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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7017’에 찾아온 2020년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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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위주의 도시 확장이 지속되고 있지만 서울처럼 쉴 공간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도시에서는 지역적 특성을 살려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도시재생사업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용산구에서 태어나 20대 초반까지 생활했던 필자에게 서울역은 가까운 듯 먼 공간이었다. 거리상으로는 서울역이 가까웠으나 막상 그곳에 가면 어두컴컴한 분위기가 엄습해 특별히 약속을 잡은 기억이 없다. 남산 아래 소파로에 소재한 초등학교를 다녔고, 중고등학교 때에도 명동을 일주일이면 2~3일을 들렀던 탓에 집으로 가기 위해서는 서울역 고가도로를 정말 자주 접해야 했다. 어렸을 때 이곳을 지날 때면 공포감이 밀려왔다. 버스는 회현을 지나 서울역 고가로 진입해 서울역 방면으로 커브를 튼다. 높은 고가에서 버스가 급커브를 돌 때면 혹시 '여기서 버스가 추락하면 어떡하지?'라는 무서움에 주먹을 꼭 쥐곤 했다.

서울역 고가도로가 폐쇄되고 사람이 거닐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한다는 뉴스를 2017년경에 접했다. 필자에게 공포의 기억으로만 남아있던 공간의 변신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서울역 고가도로에 대한 기억이 있는 시민에게 서울로7017의 변신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서울역 고가도로에 대한 기억이 있는 시민에게 서울로7017의 변신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김재형

서울로7017 제대로 즐기기

서울로7017이 개장을 하고 난 뒤부터는 서울역에 가게 되면 반드시 찾는 힐링 코스가 되었다. 서울로7017을 무난히 즐기기 위해서는 입구를 잘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서울로와 연결된 주변 건물을 통해 이용할 수도 있고 서울역 쪽에서 회전 계단을 통해 진입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회현역 3번(4번) 출구에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서울로는 길이 나뉘는 게 아니고 한 방향으로는 뻗어 있기에 중간부터 시작하면 코스가 다소 꼬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로7017을 가게 되면 회현역에서 출발하는 것을 추천한다

서울로7017을 가게 되면 회현역에서 출발하는 것을 추천한다 ⓒ김재형

이전에는 중국, 일본, 동남아 관광객들이 정말 많았는데 확실히 코로나19 여파 때문인지 내국인이 대부분이었다. 서울로7017에 놓여 있는 꽃과 나무의 종류가 상당하다. 자목련, 백목련, 함박꽃나무, 모감주나무, 수수꽃다리, 쥐똥나무, 이팝나무, 영춘화, 비비추, 원추리....끝도 없이 다양한 식물들이 있었다. 곳곳에 놓인 식물이 무엇인지 궁금할 때면 화분의 바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해본다. 해당 식물에 대한 정보가 제공된다. 서울시의 세심한 준비를 느낄 수 있었다.

화분에 있는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꽃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화분에 있는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꽃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김재형

항상 푸른 잎을 하고 있는 소나무와 봄을 맞아 싹을 틔우고 있는 무궁화가 오늘따라 너무 예뻐 보인다. 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어서 그런지 우리나라 국화가 가슴에 더 와닿았다. 중간중간에는 화분이 의자 기능도 할 수 있어서 잠시 앉아서 휴식을 취하기 좋다. 이윽고 서울역과 남대문, 그리고 남산타워가 다 보이는 서울로의 중간쯤에서 가장 서울다운 풍경을 만끽했다. 이곳을 지나가게 되면 곳곳에 안전표시판이 있다. 아래에는 자동차는 물론 사람들이 지나다니기에 개인 소지품이나 음료 등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싹 틔운 무궁화(좌)와 서울역을 배경으로 한 소나무(우)가 눈에 띈다

싹 틔운 무궁화(좌)와 서울역을 배경으로 한 소나무(우)가 눈에 띈다 ⓒ김재형

서울로7017 중간을 조금 더 걷다 보면 철길 위를 지나나게 된다. 새로운 장면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철조망에 기차 모양을 한 사랑의 열쇠고리가 예쁘게 매달려 있는 것이다. 이벤트로 만든 것인지 아니면 인근 숍에서 열쇠고리를 판매하는 것인지 궁금했다. 필자가 방문한 날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로에 있는 숍들이 모두 영업을 중단했기에 열쇠고리를 어떻게 구입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서울로7017을 찾은 연인들이 사랑의 기차 열쇠고리를 달았다

서울로7017을 찾은 연인들이 사랑의 기차 열쇠고리를 달았다 ⓒ김재형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잠시나마 휴식을 하면서 꽃과 나무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축복이다. 인근의 직장인에게는 도심 속 쉼터로, 여행객들에게는 의미 있는 관광코스임이 분명하다. 봄을 시샘하는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이었다. 하지만 서울로7017을 따라 청파동 끝까지 걸으면서 다시 못 올 2020년 봄 풍경을 만끽했다.

야경도 예뻐서 일몰시간에 찾는 것도 추천한다. 현재 코로나19로 헌신하는 의료진들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기 위해 밤이면 블루라이트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푸른빛으로 물든 서울로 7017의 모습도 신비롭다.

서울로7017은 서울 시민들을 위한 도심 속 쉼터이자 여행자들을 위한 관광지로 제격이다

서울로7017은 서울 시민들을 위한 도심 속 쉼터이자 여행자들을 위한 관광지로 제격이다 ©김재형

■ 서울로7017
○ 위치 : 서울 중구 청파로 432
○ 홈페이지 : http://seoullo7017.co.kr/
○ 문의 : 02-313-7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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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7017’에 찾아온 2020년의 봄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김재형 생산일 2020-04-28
관리번호 D0000039851832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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