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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줘 홈즈! 치매 어르신 위해 집을 고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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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중구치매안심센터 전경
서울시 중구치매안심센터 전경 ⓒ윤혜숙

작년 한 해 코로나19로 인해 공공시설이 휴원에 들어가면서 이용에 불편이 컸다. 중구치매안심센터(이하 센터)도 휴원에 들어가 평소 주기적으로 방문했던 치매 어르신이 예전처럼 센터를 방문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센터에선 치매 어르신을 그냥 내버려둘 수 없었다. 센터는 치매 어르신을 위해 치매 어르신 댁으로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진행했다.
중구치매안심센터 내부
중구치매안심센터 내부 ⓒ윤혜숙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어르신들이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덩달아 실내에서의 안전사고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낙상, 약물 오·남용 등이 많았다. 그런데 치매 어르신의 상황을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센터의 담당 직원이 처음으로 치매 어르신의 댁을 방문했을 때 집안이 너무 어두웠다. 대부분의 어르신은 어릴 적부터 절약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서 방 안이 어두운데도 전등을 꺼두고 지내고 있었다. 전기료가 많이 든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다 보니 독거 치매 어르신은 자칫 발을 헛디뎌서 안전사고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렇듯 치매 어르신의 거주환경은 매우 열악했다.
거주환경을 개선하기 전 어르신 댁으로 가는 계단이 어두웠다.
거주환경을 개선하기 전 어르신 댁으로 가는 계단이 어두웠다. ⓒ중구치매안심센터

거주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어르신에게 불편한 점들이 무엇인지를 점검해야 했다. 점검표를 만들어서 치매 어르신의 집안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꿔줘 홈즈’였다. 방역관리, 안전관리, 인지기능 관리, 만성질환 관리 4가지 영역에서 어르신에게 당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개별 맞춤형으로 대응했다.

작년 하반기에 센터는 중구에 거주하는 취약계층 독거 치매 어르신 104명을 선별해서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한지 여부를 조사했다. 어르신 본인 소유의 집이 아닌 경우 어르신이 원한다고 해도 집안의 물리적인 시설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집주인의 동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독거 치매 어르신 64명의 주거환경을 개선했다. 올해는 치매 부부를 대상으로 한 '바꿔줘 홈즈'를 계획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취약계층 독거 치매 어르신은 대부분 주거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어르신의 주거 상황에 따라서 센터의 대응이 달라졌다. 그렇다면 서울시 자치구마다 시행하고 있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주택 개선사업과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중구 독거 치매 어르신의 주거환경 개선은 중구치매안심센터에서 근무하는 작업치료사,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담당하고 있다. 그들은 치매 어르신이 인지능력 저하로 인해서 일상생활이 불편한 점을 어떻게 개선할지를 고민했다. 예를 들면, 벽을 도배해도 치매 어르신의 인지 자극에 필요한 색을 선택하거나, 치매 어르신의 시각 효과를 고려한 시계나 달력으로 바꾸는 식이다. 올해부터 서울시 디자인센터와 협업해서 치매 어르신 거주환경에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하기로 했다.

서울시 중구에 소재한 중구치매안심센터는 중구 관내 동별로 지정된 간호사와 사회복지사가 있다. 그들은 치매 어르신을 지속해서 관리하다 보니 가족처럼 유대감을 갖고 돌보고 있다. 그래서 작년에 치매 어르신 가정을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도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센터는 관내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선별검사를 시행해서 치매인지 아닌지를 확인한다. 그리고 정밀검사 2가지를 시행한다. 검사 도구를 갖고 신경인지 검사를 하고, 국립의료원 신경과 전문의의 상담을 거쳐서 치매가 의심되면 병원으로 연계해서 진료를 안내한다.

어르신이 치매 환자로 진단받으면 어르신을 대상으로 치매 치료가 시작된다. 하지만 치매를 지연시키는 것일 뿐 치매의 완치는 어렵다. 그렇다고 해도 치매를 조기에 발견한다면 치매가 급격히 진행되는 것을 늦출 수 있다.
코로나19 방역 및 해충방제를 위한 소독
코로나19 방역 및 해충방제를 위한 소독 ⓒ중구치매안심센터
화장실 벽에 모션센서 등을 부착했다.
화장실 벽에 모션센서 등을 부착했다.ⓒ중구치매안심센터

현재 65세 이상 어르신의 10%, 85세 이상 어르신의 3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 그렇다고 요양원에서 모든 치매 어르신을 수용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치매 어르신이 각자 거주해왔던 지역사회에서 잘 살게 지원해야 한다. 치매 어르신은 인지능력이 저하되어서 자기 결정권이 없다. 센터에서는 치매 어르신의 건강 상태를 지켜보고 어르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 만약 치매 어르신이 중증치매로 발전되었는데 혼자 거주하게 되면 센터는 지역 내 노인 맞춤 돌봄서비스나 장기요양보험기관으로 연계한다.
가스차단기와  약의 오·남용을 막기 위한 알람약통
가스차단기와 약의 오·남용을 막기 위한 알람약통 ⓒ중구치매안심센터

바꿔줘 홈즈로 주거환경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개선되었건만 인지능력이 저하되어서 정작 본인의 집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어르신들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어르신들의 반응이 정말 좋다. 특히 “밤에 일어나 화장실에 가기 좋다”라는 반응이 많았다. 화장실 벽면에 모션센서 등을 부착해서 어르신이 화장실에 갈 때마다 전등의 스위치를 켰다 껐다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치매 어르신 댁을 방문하는 센터 직원들의 반응은 어떨까? 예전엔 어르신 댁에 가면 쾌쾌한 냄새가 나고 지저분해 보였다. 사람이 앉아 있어도 방바닥에 바퀴벌레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전문 방역업체 직원이 방문해서 집안 곳곳을 방역하니까 벌레가 사라졌다. 집안이 쾌적하게 바뀌어서 어르신 댁을 방문해도 예전과는 달라진 집안 환경에 센터 직원들의 기분도 좋다.
달력에 펜을 달아두고 아침마다 날짜에 동그라미를 치게 했다.
달력에 펜을 달아두고 아침마다 날짜에 동그라미를 치게 했다. ⓒ중구치매안심센터

센터 직원들이 바꿔줘 홈즈를 진행하면서 조심해야 할 점이 있었다. 무엇보다 치매 어르신의 돌봄이 전제가 되어야 했다. 평소 치매 어르신과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으로 신뢰와 친근감이 형성되어 있어야만 바꿔줘 홈즈를 진행하기 수월했다. 그렇지 않으면 어르신이 불안해하므로 작업을 진행하기 어려웠다.

또한 대부분의 치매 어르신은 자신의 과거와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예전부터 사용해온 물건에 애착이 있다. 그래서 인기리에 방송 중인 ‘신박한 정리’ 프로그램에서 보듯 말끔히 정리·정돈할 수 없었다. 어르신은 자신이 아끼던 물건이 없어지면 자신의 과거까지 완전히 사라질까봐 걱정한다.

바꿔줘 홈즈를 위해 독거 치매 어르신 댁을 방문할 전담팀이 구성되었고, 점검표를 작성해서 어르신의 주거환경을 평가했다. 문제점을 도출했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작업을 했다. 하지만 바꿔줘 홈즈는 단순히 기능적인 수준에 머무는 인테리어다. 나중에는 각 주거가 지닌 공통된 문제를 도출해서 꾸러미로 제공할 계획도 갖고 있다.
침대에 설치된 안전바
침대에 설치된 안전바 ⓒ중구치매안심센터

센터의 이소연 팀장은 “바꿔줘 홈즈를 진행하면서 그동안 관계기관과의 협조를 받아내는 것이 어려웠다. 또한 작년엔 별도의 예산이 책정되지 않은 탓에 비용 때문에 직원들이 원하는 대로 마음껏 주거환경을 바꿀 수 없었다”라면서 아쉬움을 드러내었다.

센터의 최경인 작업치료사는 “어르신의 댁을 방문하면 무엇이 개선되어야 하는지가 눈에 보인다”라면서 “치매 어르신은 자신이 평생 거주한 집을 떠나기 싫어한다. 그렇다면 어르신이 치매환자로서 거주하기 편리하게끔 주거환경을 개선해드리는 게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소연 팀장과 최경인 작업치료사를 만나 '바꿔줘 홈즈'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들이 돌보는 치매 어르신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아마 센터의 직원들 모두가 두 분과 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래서 찾아가는 서비스에 이어 바꿔줘 홈즈도 시행할 수 있었다. 중구뿐만 아니라 서울시 전 자치구로 확산되어서 독거 치매 어르신 누구나 자신이 거주하는 주거환경에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중구치매안심센터

○ 주소 : 서울시 중구 청구로8길 22 중구치매안심센터
○ 가는법: 지하철 청구역 1번 출구에서 151m
○ 영업시간 : 평일 09:00 - 18:00
○ 홈페이지 : http://junggu.seouldementia.or.kr/
○ 문의 : 02-2238-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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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줘 홈즈! 치매 어르신 위해 집을 고쳐요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윤혜숙 생산일 2021-02-26
관리번호 D0000042016043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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