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유례없는 팬데믹 사태로 인해 개막이 연기되었던 프로야구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무관중으로 시즌을 진행해왔다. 다음 시즌을 기다려왔던 팬들은 아쉬운 반응을 보이며 집에서 관람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던 차였다. 코로나19 사태가 쉽게 잠잠해지지 않자, 이번 시즌에는 경기장 관람이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지난 7월 24일, 프로스포츠 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한다는 전제 아래 입장 재개된다는 것이었다. 26일 경기를 시작으로 프로야구가 포문을 열고, 프로 축구는 8월 1일, 프로 골프는 다음 달 말까지 판단을 유보하기로 했다. 그중 프로야구는 10% 수준의 관중만 받고 관중석 내에서도 취식이 불가하게끔 하는 철저한 사회적 거리두기 하에서 진행되기로 했다.

필자는 7월 26일 서울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를 관람하며 관중 입장 재개 후 현황을 둘러보기로 했다.

프로야구 경기 예매는 모두 온라인 예매로만 진행되고 있다. 이번 예매는 24일 관중 입장 결정이 나고 하루 뒤인 25일에 급작스럽게 진행된 예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 내 야구장인 서울잠실야구장과 고척스카이돔 2개 구장 모두 예매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매진되었다.

프로야구 경기가 시작된 서울잠실야구장 ©김정훈

26일 오후, 약간의 비 예보가 있었으나 경기 시작 전까지도 비는 내리지 않았다. 잠실야구장의 정원 25,000명의 10%인 약 2500명의 관중이 서울잠실야구장으로 몰렸다. 매표소에 인원이 모이는 것을 막기 위해 모바일 티켓의 출력은 금지되었고 취소분에 대한 현장 예매도 불가능했다.

야구장에 입장할 때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계속되었다. 입장 시에도 1m씩 거리를 둔 스티커에 맞춰 줄을 섰다. 입장 시에는 휴대전화에서 QR코드를 발급받아 전자출입명부를 작성하기도 했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안내원이 QR코드 발급을 도와줬다. 발급이 어려운 시민은 수기로 인적사항을 적었다.

입장 전 준비해야 하는 전자출입명부 QR코드 안내문 ©김정훈

관중석 내 취식이 금지되었기 때문에 복도, 야외에 음식물을 먹을 수 있는 장소가 따로 마련되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테이블의 수가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이를 두고 소리 없는 쟁탈전이 일어나기도 했다. 음식물의 제한적 섭취가 허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평소와 달리 음식 매장 대부분은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취식 가능 테이블의 모습 ©김정훈

경기장 내부 곳곳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있었다. 관중석 입장 통로에는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팻말이 붙어있었고, 관중석에서도 구단 직원이 관중 행동 지침이 적혀있는 팻말을 들고 다니며 사람들에게 이를 일깨워주었다. 보안요원은 경기장을 순회하며 관중 행동 지침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을 계도했다. 관중 행동 지침은 다음과 같다.

1. 마스크 착용
2. 관중석 내 취식 금지
3. 지정좌석 준수

경기 내내 다음 수칙들은 별다른 문제 없이 지켜지고 있었다. 다만 야구장 개장 지침에 비말이 튈 우려가 있는 육성 응원을 자제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으나 이 점은 잘 지켜지지 않았다.

오랜만의 야구 경기 관람으로 분위기가 과열된 탓인지 홈 팀과 원정 팀 모두 이 조항은 잘 지켜지지 못했다. 경기 내용이 흥미진진해 신나게 소리를 지르곤 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마스크 착용 시 육성 응원이 가능하게끔 하거나, 육성 응원을 아예 금지하는 방안으로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 같다.

육성 응원을 자제해달라는 전광판 문구 ©김정훈

전반적으로 보면 경기장 운영은 물론 경기 역시 매끄럽게 잘 진행되었다. 관중 입장 첫 경기라 꽤 어수선할 줄 알았으나 시민들은 안전요원과 직원들의 지시를 잘 따랐다.

모처럼 찾은 야구장이라 필자에게도 의미있는 하루였다. 미비한 점은 보완하고 서로 조금 더 배려한다면 좀 더 즐거운 스포츠 관람이 될 것 같다.

■ 서울잠실야구장

○ 위치 :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25 서울종합운동장
○ 교통 : 2호선, 9호선 종합운동장역 5, 6번 출구 앞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 우천 시 취소
○ 주차 : 장내 주차장(2200대 수용 가능) 혹은 탄천변 공영주차장 이용
○ 문의 : 1661-0965, 02-2240-8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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