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서울

공평동 26층 빌딩 아래, ‘600년 한양이 깨어나다’

문서 본문

공평도시유적전시관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공평도시유적전시관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조용한 지하도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시끌벅적한 공평동 지상과 달리, 그 아래에는 지금까지 600여 년 간 서울의 모습을 묵묵히 간직하고 있었다.

9월 12일, 종로구 공평동에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이 개관했다고 하여 찾았다. 아직 건물이 공사 중인 관계로 주변에 공사 표시가 많아 유심히 찾아야 한다. 종각역 3-1 출구에서 종로타워 빌딩을 지나, 안국동 사거리 방면으로 가면 전시관 간판이 눈에 띈다.

종각역 3-1 출구로 나와 종로타워빌딩을 지나 안국동 사거리 방면으로 찾아가자

종각역 3-1 출구로 나와 종로타워빌딩을 지나 안국동 사거리 방면으로 찾아가자

아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자, 예상보다 큰 규모의 지하도시가 눈앞에 펼쳐졌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은 공평빌딩을 철거하며 발견된 현장이다. 이 전시관은 도심정비사업에서 발굴된 매장 문화재를 최대한 원위치에 전면 보존한다는 ‘공평동 룰’을 처음 적용한 곳이다.

전시관은 ▲개발과 보존의 상생 ▲조선시대 견평방 ▲근대 공평동 ▲도시유적 아카이브, 크게 4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전시관 전경, 건물 신축 과정에서 발굴한 모습 그대로 보존해 놓았다

전시관 전경, 건물 신축 과정에서 발굴한 모습 그대로 보존해 놓았다

입구로 들어서자 우선 거대한 현장에 놀라웠고, 이어 발밑이 유리로 돼있는 사실에 주춤했다. 하지만 안으로 더 들어가 보니, 내부는 연령을 넘어 재미를 느끼기 충분해 보였다.

특히 단순한 전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곳곳마다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정교한 블록을 맞춰보고, VR체험을 해볼 수 있으며, 순라꾼이 돼 조족등(손전등)을 비춰 찾아볼 수 있다.

발밑이 유리로 돼있어 걸으면서 전시물을 들여다볼 수 있다(좌), 골목길 ㅁ자 집 VR체험

발밑이 유리로 돼있어 걸으면서 전시물을 들여다볼 수 있다(좌), 골목길 ㅁ자 집 VR체험

모형기와를 쌓아보며 자연스럽게 건축법과 암키와와 수키와를 익히며, 다양한 크기의 석측(돌로 쌓은 축대)을 나르며 배워볼 수 있다. 뿐만 아니다. 네 가지 미션을 할 수 있는 게임 또한 스토리가 입혀져 흥미를 더한다. ▲엄마와 추석상 차리기 ▲누나의 시집가는 날 ▲설레는 성균관 입학 ▲안방마님의 심부름 등 각각의 미션을 수행하면서, 옛 모습을 알아가는 쏠쏠한 재미를 준다.

이어 시끌시끌한 소리에 이끌려 가보니, 조선시대 전기수 및 여리꾼, 순라꾼, 왈짜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큰 모형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고, 각각 설명이 쓰인 종이인형을 가져갈 수 있다. 종이인형에 색칠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헷갈렸던 조선시대 직업도 제대로 알 수 있다.

조선기대 견평방(현재 공평동 일대)의 형성과 도시구조, 생활유물 등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 견평방(현재 공평동 일대)의 형성과 도시구조, 생활유물 등을 알 수 있다

공평동 일대는 조선시대 한양의 행정구역 중 중부 ‘견평방’에 속한다. 견평방은 조선 최고 번화가이자 시전 중심지며 왕실의 사가 등이 자리했다. 따라서 다양한 시설과 계층이 있는 지역적 특색을 엿볼 수 있다. 전동 큰 집이나 골목 ㅁ자 집, 이문안길 작은 집 등이 있으며 부엌과 온돌을 보고, 여러 식기 등 유물을 볼 수 있다.

전시관 조성과정과 발굴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관 조성과정과 발굴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발굴현장을 직접 볼 수 있어 현실감이 있다. 또한 ‘도시유적 아카이브’에서는 사대문 안 서울 도심의 도시유적 발굴조사 성과를 옛 사진들과 함께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전시관은 세심하게 장애인 리프트와 노란 블록, 점자용 손잡이를 갖췄다. 또한 원래 발굴된 높이 등을 보여줘 최대로 현장을 보존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복원과정 또한 섬세하게 고려했음을 보여주는 흔적들이 나와 있다.

순라꾼 체험 코너(좌), 도시유적 아카이브 코너(우)

순라꾼 체험 코너(좌), 도시유적 아카이브 코너(우)

시의 결정과 민간 사업시행자의 협력으로 도시유적과 기억을 원래 위치에 전면적으로 보존해 도시박물관이 조성됐다. 역사도시 서울의 보존과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도시정책의 선례로서 큰 의미를 갖는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을 돌아보니 잠시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한 느낌이 들었다. 가을날 민관이 협력해 만든 이곳에서 옛 모습을 보고 나오면 또 다른 많은 것이 채워지리라 생각한다.

■ 공평도시유적전시관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우정국로 26 센트로폴리스

○관람시간 : 오전 9시 ~ 오후 6시

○휴관일 : 1월 1일, 매주 월요일

○관람료 : 무료

○교통 : 지하철 1호선 종각역 3-1번 출구(☞자세히 보기)

○문의 : 공평도시유적전시관 02-724-0135

문서 정보

공평동 26층 빌딩 아래, ‘600년 한양이 깨어나다’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김윤경 생산일 2018-09-14
관리번호 D0000034465227 분류 기타
이용조건타시스템에서 연계되어 제공되는 자료로 해당기관 이용조건 및 담당자와 협의 후 이용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