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서울
'시민문화유산 1호' 최순우 옛집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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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 성북동 골목 안에 한옥 한 채가 자리잡고 있다. 다세대주택에 둘러싸인 한옥은 목가적인 풍치를 자아내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문화재를 사랑하고 알리는 데 앞장섰던 미술사학자 혜곡 최순우(1916~1984) 선생이 1976년부터 1984년 작고할 때까지 살던 집이다. 최순우 선생은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의 저자로 더 유명하다. 빼어난 눈썰미로 우리 문화유산에 담긴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기록하는 데 평생을 바쳤고, 제4대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역임하면서 박물관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최순우 옛집’이라는 간판을 달고 누구나 관람할 수 있도록 열려 있지만, 이 집은 한때 사라질 위기에 처했었다. 2000년대 초, 성북동 일대에 다세대주택 건립 바람이 불면서 개발을 피해가기 어려웠던 것. 이러한 소식을 들은 자연, 문화유산 보존단체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시민과 기업을 대상으로 10억 원을 모금해 이 집을 매입했다. 최순우 옛집은 이렇게 ‘시민문화유산 1호’로 다시 태어났다.
입구에 들어서면 향나무와 소나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100년이 훌쩍 넘은 나무라고 하니 이 집의 역사를 우두커니 지켜보고 있었으리라. 옆으로는 네모난 형태의 우물과 돌로 만든 작은 절구가 놓여 있다.
바깥채는 전시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순우 선생의 저서가 전시되어 있어 누구나 들어가서 읽을 수 있다. 이미 읽었던 책이지만 저자의 공간에서 읽어보니 문장 하나하나가 새롭게 느껴진다.
부엌으로 쓰던 공간에는 안경, 라디오, 사진기, 육필 원고가 전시되어 있다.
사랑방 입구에는 최순우 선생이 직접 쓴 ‘두문즉시심산(杜門卽是深山)’ 현판이 걸려 있다. ‘문을 닫으면 곧 깊은 산중’이라는 뜻으로 평소 자연스러움을 강조했던 그의 지론이 담긴 듯하다.
안내요원의 도움을 받아 사랑방으로 들어갔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뒷마당 풍경이 한 폭의 그림 같다. 단풍나무, 대나무, 석물이 조화를 이루며 마치 동양화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뒷마당에 나가 한참을 서 있으니 마치 산 속에 있는 느낌이 들었다. 사랑방 입구에 걸린 ‘두문즉시심산(杜門卽是深山)’의 의미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한켠에 있는 돌의자에 앉아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를 다시 펼쳤다. 때마침 이런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한국의 주택은 조촐하고 의젓하며 한국의 자연풍광과 그 크기가 알맞다. 하늘을 향해 두 처마 끝을 사뿐히 들었지만 날아갈 듯한 경쾌도 아니요 조잡한 듯하면서도 온아한 미덕과 질소한 기능과 구조가 이 지붕 밑에 한국 사람들의 담담한 마음씨를 담기에 참으로 격이 맞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이해하고 싶다면 꼭 한 번 가봐야 할 곳. 관람료는 없고 매주 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까지 문을 연다.
■ 최순우 옛집 ○위치 :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15길 9 ○교통 : 4호선 한성대입구역 5번 출구 도보 10분 ○관람기간 : 4월 1일 ~ 11월 31일, 매주 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동절기 휴관) ○관람요금 : 무료 ○문의 : 02-3675-34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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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 시민기자 채경민 | 생산일 | 2018-06-25 |
관리번호 | D0000033883084 | 분류 | 기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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