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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에 아이 손잡고 떠나는 600년 전 서울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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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도시유적을 그대로 보존해 놓은 ‘공평도시유적전시관’ 입구

조선시대 도시유적을 그대로 보존해 놓은 ‘공평도시유적전시관’ 입구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600년 전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지난 9월 문을 연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이 그것. 종각역 3-1번 출구에서 내려 100미터 정도를 걸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된다.

입장료는 없다. 무료이기에 뭔가 뻔한 식상함을 예상한다면 오산이다. 입구부터 남다르다. 통유리로 된 바닥 아래는 집터의 유적들이 전시돼, 처음 몇 발자국을 걸을 때는 발목에 힘이 들어갈 수도 있다.

조선시대 건물터. 전시관 중간 중간 천으로 된 스크린에서 시청각 자료가 상영돼 이해를 돕는다.

조선시대 건물터. 전시관 중간 중간 천으로 된 스크린에서 시청각 자료가 상영돼 이해를 돕는다.

전시관 초입에는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공평동의 개발 과정부터 전시관 조성까지의 역사를 볼 수 있다. 과거 조선 한성의 행정구역이었던 공평동은 시전, 궁가, 관청 등 다양한 시설과 계층이 혼재된 곳이었다.

곳곳에 시청각 자료를 만들어 자동으로 설명이 나오는데, 이건 마치 영화 속 미래의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그림이다. 뿐만 아니다. 조선의 골목길을 걷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전시관 내부를 조성해 현장감이 굉장하다.

공평동 유적에서 발굴된 가장 큰 규모의 건물지인 ‘전동 큰집’을 10분의 1 크기로 축소한 모형

공평동 유적에서 발굴된 가장 큰 규모의 건물지인 ‘전동 큰집’을 10분의 1 크기로 축소한 모형

공평동 유적에서 발굴된 가장 큰 규모의 건물지인 ‘전동 큰집’은 실제의 10분의 1 크기로 축소한 모형으로 전시돼 있다. 공평동의 관청 부속시설로 추정되는 당시 모습을 재현한 것으로 한 눈에 보는 조선의 가옥은 남다른 선이 아름답고 우아한 모습이다.

조선의 골목길도 걸을 수 있다. 42m의 골목길을 그 폭부터 길가의 모습까지 세심하게 구현해 냈다. 그 길을 걸으면 실제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에 온 듯 상상해 볼 수 있다.

다양한 생활유물도 인상적이다. 옹기종기 자리한 집터들 사이로 손때 묻은 장기판이나 화로, 도자기 등 유물들이 가득하다. 한 유구에서 다량 출토된 ‘참조기 이석’ 등 생선 유체를 통해 조선시대 한양 사람들이 어떤 음식을 즐겨 먹었는지까지 알 수 있다.

‘이문안길 작은 집’. 조선시대 실제와 동일한 크기로 재현해 놓았다

‘이문안길 작은 집’. 조선시대 실제와 동일한 크기로 재현해 놓았다

‘이문안길 작은 집’은 당시 위치에 실제와 동일한 크기로 재현해 낸 집이다. 집의 크기는 가장 작지만, 실제와 동일하게 복원한 만큼, 당시 집안에 들어가 부엌이나 온돌 등의 구조를 살펴볼 수 있다.

가장 많은 볼거리는 역시나 집터다. 옛날 한양의 집터들은 두툼한 유리바닥 아래로 그림처럼 끝없이 펼쳐진다. 조선시대에 사용되던 일반 집, 상점 등과 더불어 간혹, 역사적 가치가 있는 집터 및 동네에는 역사적 사실과 곁들여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전통 가옥의 지붕인 기와를 쌓는 체험(좌), 조선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VR 체험(우)

전통 가옥의 지붕인 기와를 쌓는 체험(좌), 조선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VR 체험(우)

공평유적전시관이 특별한 이유는 분명했다. 유적을 바로 앞이나, 옆, 밑 등 사방 어디에서든 볼 수 있으며,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스크린을 통해 화상 해설까지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전시관 곳곳을 지날 때마다 설명이 들리는데. 천장에 스피커가 달려 있어, 유물을 스치고 지나갈 때보다 바로 앞에서 관람할 때 소리가 더 명확하게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때문에 소리에 더 집중하고 전시물을 더 집중해서 살펴보게 된다.

체험공간도 다양했다. ‘기와는 어떻게 이어 올릴까요’ ‘석축은 어떻게 쌓을까요’ 등의 제목으로 만들어진 공간은, 모형으로 된 기와와 석축을 이용해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일반인은 물론 아이들도 쉽게 전통문화를 접할 수 있다. 또한. 가상현실 체험(VR)으로 한옥을 경험해 보는 공간 역시 마련돼 조선시대의 집을 어떤 설명보다 효과적으로 접할 수 있다.

도심정비사업에서 발견된 매장문화재를 최대한 원 위치 보존해 전시관으로 개관했다. 그 과정을 소개하는 도시유적발굴 지도

도심정비사업에서 발견된 매장문화재를 최대한 원 위치 보존해 전시관으로 개관했다. 그 과정을 소개하는 도시유적발굴 지도

서울시가 3년간의 준비 끝에 12일 개관한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은 연면적 3,817㎡에 이르는 서울 최대 규모다. 지하 1층의 1,000평 넘는 면적에 시장터와 관아, 주거 한옥터, 골목길들이 오밀조밀 들어찬 16~17세기 조선 한성의 도심부가 드러났다. 공평 1·2·4 지구 재개발 당시 발견된 조선의 골목길과 건물터는 오랜 논의 끝에 보존하는 것으로 결정돼 ‘공평도시유적전시관’으로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고 한다. 서울시는 공평도시유적전시관 개관식을 통해 ‘발굴되는 모든 유적은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변화와 개발은 먼저 있던 것들에 대한 존중을 우선해야 한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은 후세대를 위해 가장 최신식으로 재현한 전시관이었다. 한파가 몰아치는 날, 나들이를 떠나고 싶다면, 1호선 종각역으로 가보는 건 어떨까. 눈과 귀, 그리고 손으로 느끼는 600년 전의 서울을 만나게 될 것이다.

■ 공평도시유적전시관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우정국로 26 센트로폴리스

○관람시간 : 오전 9시 ~ 오후 6시

○휴관일 : 1월 1일, 매주 월요일

○관람료 : 무료

○교통 : 지하철 1호선 종각역 3-1번 출구(☞자세히 보기)

○문의 : 공평도시유적전시관 02-724-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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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에 아이 손잡고 떠나는 600년 전 서울 여행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박은영 생산일 2019-01-04
관리번호 D0000035316488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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