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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박물관 `풍물시장` 구경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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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물시장 내 청년 상인들이 운영하고 있는 ‘청춘일번가’에 입점한 소품 매장.

풍물시장 내 청년 상인들이 운영하고 있는 ‘청춘일번가’에 입점한 소품 매장.

경칩(驚蟄)을 지나니 봄기운이 물씬 느껴지는 요즘이다. 멀리 봄나들이를 떠나기 전에 서울에서 봄기운을 맛볼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면 ‘서울풍물시장’을 추천한다. 전통미가 풍성하고 진열된 소품마다 나름의 이야기를 간직한 ‘지상에 펼쳐놓은 박물관’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옛 것이 그리운 어르신에게는 추억여행 장소로, 현대문물에 익숙한 도시 젊은이들에게는 색다른 체험공간으로서 안성맞춤이다.

지하철 1호선 신설동역(6번 출구), 2호선 신설동역(9·10번 출구)를 나와 안내판을 따라 100여 미터 거리에 ‘서울풍물시장’이 있다. 지하철역에서 가깝고 별도의 주차장까지 마련되어 있어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또한 토·일요일과 공휴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풍물시장 주변 골목마다 ‘차 없는 거리’와 노점상이 즐비하여 더욱 풍성한 풍물시장이 된다.

입구의 천하대장군(天下大將軍), 지하여장군(地下女將軍)을 통과하고 안으로 들어서면 바닥에 풍물시장 1·2층을 안내하는 그림설명이 있다. 첫 인상은 실로 만물상이다. 황학동 도깨비시장에서 동대문 벼룩시장으로 옮겨가며 장사하던 상인들이 2008년 이곳 신설동에 조성된 서울풍물시장으로 이주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수십년 세월을 간직한 녹음기, 가방, 악기 등 다양한 생활잡화들을 만나볼 수 있다.

수십년 세월을 간직한 녹음기, 가방, 악기 등 다양한 생활잡화들을 만나볼 수 있다.

발길을 어디로 옮겨야 할지, 어떤 물건부터 구경해야 할지 가게마다 넘치는 희귀한 물건들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골동품, 민예품, 생활잡화, 옛날 책·걸상, 가방 및 구제의류 등이 빼곡하다. 대체 어디서 이렇게 많은 물건들을 모을 수 있었을까. 감탄이 절로 터진다.

풍물시장은 1층과 2층으로 구분된다. 1층에는 각종 의류, 생활잡화, 고가구와 공예품, 골동품, 취미생활에 필요한 품목을 모두 만날 수 있다. 2층으로 올라가는 무장애 통로 양편으로는 다양한 고가구들이 전시되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1960년대 학교에서 쓰던 작은 나무 책상과 걸상, 졸업식 때 받은 플라스틱 졸업장통, 화초장, 뒤주, 풍금 등이 백여 년의 긴 간극을 메우고 있다. 반쯤 찌그러진 알루미늄 누런 도시락, 학창시절 선생님 몰래 돌려보던 잡지 ‘선데이서울’, 과자 ‘뽀빠이봉지’ 등도 추억을 불러낸다.

2층으로 오르면 풍물시장의 캐릭터인 ‘장똘이’와 그의 여자친구가 반겨준다. 활짝 웃는 모습이 정답다. 생활 잡화와 취미생활, 신상품의류, 식당가와 건강체험관, 청춘일번가 등이 2층에 둥지하고 있다.

졸업장통, 도시락, 다이얼 전화기, 무선호출기, 초창기 핸드폰 등 아이들과 함께 가면 옛날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소품들이 즐비하다.

졸업장통, 도시락, 다이얼 전화기, 무선호출기, 초창기 핸드폰 등 아이들과 함께 가면 옛날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소품들이 즐비하다.

그 중에서 서울풍물시장에서 빠뜨리지 말아야 할 곳은 바로 ‘청춘일번가’이다. 기존 상인이 운영하던 점포를 청년들이 젊은 감각으로 재해석한 젊음의 공간이다. 서울시는 청춘1번가 점포 임차료 및 보증금 면제는 물론, 지속적인 홍보와 초기 입점 지원비까지 지급하는 등 파격적인 창업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6명의 젊은 청년들이 이곳에서 푸른 꿈을 가꾸고 있다.

지난 2015년 서울풍물시장 활성화를 위한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청춘1번가’는 벌써 4년차에 접어들었다. 1960년대~1970년대 교복과 교모를 쓰고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마련된 사진관과 이발소, DJ가 있는 음악다방, 인기만화 ‘마루치아라치’, ?‘아톰’을 보던 만화방, 전당포 등 옛 상점들을 그 시절 그 모습대로 재현한 곳도 있다. 플라워소품, 뜨개소품, 가죽공예, 한복 등 젊은 친구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핸드메이드 아이템도 눈에 띈다.

“풍물시장이라면 어르신들만의 시장이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젊음의 공간인 ‘청춘일번가’도 있다고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청춘1번가 ‘2get.her’ 매장을 운영하는 심다인 청년사장은 기존 상인들과의 상생을 위한 지혜를 모으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옛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만화가게.

옛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만화가게.

서울풍물시장은 오래된 우리 물품은 물론 유명 해외브랜드의 중고 신발과 가방, 양주도 눈에 띈다. 국내외 골동품을 수집하는 사람들에게는 보물창고 같은 곳이다. 카메라, 시계방 사장처럼 대부분의 상인들은 30~40년 그 분야에서 기술을 익힌 장인들이다. 고장난 시계나 카메라도 몇 분이면 뚝딱 해결한다.

다른 시장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이색적인 상품들이 즐비한 서울풍물시장. 봄기운이 완연해지면 가족들과 함께 가벼운 걸음으로 이곳으로 나들이 계획을 세워보면 어떨까. ‘2013년 서울 미래유산’으로 등재된 곳에서의 봄맞이는 분명 색다를 테니까.

■ 신설동 ‘서울풍물시장’ 안내
○위치 : 서울시 동대문구 천호대로 4길 21
○영업시간 : 오전 10시 ~ 오후 7시(식당가는 오후 10시까지), 매월 둘째·넷째 화요일 휴장
○주차장 : 공영주차장 이용, 서울풍물시장 상품 구입 시 무료주차권(1시간 30분) 지급
○문의 : 02-2232-3367

문서 정보

지상 박물관 `풍물시장` 구경해 보세요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최용수 생산일 2018-03-07
관리번호 D0000033003368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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