안전관리 등 합병의 효과가 기대되는 공통 기능이 여럿 존재하고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합병을 통한 인원절감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합병으로 규모를 키워 세계의 지하철 운영회사들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미 도시철도 운영사업은 지역 공기업에 의한 독점이 아닌 모든 기업에 의한 경쟁체제로 변화하고 있다. 시민 입장에서도 동일한 요금을 내면서 안전과 서비스가 떨어지는 기업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 회사나 학교의 구내식당 운영업체를 선정하는 것과 마찬가지 개념이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공기업과 민간 기업을 가리지 않고 도시철도 위탁 운영 입찰을 받아 업체를 선택한 사례가 여럿 있다. 고무적인 부분은 공기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서울메트로만 해도 부산김해경전철 위탁운영과 9호선 2,3단계 관리운영 사업 입찰에 당당히 경쟁을 뚫고 들어가 운영권을 따냈다.

이러한 운영권 경쟁은 앞으로 점점 대형화되고 국제화될 것이며, 이에 대비해 서울지하철의 운영 역량도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 국내 도시철도가 한창 성장하던 80~90년대에는 작은 회사들끼리의 국내 경쟁이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도시철도 시장에서 벗어나 세계를 상대로 경쟁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이제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서울시가 결정한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합병이, 미래를 대비한 초석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우진 시민기자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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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듯, 다른 듯한 서울의 두 지하철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한우진 생산일 2015-02-23
관리번호 D0000021534444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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