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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에 가봐야 할 마곡 명소 4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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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 평화의 소녀상·2·8공원·궁산 땅굴·마곡문화관…일제강점기 당시 역사의 흔적이 살아 숨쉬는 곳
마곡 유수지에 세워진 강서 평화의 소녀상과 고 황금자 할머니 상
마곡 유수지에 세워진 강서 평화의 소녀상과 고 황금자 할머니 상 ⓒ박분

서울 최초 보타닉공원인 서울식물원이 자리한 마곡에는 일제강점기와 관련한 역사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이 여러 곳 있다. ‘강서 평화의 소녀상’, ‘2·8공원’, ‘궁산 땅굴’, ‘마곡문화관’ 등이다. 3·1절을 앞두고 그곳에 두루 다녀왔다.

마곡유수지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모습을 형상화한 강서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져 있다. 2019년에 건립한 강서 평화의 소녀상은 강서구에 거주했던 12명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기억하고 미래세대에 올바른 역사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세워졌다. 지역 내 여러 사회단체와 주민들이 힘을 합쳐 마련한 강서 평화의 소녀상은 마스크를 쓴 채로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를 두 손으로 받쳐 든 모습이다.

소녀상 옆에는 2014년에 별세한 고 황금자 할머니 상도 함께 세워졌다. 일군 위안부 피해자인 황 할머니는 일제에 자신의 삶을 송두리 채 빼앗기고 의지할 피붙이도 없이 평생 모은 생활안정지원금과 기초생활수급비 등 전 재산을 아낌없이 불우한 학생들을 위한 학자금으로 기탁했다. ‘황금자 장학금’을 통해 세상을 환히 비추는 빛이 된 황 할머니가 있어 강서 평화의 소녀상은 그 의미를 더하지 않을까 싶다.
마곡유수지 인근에  자리한 ‘2·8공원’ 전경
마곡유수지 인근에 자리한 ‘2·8공원’ 전경 ⓒ박분

마곡유수지 인근에는 ‘2·8공원’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공원이 있다. 고개가 갸우뚱해지지만 돌아보고 나면 소중한 공간임을 깨닫게 된다. ‘2·8공원’은 3·1운동과 연관된 공원이라 할 수 있다.

1919년 2월 8일, 일본 동경에서 조선 유학생들이 조선독립을 요구하는 독립선언서와 결의문을 낭독하였다. 항일투쟁사상 최초의 조선독립선언인 ‘2·8독립선언’이다. 낭독이 끝난 뒤 거리시위를 벌일 계획이었지만 출동한 일본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이때 주동자 30명이 검거, 투옥되었고 일부 회원들은 귀국해 국내의 3·1운동에 합류했다.

2·8독립선언은 최팔용, 서춘, 송계백 등 10여 명의 동경 조선청년독립단이 주도했다. 이곳 공원에 세워진 흉상의 주인공인 김도연 선생도 그 중 한사람이다. 이 지역 출신으로 2·8독립선언에 가담한 그의 독립정신을 기리고 계승한다는 뜻에서 2·8공원을 조성했다.
독립운동가 김도연 선생의 흉상과 ‘事貴正直(사귀정직)’이라고 쓰인 유묵비
독립운동가 김도연 선생의 흉상과 ‘事貴正直(사귀정직)’이라고 쓰인 유묵비 ⓒ박분

선생의 흉상 옆으로 ‘事貴正直(사귀정직)’이라고 쓰인 유묵비가 보인다. 유묵비는 고인이 생전에 중히 여긴 말을 새긴 비석을 뜻한다. 선생의 유묵비는 “일에는 정직이 귀중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창씨개명에도 응하지 않아 일제의 감시대상이 됐고 1942년에 체포돼 옥고를 치르기도 했으며, 훗날 대한민국 초대 재무부장관을 역임했고 청렴한 공직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새롭게 단장한 공원에서 선생의 숭고한 독립정신을 기억하고 3·1운동의 디딤돌이 됐던 2·8독립선언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듯하다.
궁산 땅굴역사전시관 입구
궁산 땅굴역사전시관 입구 ⓒ박분

마곡과 인접한 궁산에는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궁산 땅굴이 있다. 현재 역사전시관으로 꾸며진 이곳은 군수물자를 저장하거나 김포 비행장을 감시하고, 공습 때에는 부대 본부로 사용하기 위한 곳으로 알려졌다. 방공호로 쓰이는 단순한 용도의 땅굴이 아니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궁산 땅굴역사전시관의 모습, 땅굴을 굴착한 당시의 역사적 상황이 사진과 함께 전시돼 있다.
궁산 땅굴역사전시관의 모습, 땅굴을 굴착한 당시의 역사적 상황이 사진과 함께 전시돼 있다. ⓒ박분

높이 2.7m, 폭 2.2m, 길이 68m의 땅굴은 안전문제로 유리문을 통해서만 땅굴 내부를 볼 수 있도록 장치했다. 궁산 땅굴은 방금 막 파 놓은 듯 생생하다. 울퉁불퉁한 바위를 뚫고 통로를 만들어낸 지하 굴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정교하다. 땅굴은 일제의 침략야욕이 극에 달하던 1930년대 후반 군사용으로 굴착하다 광복이 되면서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궁산 땅굴역사전시관의 땅굴 내부 모습
궁산 땅굴역사전시관의 땅굴 내부 모습 ⓒ박분

전시관에는 일제가 실제 파놓은 땅굴 외에도 일제강점기 역사와 태평양 전쟁, 김포비행장 등 땅굴을 굴착한 당시의 역사적 상황이 사진과 함께 전시돼 있다. 땅굴이 자리한 궁산은 한강과 접해 있고 강 건너 행주산성이 가까워 예로부터 군사적 요충지였다. 궁산 땅굴은 지난 2008년, 궁산 일대를 정비하던 중 우연히 발견됐다. 하마터면 세월과 함께 영영 묻혀 버렸을지도 모른다.

땅굴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전시관 해설사를 통해 들어 볼 수 있고 전시관에 설치한 모니터를 통해 관람할 수도 있다. 궁산 땅굴역사전시관은 화요일~일요일(월요일 휴무)까지 운영하고 운영시간은 오전 10시~오후 4시까지다.
서울식물원 호수공원에 자리한 마곡문화관, 1928년 일제강점기에 양천수리조합 배수펌프장으로 지은 건축물이었다.
서울식물원 호수공원에 자리한 마곡문화관, 1928년 일제강점기에 양천수리조합 배수펌프장으로 지은 건축물이었다. ⓒ박분

서울식물원 호수공원에 자리한 마곡문화관은 외관부터 오랜 세월이 느껴지는 건축물이다. 마곡문화관은 1928년 일제강점기에 양천수리조합 배수펌프장으로 지은 건축물이었다. 당시 조선총독부는 비옥한 김포평야에 쌀 수확량 증대를 목적으로 현재의 마곡동에 배수펌프장을 건설했다.
수문과 콘크리트 기단부로 이뤄진 벽체가 옛 모습 그대로 드러난 마곡문화관 건물 옆모습
수문과 콘크리트 기단부로 이뤄진 벽체가 옛 모습 그대로 드러난 마곡문화관 건물 옆모습 ⓒ박분

옛 양천수리조합 배수펌프장은 등록문화재 제363호로 지정되었고 고증을 통해 복원해 현재 ‘마곡문화관’이라는 이름의 전시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실내 바닥에 설치한 투명유리를 통해 낡은 파이프 등 옛 배수펌프장 시설물들을 살펴볼 수 있다.
건물벽체에 물을 조절하기 위한 배수갑문 시설 흔적이 보인다.
건물벽체에 물을 조절하기 위한 배수갑문 시설 흔적이 보인다. ⓒ박분

현재 기획전을 열고 있어 내부를 자세히 볼 수 없어 아쉬운 대로 마곡문화관 건물 옆면을 살펴보았다. 수문과 콘크리트 기단부로 이뤄진 벽체에는 물을 조절하기 위한 배수갑문 시설 흔적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전동기를 돌려 흘러내린 물을 배수로 쪽으로 퍼 올리고 갑문을 여닫도록 설계했던 흔적이다.

옛 양천수리조합 배수펌프장이 전기를 사용했던 획기적이었던 곳임을 알려주는 전기시설물 흔적은 목조로 이뤄진 건물 상층부에서도 발견된다. 일제가 건설한 시설이었으나 평야에 물을 댔던 농사에 꼭 필요한 농업시설이었기에 양천수리조합 배수펌프장은 해방 후에도 줄곧 김포평야의 수리를 담당했다. 현재 마곡지역의 역사, 근대 농업 자료가 전시된 마곡문화관은 옛 농경문화를 보여주는 전시관 기능 외에도 문화예술을 전시관람 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다.
옛 양천수리조합 배수펌프장이 전기를 사용했던 시설물 흔적은 목조로 이뤄진 건물 외벽에서도 발견된다.
옛 양천수리조합 배수펌프장이 전기를 사용했던 시설물 흔적은 목조로 이뤄진 건물 외벽에서도 발견된다. ⓒ박분

평화의 소녀상과 일제가 굴착한 땅굴, 3·1운동의 디딤돌이 됐던 2·8독립선언을 알게 해준 2·8공원, 마곡문화관으로 재탄생한 일제강점기 양천수리조합 배수펌프장 등은 잊혀져 가는 일본의 전쟁범죄 행위를 고발하고, 후대에 역사적 교훈을 주기에 충분하다.

3·1절을 앞두고 지난 아픈 역사를 마주하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소중한 것을 가슴에 새기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 마곡일대 역사 명소 4곳

○ 강서 평화의 소녀상
- 위치: 서울시 강서구 양천로 311(유수지공원)
- 가는법: 양천향교역 1번 출구 서울식물원 2주차장
○ 2·8공원
- 위치: 강서구 양천로 47길 후포마을 초입
- 가는법: 양천향교역 1번 출구에서 300m 전방 후포마을 초입
○ 궁산땅굴역사전시관
- 위치: 서울시 강서구 양천로49길 106
- 가는법: 양천향교역 2번 출구에서 500m
○ 마곡문화관
- 위치: 서울 강서구 마곡동로 161 서울식물원내
- 가는법: 양촌향교역 8번 출구 도보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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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에 가봐야 할 마곡 명소 4곳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박분 생산일 2021-02-26
관리번호 D0000042016041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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