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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시경 선생과 함께 걷는 '한글가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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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벽돌로 지은 한글회관이 보이는 한글가온길

붉은 벽돌로 지은 한글회관이 보이는 한글가온길 ⓒ염승화

올해도 어김없이 한글날이 다가온다. 2019년 10월 9일은 우리글의 573번째 돌이다. 자랑스러운 한글날을 앞두고 우리글을 갈고 닦고 지키느라 애쓰신 선각자들의 흔적을 쫓아보고 또 그와 관련된 공간을 찾아보는 것도 뜻깊은 일이리라.
한글날을 맞아 우리글의 대중화와 근대화를 추진한 개척자로서 ‘겨레의 큰 스승’으로 추앙받는 한힌샘 주시경 선생의 발자취를 살펴보았다.

한글학회 앞에 세워진 한글가온길 안내문

한글학회 앞에 세워진 한글가온길 안내문 ⓒ염승화

익히 알려져 있듯이 주시경 선생(1876~1914)은 구한말 개화기의 국어학자다. 나라가 한창 어려울 때 평생을 우리글 지킴이로 사시다가 안타깝게도 39세에 요절했다. 결코 길지 않은 생이었으나 선생이 이 땅에 남긴 업적은 태산보다 큰 것으로 평가된다. 한마디로 대위업이다. 그 가운데 몇 가지만 간략히 언급해 본다.

첫째, 우리글의 문법을 처음으로 정리해 한글의 이론을 체계화했고 우리글 이름, ‘한글’을 지었다. 둘째, 한글학회의 전신인 조선어연구회를 만들어 한글 발전 계승의 초석이 되었다. 셋째, 선생의 별명이 ‘주보따리’로 불렸을 만큼 한글 교육과 보급에 앞장섰다. 넷째, 최현배, 김두봉 선생 등 수많은 동량들을 양성했다. 그야말로 짧은 일생을 굵디굵게 살다 가신 것이다.

구세군회관 앞 세문안로 3길에 설치되어 있는 한글가온길 안내 조형물

구세군회관 앞 세문안로 3길에 설치되어 있는 한글가온길 안내 조형물 ⓒ염승화

주시경 선생의 흔적은 종로구 새문안로에 있는 '한글가온길'에서 찾을 수 있다. 한글가온길은 지난 2013년 서울시가 ‘서울 스토리텔링 관광명소화 사업’ 일환으로 조성해 놓은 한글 문화거리를 말한다. 그곳에서는 학글학회가 있는 한글회관, 주시경마당과 주시경집터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이 모든 곳들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걸어서 5분 이내 거리에 있다. 먼저 한글가온길 안내 조형물에서 경복궁 방면으로 조금 걸어가자 곧 붉은 벽돌로 지은 한글회관이 나타난다. 그 건물 정문 앞에서는 주시경 선생의 흉상도 마주할 수 있다.

한글가온길 게시물에는 한글에 담긴 숨은 의미가 기록되어 있다

한글가온길 게시물에는 한글에 담긴 숨은 의미가 기록되어 있다 ⓒ염승화

한글회관 도로 맞은편에는 '이야기를 잇는 한글가온길'이 있다. 그것은 목재로 된 긴 게시판에 한글과 관련된 글과 그림들이 담겨 있는 액자들을 붙혀 놓은 조형물이다. 그곳에서는 한글이 임진왜란 때 암호로 사용됐었다는 이야기나 주보따리로 불린 주시경 선생이 학생들의 졸음을 깨운 ‘웃음보따리’이기도 했다는 등의 숨은 이야기들을 볼 수 있다.

주시경마당에 설치되어 있는 주시경과 호머 헐버트, 두 선생의 상징조형물

주시경마당에 설치되어 있는 주시경과 호머 헐버트, 두 선생의 상징조형물 ⓒ염승화

다음 방문지인 주시경마당은 '이야기를 잇는 한글가온길'에서 똑바로 3분쯤 가면 나타난다. 그곳은 도심 속 빌딩과 빌딩 사이에 마련된 아담한 규모의 녹지 공간이다. 그 안 끄트머리쯤에서 마치 오가는 이를 반기듯이 서 있는 주시경 선생의 입상 부조를 마주할 수 있다. 그 부조는 네모 틀 형상의 조형물 왼쪽 앞면에 부착돼 있다.
조형물 반대편에는 또 다른 부조가 있다. ‘한글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라고 이야기한 구한말의 이방인 독립유공자 호머 헐버트 선생이 그 주인공이다. 주시경마당의 조형물은 주시경, 헐버트 두 선생의 위업을 기리는 상징물인 것이다. 그 곳에서는 두 분의 업적과 연혁 등도 접할 수 있다. 2013년 서울시의 한글 마루지 사업 일환으로 조성되었다.

주시경, 호머 헐버트 선생의 업적과 연혁이 적혀 있는 게시물

주시경, 호머 헐버트 선생의 업적과 연혁이 적혀 있는 게시물 ⓒ염승화

이윽고 주시경마당을 나온 기자는 주시경 집터로 향한다. 하지만 주시경집터는 이미 다른 건물이 들어서 있는지 오래다. 용비어천가로 불리는 그 건물 입구에 있는 조형작품 ‘한흰샘-마르지 않는 샘-’을 통해아쉬운 대로 그곳이 주시경 선생의 집터임을 확인할 수 있다.

주시경집터에는 조형작품 ‘한희샘-마르지 않는 샘-‘이 설치되어 있다.

주시경집터에는 조형작품 '한희샘-마르지 않는 샘-'이 설치되어 있다. ⓒ염승화

한글가온길 나들이는 그 인근에 있는 세종로공원과 연계해 행선지로 삼아도 좋을 듯싶다. 그곳에서는 ‘조선어학회 한말글 수호 기념탑’과 ‘한글글자마당’을 만날 수 있다. '조선어학회 한말글 수호 기념탑'은 주시경 선생의 제자 33인의 애국 열사들이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모진 고초를 당한 숭고한 뜻을 기리고자 세운 것이다. 그 탑 역시 주시경마당처럼 서울시가 진행한 ‘한글 마루지 사업’으로 2014년에 세운 것이다. 한글글자마당은 조합이 가능한 한글 11,172자를 새겨 넣은 사각형 모양의 돌틀들을 말한다.

한글의 가운데이자 한글의 중심길인 한글가온길을 따라 선구자 주시경 선생의 깊은 뜻을 다시금 되새겨 볼 수 있는 기회가 올 가을에는 더 많은 시민들에게 꼭 주어지기를 기대한다.

■ 한글가온길에서 주시경 선생 흔적 찾아가기

○교통 :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7번 출구 →약 360m (도보 5~6분) 한글가온길 입구 →약 60m(도보 1분) 한글학회 / 주시경 흉상 →약 150m(도보 3분) 주시경 마당 → 약 140m(도보 3분) 주시경 집터(용비어천가) →약 320m(도보 5분) 세종로공원
○위치 : 한글가온길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3길(신문로1가) / 한글학회 새문안로3길 7(신문로1가 58-14) / 주시경집터 새문안로3길 36(내수동 75) / 세종로공원 세종대로 189(세종로 80-1)
○문의 : 02-738-22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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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염승화 생산일 2019-09-26
관리번호 D0000038243030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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