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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전환학교에서 배운 건축공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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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별 설계작업을 하는 중인 공간전환학교 참여자들

그룹별 설계 작업을 하는 중인 공간전환학교 참여자들 ⓒ정유리

지난 7월부터 문화비축기지에서 공간전환학교가 열렸다. 공간전환학교는 건축, 공간에 관심있는 시민을 대상으로 생태건축을 배우고, 공간개선방향을 연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7월 7일부터 8월 4일까지 총 9회 진행되며, 사전등록을 한 시민이라면 이론적인 개념 강연을 듣고 프로젝트 수업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짧은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프로젝트 덕분에 감각을 잃지 않고, 꾸준히 설계 감각을 키울 수 있다.

공간전환학교에서는 매번 다른 주제를 다룬다. 도시재생, 환경, 인권 등 다양한 주제로 건축에 대한 전문가들의 강연을 들을 수 있다. 이를 토대로 그룹별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참여자들은 각각 모둠을 지어 디자인 개념, 모형 제작, 대지 선정 및 분석 등 많은 과정을 통해 공간 개선 방안을 연구한다. 미적인 부분과 기능적인 측면도 고려되는 작업이다.

최근에 들은 5일차 강연에서 '환경과 인권을 품는 건축공간'이란 주제를 다루었다. 생태적인 삶을 실천하는 공간의 예로 서부공원, 매봉산 등을 들 수 있다. 텃밭과 가까운 삶을 늘여 융통성있는 채식주의 도시(Flexitarian city)로의 변화를 제안했다.

친환경 건축디자인의 사례

친환경 건축디자인의 사례 ⓒ정유리

생태적 건축의 예로 부엌 농장을 소개했다. 동대문옥상낙원에 설치된 부엌농장은 태양열과 빗물로 에너지를 생산한다. 아쿠아포닉 기술을 접목시켜 비료나 흙 없이 물고기 똥을 이용해 농사를 짓는다. 생태적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 만들어진다면, 관련 커뮤니티 및 플랫폼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인권건축학개론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

인권건축학개론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 ⓒ정유리

인권건축에서도 사용자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인권에 기반한 건축은 기획, 준비, 설계, 시공, 사용, 사후관리 등 건설 전과정과 공간의 배치, 프로그램의 운영 등에서 인권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해당 건축물을 사용하는 데 아무도 어떠한 불편함을 느껴선 안된다.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그들의 역량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 추가적으로 안전권, 휴식권, 참여권, 프라이버시권 등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 법적으로 인권건축이 일부 보장되고 있다. 베리어프리(BF) 건축디자인이 그것으로, 이를 통해 휠체어 사용자가 이용에 문제가 없도록 알맞은 경사를 가진 램프를 설치하고, 장애인 화장실을 의무화한다. 유니버설디자인은 선택사항이지만 인권건축이 적용되는 범위를 넓혀준다. 누구나 시설을 최대한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고, 편리함을 보장한다. 보통 휠체어 사용자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에 올라갈 수 없지만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하면 엘리베이터로 옥상에 올라갈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사인물의 높이나 색상까지도 고려한다.

인권건축의 예 남한산 초등학교 리모델링

인권건축의 예 <남한산 초등학교 리모델링> ⓒ정유리

인권건축의 예로 남한산 초등학교 리모델링을 통해 교육권, 학습권, 그리고 유연성을 보장한 사례를 들었다. 대부분 우리나라 학교는 구조상 복도에서 누가 수업 중 딴짓을 하는지 볼 수 있어 감시당하는 느낌을 준다.

이를 보완하여 교실마다 사랑방을 지어 아이들에게 매력적인 공간으로 다가올 수 있도록 했다. 중앙 계단 말고도 다른 길로도 등하교를 할 수 있도록 각 교실에 연결되는 출입구를 추가했다. 답답한 학습공간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지속가능한 교육을 적용한 사례이다.

또 다른 예로 안암동 인권청사가 있다. 인권이라는 추상적인 주제를 담기 위해 ‘담는다’, ‘감싼다’, ‘열어놓다’, ‘포용하다’ 와 같은 콘셉트를 바탕으로 설계하였다.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문턱을 없앴고, 엘리베이터가 옥상까지 올라가게 하고, 곡선적인 동선 계획으로 코너를 최소화하였다. 열린 공간이 되도록 계획하여 쾌적함을 확보했다. 안암동이라는 이름 속 '편안한 돌' 이라는 의미를 담기 위해 따뜻한 색상을 이용하고, 자연친화적인 재료를 활용하였다.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디자인한 건축물을 소개하고 있다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디자인한 건축물을 소개하고 있다 ⓒ정유리

이어서 6일차 강연에서는 '여행 속에서 만나는 건축'이라는 주제를 다루었다. 건축 거장들은 여행을 통해 영감을 얻고 자신만의 건축 철학을 만들어갔다. 루이스 칸, 르 코르뷔지에, 안도 다다오 등 대가들의 건축기행은 지금도 거론되어 후대 건축가들을 감동시킨다.

하나의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선 상징성, 사용자의 경험, 용도, 미적인 요소 등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한다. 건축은 인간이 사용하기 적합한 스케일과 미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문화적 상징으로도 쓰인다. 주변 환경과 문화에서 영향을 받아 형태를 다듬고, 사용하는 사람의 행동과 삶에 의해 완성되어야 한다. 설계 과정은 형식적이고, 명료한 사고과정을 요구하지만 인간이 감각적으로 느끼는 것들도 고려해야 한다.

사람은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공간에 의해 기억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건축은 인간을 위축시키거나 강화시킬 수도 있는데, 그만큼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 강한 것이다.

다른 예술 형식과 달리 건축은 몸의 반응과 행동에 영향을 끼친다. 그러므로 외적으로 보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이용자의 삶의 방식을 반영해야 한다. 여행을 하면 한 지역에서 주민들과 일상을 함께 나눌 수 있어, 타인의 삶의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비시각적인 요소도 빼먹을 수 없다. 건축공간에 있어 냄새라는 요소는 장소에 고유성을 부과하고, 기억에 가장 강하게 남는 요소이다. 소리는 한 공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경험을 연결할 수 있다. 시각적인 것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지지만, 소리는 모두에게 동일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하나의 건축물에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각이 동시에 느껴져야 한다. 마음속에 깊은 울림을 주는 건축을 하기 위해선 다양한 것을 경험해야 함을 알게 되었다. 이번 수업을 들으면서 사용자의 경험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건축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공간전환학교 프로그램은 올해 두 번째로 진행되었다. 건축 공부를 하고 싶은 시민이나 전공 기초소양을 다지고 싶은 건축학도라면, 내년 공간전환학교 프로그램을 들어보자. 실제 전공수업과 유사한 프로그램 편성을 따라 듣다 보면 건축설계의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교육 전체 일정 중 80% 이상을 수료한 사람에게 수료증이 발급되어, 한 달간 본인이 열심히 노력했다는 증표를 남길 수 있다.

■ 문화비축기지

사전 예약자를 대상으로 오디어가이드 투어 진행 중
○ 위치 : 서울 마포구 증산로 87
○ 교통 :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2,3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버스 월드컵공원, 문화비축기지 정류장 하차
○ 운영시간 : T0 24시간, T1~6 10:00~18:00
○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culturetank/
○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culturetank/?hl=ko
○ 홈페이지 : http://parks.seoul.go.kr/template/sub/culturetank.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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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 02-376-8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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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전환학교에서 배운 건축공간 이야기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대학생기자 정유리 생산일 2020-07-30
관리번호 D0000040499399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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