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서울

'비상용 생리대' 자판기…스마트서울맵으로 검색!

문서 본문

2018년 '민주주의 서울'에서 비상용 생리대 비치 찬반 투표가 이루어졌다.
2018년 '민주주의 서울'에서 비상용 생리대 비치 찬반 투표가 이루어졌다. ⓒ민주주의 서울

2021년 3월 기준,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르면 서울 인구의 약 51.3%는 여성이다. 그중 대부분의 가임기 여성들에게 한 달에 한 번씩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날이 있다. 바로 ‘월경’이다. 겪고 있는 이들에겐 몇십 년을 매달 함께해야 할 일상이요, 겪지 않을 이들에게는 이미 지나간 추억이거나 잘 몰라서 어색한 주제이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월경의 필수품인 생리대도 누군가에겐 광고나 성교육 속 그저 스쳐 지나가는 물건이지만, 누군가에겐 항상 가방 구석에 자리 잡은 물건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두의 가방 속에 여분의 생리대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단순한 부주의로 잊기도 하고, 비교적 정확한 생리 주기를 가지고 있어 가능성이 낮은 시기에는 집에 두고 나오는 경우도 있다. 다행히 서울시에는 생리대를 구매할 수 있는 상점들이 근처에 많다. 그러나 여성인 필자도 경제활동을 하고 있음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간혹 간과하는 사실이 있다. 어쨌든 생리대 구매에는 돈이 필요하며, 마음대로 일시정지를 누를 수 없는 상태에서 상점까지 이동해야 한다는 점이다.
92%의 찬성으로 서울시 공공기관에 비상용 생리대가 비치되었다.
92%의 찬성으로 서울시 공공기관에 비상용 생리대가 비치되었다. ⓒ민주주의 서울

2018년 서울시에서는 ‘민주주의 서울’을 통해 '공공기관 비상용 생리대 비치'에 대한 찬반 투표를 했고, 92%의 찬성 의견을 통해 근거 조례를 만들었다. 시범 사업 당시 10곳의 공공시설에 있던 비상용 생리대는 2020년에는 266곳까지 늘어났다. 그리고 2021년 현재, 스마트서울맵 '비상용 생리대 비치 기관' 지도에는 서울시와 자치구가 비치한 장소를 합쳐 총 292개의 시설을 확인할 수 있다.

자치구 제공을 포함하면 가장 많은 비치 시설이 있는 3개 구는 강남구(54개소)·동작구(21개소)·은평구(17개소) 순이다. 참여 시설은 주로 청소년수련관·도서관·복지관·박물관·여성기관으로, 해당 기관의 여자 화장실에 가면 비상용 생리대 배부용 자판기를 만날 수 있다. 시설의 선택에 따라 코인형과 레버형으로 나뉘어져 있으나, 사용 방식의 차이일 뿐 ‘무료’라는 점은 동일하다.

서울특별시 성평등 기본 조례 제25조2(여성건강증진 사업)

① 시장은 가임기 여성의 성건강을 위하여 보건위생에 필수적인 물품을 지원할 수 있으며 긴급한 경우를 대비하여 공공시설 등에 비치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물품 지원의 규모, 방법, 종류 등에 관한 그 밖의 필요한 사항은 시장이 따로 정한다.
[본조신설 2018. 10. 4.]

우선 코인형은 실제 동전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기관의 안내 데스크 등에 문의하거나 코인통에서 자판기 사용을 위한 전용 코인을 받을 수 있다. 원하는 생리대가 있는 칸에 1개의 코인을 넣고 돌리면 1개의 생리대가 나오는 식이다. 필자에게는 수령하는 절차와 코인을 통해 남용 방지 절차를 갖췄다는 것이 장점으로 보였다.
은평구 응암정보도서관에 코인형 자판기가 설치되어 있다.
은평구 응암정보도서관에 코인형 자판기가 설치되어 있다. ⓒ정지영

레버형은 코인을 수령할 필요 없이 레버를 360도 오른쪽으로 회전하면 된다. 시민의 양심에 맡기다 보니 2018년 시범 사업 당시에는 하루 평균 사용량이 6.8개로, 1.9개인 코인형보다 많았다. 하지만 안내 데스크까지 이동하기에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나, 도움을 요청하는 것에 심리적 장벽이 큰 이들, 급하게 필요한 이들에게는 레버형이 더 적합해 보였다.
서대문구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에 레버형 자판기가 설치되어 있다.
서대문구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에 레버형 자판기가 설치되어 있다. ⓒ정지영

이번에 취재를 위해 필자는 서울시 배포 비상용 생리대 자판기가 설치된 3개의 공공시설을 방문했다. 특히 두 군데는 도서관으로,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한 곳이 아니다 보니 방문하기도 편했다. 평상시에도 자주 들르는 곳이라 '혹시나 나도 언젠가…'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적어도 이곳에서라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빨리 도움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들었다.

예상과 달리 같은 형태의 자판기라도 제공하는 생리대는 달랐다. 특정 브랜드의 제품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가는 곳마다 브랜드도, 설치 장소에 따라 자판기의 크기도 달랐다. 중형만 제공하는 자판기도 있었고, 소·중·대형 중 2종을 비치해 선택하도록 한 자판기도 있었다. 다만 향이 나는 생리대는 호불호가 심해서인지 대부분 무향 제품이었다.
은평구 증산정보도서관에 설치된 레버형 자판기. 같은 레버형 자판기라도 조금 차이가 있다.
은평구 증산정보도서관에 설치된 레버형 자판기. 같은 레버형 자판기라도 조금 차이가 있다. ⓒ정지영

다만 공공시설이다 보니 기관 운영시간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휴관일이 존재하는 도서관이나 박물관은 그날 전체를 이용할 수 없다. 특히 이번에 취재를 위해 방문한 장소 중에서는 평상시와 달리 코로나19로 인하여 출입이 제한된 곳도 있었다. 스마트서울맵에서는 운영시간 정보는 바로 찾기 어렵기 때문에 실제 기관의 홈페이지 등에서 방문 가능 여부를 알아보아야 한다.

또, 해당 시설의 모든 여자 화장실에 자판기가 비치되지는 않았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본관과 같은 특정 위치에만 설치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분명 비상용 생리대 자판기가 있는 시설임에도 본인이 있는 화장실에 보이지 않는다면 당황하지 말자. 나갈 필요 없이 해당 건물 안에 다른 화장실에서 비상용 생리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 292개 공공시설에 비상용 생리대가 비치되어 있다.
서울시 292개 공공시설에 비상용 생리대가 비치되어 있다. ⓒ스마트서울맵

카페 등 영리시설을 이용하다 보면 간혹 '여성용품이 필요한 분은 카운터에 말해주세요'라는 문구를 볼 수 있다. 커피 한 잔 주문의 문턱을 넘을 필요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에 비상용 생리대가 있다는 점은 반길 일이다. 월경은 가임기 여성이라면 대부분 겪는 일이고 저소득층, 청소년, 경제적·신체적 약자라고 피할 수 없는 일이기에 더욱 그렇다.

물론 서울시에서는 공공시설에 비상용 자판기를 설치하는 것만이 아니라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 예로, 2019년에는 강서 지역 청소년들에게 카카오 선물하기를 통해 생리대를 지원한 바 있다. 민간에서도 '깔창 생리대'와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많은 기부 활동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어느 곳에나 혜택을 못 받는 이들은 있다. 그 구멍을 조금이나마 메우는 것에 서울시의 비상용 생리대 자판기가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스마트서울맵에서 '비상용 생리대 비치 기관' 찾는 법

○ '스마트서울맵' 홈페이지(map.seoul.go.kr)▶ 검색창 아래 '도시생활지도' 메뉴 클릭 ▶ 좌측 목록에서 '비상용 생리대 비치 기관' 아이콘 선택
○ 비상용 생리대 비치기관 테마지도 바로가기(map.seoul.go.kr/smgis2/short/6N8iE)

문서 정보

'비상용 생리대' 자판기…스마트서울맵으로 검색!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정지영 생산일 2021-04-06
관리번호 D0000042294787 분류 기타
이용조건타시스템에서 연계되어 제공되는 자료로 해당기관 이용조건 및 담당자와 협의 후 이용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