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서울] 커피값으로 ‘동행' 택한 아파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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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아파트이자 에너지 절약 아파트로 유명한 성북구 동아에코빌 아파트 서성학 관리소장

동행아파트이자 에너지 절약 아파트로 유명한 성북구 동아에코빌 아파트 서성학 관리소장

함께 서울 착한 경제 (93) 최저인금 인상에 따른 고용불안 해법을 찾다

?2018년 새해 변화 중 가장 큰 관심을 끈 건 최저임금이 아닐까? 최저임금 인상 소식에 내심 반가웠지만 여기저기 들리는 우려의 목소리 탓에 마음은 무거웠다. 공동주택 경비원들 대량 해고 사태를 필두로 고용불안이 증폭될 것이란 얘기엔 억장이 무너졌다.

그렇다면 과연 지난 한 달여 현장에선 어떤 변화들이 있었을까? 대체 최저임금이 어떻길래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지, 서울의 아파트를 찾아가 알아보았다.

최저임금 인상, 서울의 아파트에선 어떤 일이?

올해 최저임금은 지난해 6,470원보다 16.4% 오른 7,530원이다. 이를 월급으로 환산하면 157만3,770원(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 기준), 2017년 1인 남성 가구 표준생계비 219만7,478원과는 차이가 크다. 보통의 생활수준을 유지하려면 매달 60만 원가량 부족하단 얘기다.

그나마도 미혼이라면 나은 편이다. 3인 가구 표준생계비는 445만2,672원, 4인 가구는 509만 원~641만 원인데, 부부가 맞벌이해도 최저임금으론 314만7,540원이다. 애 키우기엔 턱없이 부족하단 얘기가 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다수 노동자에겐 저축이나 내 집 마련은 그야말로 희망 사항일 뿐이다.

(*표준생계비 : 일정한 시기와 장소에서 표준적 생활수준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생활비를 말한다. 해마다 양대 노총에서 조사해 발표하는데, 한국노총 발표 자료를 기준으로 했다. 민주노총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1인 가구 255만483원, 2인 가구 466만5,173원, 3인 가구 553만8,192원, 4인 가구 663만2,925원으로 그 차이가 더 크다.)

하지만 문제는 인건비 부담. 안 그래도 장사가 안 되는데, 인건비까지 늘어 기업은 더 어려워질 것이란 볼멘소리도 들린다. 결국, 고용은 줄고, 늘어난 인건비만큼 물가가 상승해 경제를 더 악화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경비원들의 대량 해고 사태가 예견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실제 아파트 현장에선 이와 같은 우려스런 상황이 이어지고 있을까?

"우리에겐 몇 천 원이지만, 경비아저씨들에겐 생계가 달린 문제잖아요.""한 달에 커피 한 잔, 담배 한 갑만 줄이면 되는데, 같이 살아야죠.""경비원은 이웃이자 한 가정의 가장인 만큼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대다수 아파트 주민들 생각은 비슷비슷했다. 일부 아파트입주자대표자회에선 인력 감축 등을 결정하기도 했지만 주민 반대로 무산되었다는 훈훈한 미담 사례도 속속 전해지고 있다. 고용안정 협약을 체결해 아파트 경비원·미화원 불안을 해소한 사례도 늘고 있다.

동아에코빌 아파트에선 인금인상에 따른 경비원 해고 없이 고용을 유지하고 있다

동아에코빌 아파트에선 인금인상에 따른 경비원 해고 없이 고용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에선 해고 갑질 없는 동행이 대세!

동행아파트로 유명한 성북구 동아에코빌 아파트에선 임금 인상에도 단 한 명의 해고 없이 고용을 유지하고 있다. 경비원 평균 연령은 68세, 입주 당시부터 현재까지 경비원 17명과 환경미화원 12명으로 고용인원은 그대로다.

"매스컴이다 뭐다 경비원들 해고 얘길 많이 해서 불안 불안할 수 있죠. 하지만 저흰 언론에서 떠들기 두세 달 전부터 대표자회의에서 미리미리 공고하고 알렸기 때문에 걱정 없었어요. 여긴 장기 고용자가 많아요. 건강상, 가정 형편상의 이유로 본인이 퇴사를 하는 거야 어쩔 수 없지만, 주민과 마찰이라든가 그런 다른 이유로 그만둔 사람은 없습니다." 아파트 경비원 유일만 씨도 이곳 동아에코빌은 고용 불안이나 갑질 없는 특별한 아파트라고 얘기한다.

아파트 주민과 경비원이 함께 상생하자는 의미에서 2015년부터 모든 계약서에 ‘갑(甲) 을(乙)’ 대신 ‘동(同) 행(幸)’으로 명시하는 동행 계약서를 작성해왔다. 지난해 1월 용역 업체로 바뀌는 과정에서도 ▲현재 근무하는 경비원 17명을 모두 고용할 것 ▲경비원의 급여를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지급한 급여와 동일하게 지급할 것 ▲급여를 연체하지 말 것 ▲경비원 인력을 입주자대표회의 승인 없이 무단으로 교체하지 말 것 ▲경비원이 쉬는 시간 이용할 수 있는 휴게장소를 제공할 것 등의 내용으로 동행계약서를 작성했다.

"용역업체가 바뀌고 처음에는 계약서에 갑을로 표기해서 가져왔어요. 그런데 관리소에서 보고 동행으로 해서 고쳐오도록 했죠. 그런 세심한 것까지 관리해주시니까, 저흰 고용 불안 걱정 없이 일합니다." 유일만 씨는 고용이 안정되니 마음에서 우러나와 항상 웃는 낯으로 주민들과 소통하며 동행으로 갈 수 있다고 얘기한다.

실제 이곳 아파트에선 이와 같은 동행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용역 전환 당시에도 1년 미만 근무자의 퇴직금이나 연차 수당이 주로 논의되었을 정도. 법적으로 챙겨주지 않아도 되지만, 다 지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러한 동행계약서는 성북구에서 나아가 서울 전역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성북구는 2016년부터 모든 계약을 동행계약서로 작성하고, ‘동행(同幸)’을 구의 브랜드로 정하고 상생공동체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성북구 관내 116개 아파트 단지 중 57개 아파트가 동행계약서를 작성하고 있다.

강서구는 상생계약서라는 이름으로, 종로구는 명품계약서라는 이름으로 공공계약서를 작성하고 있다. 성동구는 지난달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연합회와 아파트 경비근로자와 상생하는 고용안정 협약을 체결했다. 경비원들의 고용을 보장함과 동시에 근로 환경을 개선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아에코빌아파트 관리실에는 동행계약서 및 상생을 위한 관련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동아에코빌아파트 관리실에는 동행계약서 및 상생을 위한 관련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최저임금, 고용안정은 인권!

동아에코빌 아파트는 다양한 에너지 절약 비법으로 관리비를 낮춘 아파트로도 유명하다. 이러한 변화는 2015년 기존 중앙난방을 개별난방으로 전환하면서 쌓은 주민들이 신뢰가 바탕이 되었다. 투명한 관리와 운영으로 갈등은 줄이고 신뢰를 얻을 수 있었고, 세대별로 20만 원 이상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

2016년에는 최신 음식물 쓰레기 감량기로 교체하며, 음식물처리 비용은 절반 가까이 줄이기도 했다. 또한 지하 주차장과 세대 내 조명을 LED 등으로 교체해 매월 500만 원의 경비를 절감했다. 한전과 전시 공급 계약 방식을 종합계약이 아닌 단일계약으로 전환하고, 매월 전기 절약 상황판을 만드는 등 절전소 활동으로 공용 전기료를 혁신적으로 낮췄다.

입주민들도 에너지 절약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곳 아파트 10세대 중 1집(125세대)에는 미니 태양광이 설치되어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해 12월 서울시 주최 에너지 절약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전기를 가장 많이 아낀 아파트로 뽑힌 것이다.

서울에는 석관 두산아파트, 거여 1단지와 같이 에너지 절약과 생산으로 전기료를 아끼고, 수도료,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 등을 줄여 관리비를 절감한 사례는 점차 늘고 있다. 이들 단지는 최저임금 인상에도 경비원, 미화원을 해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마치 관리비를 절약해 해고 없는 아파트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민들은 생각은 달랐다.

"관리비 줄여 고용안정을 유지한 것은 아닙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고용안정은 당연한 거죠. 저희 아파트에선 지금까지 논란이 된 적조차 없습니다. 다들 '우리 가족이, 우리 자식이 최저임금도 못 받으면 되겠느냐?'며 동행으로 가고 있습니다." 동아에코빌 서성학 관리소장은 관리비 절감이 고용안정의 전제조건이 되어선 안 된다고 얘기한다.

물론 아파트 관리비 절감 방법이나, 일자리 안정자금 활용 등은 참고할 만하다. 하지만 원칙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위한 선택이어야 하지 않을까? 안정적인 직장을 찾기 위해 대기업만 고집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 적정한 최저임금을 책정하는 건 바로 그 시작점이 될 것이다.

이현정 시민기자이현정 시민기자는 ‘협동조합에서 협동조합을 배우다’라는 기사를 묶어 <지금 여기 협동조합>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협동조합이 서민들의 작은 경제를 지속가능하게 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녀는 끊임없이 협동조합을 찾아다니며 기사를 써왔다. 올해부터는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자리 잡은 협동조합부터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자활기업에 이르기까지 공익성을 가진 단체들의 사회적 경제 활동을 소개하고 이들에게서 배운 유용한 생활정보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그녀가 정리한 알짜 정보를 통해 ‘이익’보다는 ‘사람’이 우선이 되는 대안 경제의 모습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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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서울] 커피값으로 ‘동행' 택한 아파트들 - 문서정보
관리번호 D0000032825082 등록일 2018-03-08
분류 기타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내 손안에 서울 생산일 2018-02-13
라이선스 CC BY-NC-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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