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기술장’ 열린 세운상가 일대 가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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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0~11일, 세운상가 일대에서 ‘2019 도시기술장’이 열렸다

지난 5월 10~11일, 세운상가 일대에서 ‘2019 도시기술장’이 열렸다

우리나라 도심제조업의 메카, 세운상가 일대가 사람들로 북적였다.
지난 5월 10~11일, 서울시는 세운상가 일대에서 ‘2019 도시기술장’을 개최했다. 올해 처음 열린 도시기술장은 메이커시티를 표방하고 있는 세운-청계천-을지로에서 입주민들과 함께하는 축제로, 세운이 선보이는 새로운 마켓이다. 세운 스타일 혹은 세운에서 제조된 상품을 진열하고 거래하며 세운상가와 그 일대를 알리는 행사다. 이는 ‘다시세운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다시세운프로젝트란, 서울시 도시재생사업 중 하나로 세운상가와 그 주변을 활성화하는 프로젝트다. 세운상가는 1968년 완공된 국내 최초 주상 복합건물이다. 그리고 국내 최초 종합 전자 상가이자 제조 공장이기도 했다. 1970년대 중반까지 전자산업의 메카라 불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누볐던 곳이다. 하지만 1987년 용산전자상가가 들어서면서 국내 최대 종합전자상가의 입지를 잃었다. 세운상가와 그 주변은 재정비 촉진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철거 직전까지 갔으나, 서울시가 2014년 존치 결정을 공식화하면서 주민들과의 협업을 통해 다시 세운을 살리겠다는 정책으로 전환하며 추진하고 있다.

이 날, ‘열린작업장’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자의 작업 공간을 구경할 수도 있었다

이 날, ‘열린작업장’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자의 작업 공간을 구경할 수도 있었다

‘2019 도시기술장’은 ‘기술+예술+마켓’, ‘열린 작업장’, ‘스탬프 투어’, ‘글로벌 포럼’ 총4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첫번째 ‘기술+예술+마켓’은 세운, 청계, 을지로의 다채로운 제품과 크리에이터들의 감각이 담긴 상품들을 보고 체험하며 거래하는 자리다. 세운 일대에서 활동하는 상인들의 상품을 만날 수 있는 ‘기술장’, 10여 명의 크리에이터와 함께 기획한 특별 콜라보 이벤트인 ‘크리레이터 콜라보’, 40여 팀의 크리에이터들이 준비한 상품이 있는 ‘예술장’,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식품장’, 세운 일대의 전자제품들을 특별 할인가에 구매 가능한 ‘세운감사대제전’, 추억의 오락을 즐기는 ‘오락장’으로 나누어 열렸다.

세운상가 일대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도 있었다

세운상가 일대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도 있었다

각 구역마다 판매되는 물건들에 방문객들은 많은 관심들을 내비쳤다. 특히, 젊은 층은 LP판, 카세트 테이프, 필름 카메라 등 뉴트로 인기에 맞는 상품들을 만지고 체험했다. 친구들과 함께 온 한 대학생은 “우리 세대 사이에서 뉴트로 인기는 여전하다. SNS를 통해 옛 물건들을 보곤 하는데 여기서 직접 보고 체험하니 좋았다. 을지로가 뉴트로의 메카여서인지 뉴트로 물건들이 많은 것 같다”라면서 소감을 밝혔다.

마켓에 진열된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 시민들

마켓에 진열된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 시민들

두 번째 ‘열린 작업장’은 세운상가 일대 사장님과 기술 장인들을 만날 수 있는 구역이다. 이곳에서는 기존 세운 상인들의 점포와 작업공간들을 방문객들이 편히 다니고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열린 작업은 3개의 주제로 나누었다. 편안하게 구경을 하거나 상인들과 가벼운 인사를 나누는 ‘열림’, 기술 장인들과 함께 3D프린터, 전자키트 등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체험’, 할인 판매, 한정 판매 등 열린 작업장 오픈 날에만 제공되는 혜택들을 누리는 ‘프로모션’이다.

1400여 개 제조·가공업체 정보들이 담긴 전화번호부를 살펴보는 시민

1400여 개 제조·가공업체 정보들이 담긴 전화번호부를 살펴보는 시민

세운상가를 비롯한 주변 동네 곳곳에서 진행된 ‘열린 작업장’은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만날 수 있는 ‘104인의 작업장’이라는 콘셉트를 지녔다. 세운에서 만드는 제조업 관련 가게들부터 카페, 제과점 같은 상점까지 다양한 점포들이 참여했다. 그리고 세운 주변 기술 장인들, 점포들과 시민들이 더 가까워지고 스킨십을 쉽게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도시기술장 전화번호부를 제작해 무료로 배포했다. 전화번호부는 총 1,400여 개 제조·가공업체 정보들이 담겼다.

아이에게 솜씨를 선보이는 기술 장인

아이에게 솜씨를 선보이는 기술 장인

한편, ‘열린 작업장’의 점포들을 쉽게 접근하고 세운상가와 그 일대를 친근히 누벼보고 흥미롭게 알아갈 수 있는 ‘도시기술장 빙고 스탬프투어’도 진행했다. 스탬프는 열린 작업장 103곳, 상가 내부 8곳에 비치됐다. 빙고 3줄을 완성해 안내 부스로 돌아오면 사은품과 교환 가능했다. 1일 선착순 200명으로 한정했다.

방문객들은 스탬프를 찍기 위해 열린 작업장에 적극적으로 찾아갔다. 그러면서 세운 상인들과 제품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기술을 직접 체험하는 등 세운 사람들과 방문객들의 진한 스킨십이 이루어졌다.

도시기술장을 찾은 많은 시민들

도시기술장을 찾은 많은 시민들

직접 스탬프 투어에 참여해 보았다. 첫번째로 찾은 곳은 장사동 일대 ‘서울레코드’. 오래전에 CD를 구하기 위해 이곳을 뒤적이던 기억이 선명하다. 좋은 음반을 찾으면 그렇게 반가웠는데. 양쪽 벽을 빼곡히 채운 LP와 CD들, 공간을 가득 채운 음악소리가 옛 시간 속으로 데려다 주었다.

오래된 LP와 CD가 가득한 서울레코드

오래된 LP와 CD가 가득한 서울레코드

이후 장사동 커피숍을 한 군데 더 들러 예지동으로 넘어왔다. 이곳은 대학교 시절 세운상가 근처 골목골목 전자부품 판매하는 곳을 다녔던 곳이기도 하다. 그 시절처럼 프로젝트에 필요한 부품을 구매하려는 한 무리의 대학생들도 볼 수 있었다.

각각 열린작업장마다 해시태그와 함께 깃발이 붙어있고 이것을 읽는 재미도 쏠쏠했다. 평소에는 다가가기 힘들었지만 오늘만큼은 활짝 열린 작업장 곳곳을 찾아 장인들의 작업도 둘러보고 일부 가게에서는 궁금한 것들도 맘껏 질문할 수 있었다.

골목골목을 지나 세운상가로 들어왔다. 다시세운공간, 세운 속 숨은 공간, 포토스팟에도 도장을 받아야 한다. 다시세운공간은 제일 먼저 보이는 세운전자박물관을 찾았다. 이곳은 도시기술장 행사와 상관없이 상설전시가 이어지는 곳으로 과거와 현재의 세운상가 모습을 볼 수 있다.

세운상가 중정

세운상가 중정

세운상가 중정도 굉장히 특별한 기분이 들었다. 세운상가 5층까지 올라가자 들어가는 문이 하나 나왔다. 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공터가 덩그러니 보인다. 세운상가 2층 마열과 바열 사이 중간쯤 걷다보면 복잡한 상점들 사이에 주민사랑방이 존재하는 것도 재밌었다.

스탬프 투어 후 받은 도시기술장 배지

스탬프 투어 후 받은 도시기술장 배지

마지막으로 안내데스크에 찾아가보니 아쉽게도 랜덤박스가 방금 전에 선착순 마감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뽑기를 통해 부품을 하나씩 뽑을 수 있었다. 추억의 뽑기를 골라 열어보니 LED스위치가 나왔다. 당장 필요한건 아니지만 뭘 만들지 생각해 보고 활용해 보면 재밌을 것 같았다.

열린 작업장을 방문한 어느 시민은 “세운상가에서 이벤트가 있다고 해서 찾았다. 그런데 이곳 사람들과 여러 얘기를 나누게 될 거라곤 생각 못했다. 상인과 얘기하면서 참 여러 가지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라고 전했다.

도시기술장 기간 내내 기술중개 및 상담을 진행한 세운협업지원센터

도시기술장 기간 내내 기술중개 및 상담을 진행한 세운협업지원센터

이 행사가 열린 내내 세운상가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곳이 익숙지 않은 젊은 세대들의 유입을 위해 DJ가 신나는 분위기를 연출했고 소소한 프로그램들로 세운 지역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시민들은 이곳에서 자유롭게 다니면서 세운에서 누리는 도심 속 라이프를 즐겼다.

몇몇 세운 지역 상인들은 이러한 모습에 반겼다. 어느 상인은 “오랜만에 많은 사람들이 세운 상가를 찾아온 것 같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와야 이곳이 더 활발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세운상가 일대 점포들도 열린작업장으로 소개됐다

세운상가 일대 점포들도 열린작업장으로 소개됐다

이틀간 진행된 ‘2019 도시기술장’은 세운과 서울 시민 간의 소통이 활발한 행사였다. 평소와 달리 많은 사람들이 이 주변을 다니면서 세운상가 옛 전성기 시절을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 세운 지역에 대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알리는 데 효과를 누린 장점도 있지만 세운이라는 브랜드와 세운 지역의 기술 장인들을 덜 다뤘다는 점이 아쉽기도 했다.

서울시는 도시재생사업을 적극 벌이면서 세운을 다시 활성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 진행 중이다. 이 행사와 함께 더 많은 프로그램들로 세운을 살릴 정책들을 펼 예정이다. 이번 5월에는 3D프린팅 3D팬 체험, 영메이커 프로젝트 시즌5, 세운아트스페이스 개관 1주년전 등 다양한 활동들이 펼쳐진다. 자세한 행사 내용은 다시세운 프로젝트 누리집(sewoon.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2019 도시기술장’은 끝났어도 세운 스타일을 만들고 알리는 노력은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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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번호 D0000036244549 등록일 2019-05-15
분류 기타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김진흥, 박미선 생산일 2019-05-14
라이선스 CC BY-NC-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