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서울

생태·역사·문화가 어우러진 '숲나들이 큐!'

문서 본문

용산가족공원 생태해설 프로그램으로 봄맞이 나들이

어느덧, 봄이 오고 있다. 계절의 변화는 자연이 먼저 알아차린다. 용산가족공원을 둘러보고 생태해설 들으며 봄의 향기를 느끼고 왔다. 공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숲나들이 큐!’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역사와 문화, 생태가 어우러진 용산가족공원의 봄 숲 이야기로 숲과 친해지는 숲나들이 프로그램이다.
활동지를 들고 숲나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활동지를 들고 숲나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김수정

공원 관리사무소 앞에서 모여 발열체크를 하고 명단을 작성하자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숲나들이를 시작하기 전, 해설사가 용산가족공원에 대한 이야기부터 들려주었다. 임진왜란 때에는 왜군의 병참기지였고, 임오군란 때에는 청나라 군사가 점유한 지역이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들의 군 시설 및 거주지였다가 해방 후 6.25 때 UN군 및 주한미군사령부가 설치되었다. 주한 미군이 골프장으로 사용하던 곳을 1992년 서울특별시가 인수하여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조성한 공원으로 꾸며 시민들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용산가족공원의 서울 브랜드 조형물
용산가족공원의 서울 브랜드 조형물 ⓒ김수정

해설사와 함께 공원을 걸으면서 마주하게 되는 식물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주위의 다른 나무와 달리 흰색의 얼룩덜룩한 나무가 한 그루 있다. 얼룩무늬소나무라고 불리는 백송이다. 바닥에 떨어진 잎을 살펴보니 3개씩 달린 3엽송이다. 좀 더 걷다 보니 흰색은 아니지만 역시 얼룩덜룩한 줄기를 가진 나무가 있다. 이는 모과나무다. 모과나무를 보고 사람이 세 번 놀란다고 한다. 얼룩무늬를 보고 놀라고, 분홍색 꽃이 피면 너무 아름다워 놀라고, 못생긴 열매가 향기는 너무 좋아서 놀라게 된다고.
얼룩무늬소나무라고 불리는 백송
얼룩무늬소나무라고 불리는 백송 ⓒ김수정

용산가족공원에 있는 텃밭을 지나가다가 냉이를 발견했다. 흰색의 꽃도 폈다. 냉이처럼 바닥에 붙어서 잎이 편평한 장미꽃 모양으로 나는 식물을 로제트식물이라고 한다. 땅의 열기로 겨울을 지내기 위해 키를 키우지 않고 땅에 납작하게 붙어 자란다. 햇빛을 골고루 받기 위해 잎이 겹쳐나지 않고 사이사이로 나 추운 겨울을 이겨낸다. 개망초, 애기똥풀 등도 땅 위로 솟아나 봄이 왔음을 알리고 있었다.
꽃이 핀 냉이를 발견했다.
꽃이 핀 냉이를 발견했다. ⓒ김수정

바닥에 동글동글, 울퉁불퉁 돌들이 깔려 있다. 맨발로 걸으면 지압 효과가 있는 ‘맨발로 걷는 길’이다. 해설사의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아이들이 신발을 벗더니 그 위를 걸어간다. 여기저기서 아프다고 외치면서도 재미 난지 열심히 걷는다. 맨발로 걷는 길옆으로는 나란히 개나리나무가 심겨 있다. 노란 꽃봉오리가 올라온 것을 보니 조만간 꽃이 필 듯하다.
맨발로 걷는 길, 지압 효과가 있다.
맨발로 걷는 길, 지압 효과가 있다. ⓒ김수정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화가 무엇이죠?” “무궁화요!” 무궁화나무를 가지치기하여 잘린 가지들이 한곳에 쌓여 있다. 가지에는 씨방이 줄줄이 달려 있는데 그 안에 있는 씨앗을 찾아보았다. 진한 갈색으로 털이 보송보송 나 있다. 해설사가 준 확대경으로 들여다보니 태극 모양 같기도 하다. 무궁화는 매일 피고 지는데 무궁무진하게 피어 무궁화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아이가 무궁화 씨앗을 관찰하고 있다.
아이가 무궁화 씨앗을 관찰하고 있다. ⓒ김수정

넓은 공터가 나오자 해설사는 가방에서 종이비행기를 꺼낸다. 아이들에게 하나씩 나눠주면서 멀리 날리기 시합을 하겠단다. 각자 멋진 이름도 지어 비행기에 적고 슝슝 날려보았다. 시합이라고 했지만 다들 다른 친구들이 날리는 것에는 관심도 없고 자신만의 비행기를 날리느라 여념이 없다. 비행기를 날리고 다시 주우러 뛰어다니니 추위는커녕 땀이 날 정도다.
아이들이 종이비행기 날리기에 여념이 없다.
아이들이 종이비행기 날리기에 여념이 없다. ⓒ김수정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잠시 놀이를 한 후에 다시 걷기 시작했다. 우리 가족 세 명이 빙 둘러서 손을 잡아야 겨우 안을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나무는 튤립나무다. 환경을 정화해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단다. 여기저기서 새소리도 들려온다. 30가지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직박구리. 짝을 찾거나 위험요소가 나타났을 때 우는데 산란기 때 우는 새는 수컷이다.
커다란 튤립나무는 환경을 정화해주는 역할을 한다.
커다란 튤립나무는 환경을 정화해주는 역할을 한다. ⓒ김수정

용산가족공원의 가장 높은 곳에는 50개의 태극기가 있는 태극기 광장이 있다. 현대사에서 일제강점기에는 일본군이, 해방 후에는 미군이 주둔하여 우리의 주권이 미치지 못했던 땅이기에 우리 민족의 혼을 다시 살린다는 취지로 무궁화 형상으로 조성하고 태극기 50봉과 무궁화를 심어 애국심을 기리는 곳이다.
용산공원 가장 높은 곳에 태극기 광장이 자리했다.
용산공원 가장 높은 곳에 태극기 광장이 자리했다. ⓒ김수정

껍질이 벗겨져 얼룩덜룩한 버즘나무 뿌리가 땅 위로 드러나 있다. 뿌리까지 줄기와 같은 흰색이다. 자연적으로 뿌리가 드러난 것이기 때문에 그 위에 흙을 덮어줄 필요는 없다고 한다. 흙을 덮어주면 오히려 나무가 몸살이 난단다. 식물들도 제각각 환경에 맞춰 자신만의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듯하다. 자연환경이 맞지 않은데 억지로 데려와 곧게 자라지 못하는 나무도 발견할 수 있었다. 북아메리카의 지역에서 가져온 리기다소나무. 휘어진 가지를 보니 자연을 훼손하는 것은 역시 인간인가 싶다.
버즘나무의 하얀 뿌리가 땅 위로 드러나 있다.
버즘나무의 하얀 뿌리가 땅 위로 드러나 있다. ⓒ김수정

우리나라 특산식물인 잣나무는 시원한 곳을 좋아하는데 지구온난화로 인해 점점 북으로 올라가고 있다고. 다음 세대는 서울에서 잣나무를 보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소나무류 중 솔방울이 가장 큰데 솔방울 하나에 잣이 150개 정도 들어있다고. 미국에서 들여온 스트로브잣나무는 솔방울의 크기도 작고 안에 잣이 들어 있지 않다.
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잣나무를 직접 만지며 체험하고 있다.
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잣나무를 직접 만지며 체험하고 있다. ⓒ김수정

느티나무가 모여 있는 곳에는 낙엽이 쌓여있다. 그 위를 걸으니 푹신푹신하면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계절을 착각하게 한다. 그 아래 땅속에는 애벌레들이 가득 살고 있단다. 나무의 기둥에는 베이지색의 작은 콩알 같은 것들이 붙어 있는데 매미나방 알집이란다. 높은 가지 위에는 까치나 멧비둘기가 둥지를 만들어 놓았다.
느티나무 낙엽을 바스락 바스락 걸어보았다.
느티나무 낙엽을 바스락 바스락 걸어보았다. ⓒ김수정

풀의 성질과 나무의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는 대나무에 대한 이야기로 생태해설은 끝이 났다. 마디마디마다 생장점이 있어서 새순이 나는 대나무는 하루에 1m 이상 자라기도 한단다. 대나무 숲에서 쉬어갈 때는 가지에 외투를 걸어놓지 말라는 말도 있단다. 땅속에도 줄기가 마디마디마다 죽순을 틔워 촘촘하게 얽혀있다. 지진이 나면 대나무 숲으로 들어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뿌리가 얽히고 설켜 있어 땅이 꺼지지 않는다고 한다.
풀의 성질과 나무의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는 대나무
풀의 성질과 나무의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는 대나무 ⓒ김수정

재미난 해설을 들으며 걷다 보니 어느새 용산가족공원을 한 바퀴 다 돌았다. 공원을 둘러보면서 식물과 함께 인상 깊은 예술 작품도 만나볼 수 있었다. 서울시에 영구 기증한 작품들로 영국, 캐나다, 독일, 미국 등 외국 작가들의 조각을 감상할 수 있다. 추상적인 작품들이라 제목을 보면서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유추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용산가족공원 내 예술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용산가족공원 내 예술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김수정

마지막으로 프로펠러 종이접기를 하고 날려보기도 했다. 빙글빙글 돌다가 땅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민들레 씨앗이 날아가는 모습을 알 수 있다. 헤어지기 전, 늘 자연을 소중하게 여기고 아끼는 마음을 가지길 바란다며 해설사분이 아이들에게 몽당연필을 하나씩 선물로 주셨다. 귀찮다고 나가기 싫다던 아이들이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니 아쉽다며 집에 가기 싫단다. 이후에도 한참을 종이 비행기와 프로펠러를 날리며 뛰어놀았다.
종이 프로펠러 날리기
종이 프로펠러 날리기 ⓒ김수정

재미나고 신기한 생태해설도 듣고, 용산가족공원의 역사도 알고, 신체 놀이도 하면서 아이들과 즐거운 주말을 보낼 수 있었다. ‘숲나들이 큐!’는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의 학생과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3월에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3시 30분까지 90분 동안 진행된다. 코로나 감염증 예방을 위해 최소인원으로 진행되니 참여를 원한다면 서둘러 예약해야 한다.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공원을 걷다 보면 봄의 기운을 한껏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용산가족공원 조각상
용산가족공원 조각상 ⓒ김수정

■ 용산가족공원

○ 주소: 서울 용산구 용산동6가 168-6
○ 프로그램 신청
○ 문의 : 02-3783-5995

문서 정보

생태·역사·문화가 어우러진 '숲나들이 큐!'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김수정 생산일 2021-03-04
관리번호 D0000042053078 분류 기타
이용조건타시스템에서 연계되어 제공되는 자료로 해당기관 이용조건 및 담당자와 협의 후 이용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