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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보건소, 이렇게 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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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 입구

성동구보건소 입구

휠체어와 유모차가 안전하게 오갈 수 있는 보건소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해 말 성동구보건소는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을 적용해 누구나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어느덧 6개월이 지났다. 무엇이 바뀌었고 이용자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성동구보건소를 찾아가 보았다.

장애인 노약자 셔틀버스 정류장

장애인, 노약자를 위한 무료 셔틀버스 정류장의 안내판

성동 03번 마을버스를 타고 보건소 입구 정류장에서 내렸다. 노선 안내판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눈높이에 맞춘 안내판은 한 눈에 보기에도 편안했다. 활자도 다른 정류장에 비해 20% 이상 크고 굵게 인쇄돼 있었다. 시력이 좋지 않은 어르신을 위한 배려인 듯싶었다. 한 70대 어르신은 “돋보기 없이도 글자가 잘 보여서 확실히 편하다”고 말했다.

장애인 셔틀버스 정류장도 특이했다. 휠체어 대기 공간이 생겼는데 바닥을 반듯하게 만들어 휠체어가 움직이지 않도록 했다. 노선 안내도 높이도 다른 정류장보다 대폭 낮춰 휠체어에 앉은 상태에서도 노선도를 편안하게 읽을 수 있게 만들었다.

정류장에서 내려 성동구보건소로 가는 길은 걷기에 편했다. 울퉁불퉁한 보도블록을 정비해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고, 걷는 데 지장을 주는 나무와 보안등을 제거했기 때문이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일반 보도블록 대신 미끄럼 방지 블록을 사용한 것도 효과가 있는 듯했다.

볼록하게 솟은 횡단보도

성동보건소 내 넓게 만든 과속 방지턱과??횡단보도

보건소로 접어드는 골목은 차량 통행이 제법 많았지만 대부분 속도를 크게 줄여 위험해 보이지 않았다. 비결은 ‘넓은 과속 방지턱’에 있었다. 횡단보도가 바닥에서 볼록 솟아 있는 형태로 시공되어 있어 자연스레 과속 방지턱 역할을 했던 것이다. 주차장과 보행로를 깔끔하게 분리해 놓은 것도 좋았다.

보건소로 가는 길은 목재 데크로 설치했다

보건소로 가는 길은 누구나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목재 데크로 설치했다

보건소까지 이동하는 길은 목재 데크로 되어 있다. 경사가 완만한데다 폭까지 넓어 전동 휠체어와 사람이 나란히 걸어도 공간이 남을 정도였다. 데크 옆에는 손잡이를 설치해 걸음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붙잡을 수 있도록 했다.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누를 수 있는 비상벨도 설치됐다. 박정순(80, 서울 성동구) 할머니는 “걷기에 아주 편하다. 곳곳에 노인과 장애인을 배려한 점이 고맙다”고 만족해했다.

보건소 내부로 들어서니 색상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상담 공간을 분홍색과 연두색으로 구분했는데 복잡한 문자에 색상이 더해지니 한결 편안하게 느껴졌다. 안내 간판에는 영어와 중국어를 함께 표기했는데 늘어가는 외국인 거주자를 배려한 것이라고 한다.

색상으로 구분한 실내(좌), 엘리베이터 내부 색상 구분(우)

각 층마다 색상별로 구분을 두어 방문자가 한눈에 공간을 찾아가기 쉽게 했다

‘색상’은 엘리베이터 내부에도 입혀져 있다. 각 층 버튼별로 색상을 붙여 이용자들이 더 편리하게 진료실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각 층 바닥에 숫자를 크게 써 놓아 착각해서 내리지 않도록 배려했다.

화장실 곳곳에도 안전을 위한 시설이 마련되어 있었다. 변기와 세면대 옆에는 빠짐없이 안전 손잡이를 달았고 자동 물내림 변기를 설치했다. 화장실에서 만난 70대 어르신은 “힘이 없는 노인들에게 꼭 필요한 시설”이라며 “이곳뿐만 아니라 주민센터에도 이런 시설이 설치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차장에는 픽토그램을 설치했다

주차장에는 픽토그램을 설치했다

이 외에도 보건소 곳곳에서 ‘유니버설 디자인’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주차장 바닥에 약자 배려 픽토그램을 설치한 것과 보행로에 벤치를 설치한 것 등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서울시가 ‘유니버설 디자인 통합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은 지난해 3월. 이 가이드라인이 적용된 첫 사례가 바로 이곳 성동구보건소다. ‘유니버설 디자인’이 특정한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안전과 편리를 위한 것임을 새삼 깨닫게 하는 현장이었다.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란?

1990년대 미국의 건축가 로널드 메이스가 제안한 설계 원칙으로 장애인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 개발에서 시작됐다. 1급 소아마비를 앓고 있던 그는 건축은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개념이 확장되면서 최근에는 제품 디자인부터 공공시설과 도시 환경 전반으로 적용 분야가 넓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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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채경민 생산일 2018-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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