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서울

수채화로 가득 '갤러리 경비실'이 있다?!

문서 본문

`양천리 갤러리`를 찾아 수채화 감상과 체험을 하며 즐거워하는 서울시 청년활동가 회원들 모습 ⓒ최용수

`양천리 갤러리`를 찾아 수채화 감상과 체험을 하며 즐거워하는 서울시 청년활동가 회원들 모습

불광동 사거리에서 장미공원으로 향하는 길, 무심히 걷다가 이색적인 조그만 건물이 눈에 띄어 다가섰다.? ‘양천리 갤러리’ 이름부터 한적한 시골길 오두막집을 연상시킨다. 살며시 안을 들여다보니 예쁜 수채화 그림이 걸려 있다. 작은 갤러리라 오래 머물 수는 없지만, 잠깐의 쉼이 되기에는 충분한 공간이다. 서울혁신파크 후문 경비실 갤러리 이야기다.

서울혁신파크는 은평구 녹번동 5번지 구 질병관리본부가 위치했던 3만 평 부지를 일컫는 새 이름이다. 서울시는 이곳을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혁신거점으로 조성하면서 교도소 같이 높던 담장과 경비실을 없애고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시민공원으로 되돌려주었다. 이 과정에서 경비실은 사용처를 잃고 한동안 방치됐다. 그러다 지난 6월 혁신파크에서 실시한 건물 재사용 프로젝트에 응모하여 선정된 수채화 동호회의 아이디어로 ‘양천리 갤러리’로 재탄생하였다.

양천리라는 갤러리 이름은 혁신파크 앞 도롯가에 서 있는 ‘양천리, 의주←→부산’ 표석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곳에서부터 북으로는 의주 남으로는 부산 동래까지 각각 1,000리가 되는 한반도 중앙마을이어서 양천리(兩千里)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비록 작은 경비실에 둥지 튼 갤러리이지만 수채화에 대한 열정과 나눔의 정신만큼은 남북 양천리까지 퍼져가길 바라는 회원들의 마음이 오롯이 담겼다.

경비실 외부에는 시민들이 잘 볼 수 있도록 보행로 곁에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최용수

경비실 외부에는 시민들이 잘 볼 수 있도록 보행로 곁에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양천리 갤러리는 ‘수채화로 행복한 그림 동호회’ 회원인 마을 화가들이 모든 준비를 했다. 한여름 뙤약볕과 싸우며 경비실을 꾸몄고 7월 24일 갤러리 개장 후에는 회원들이 교대로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작품전시는 50여 명 회원 작품 중 10여 점을 골라 전시한다. 또한 전시 작가가 상주하면서 수채화 그리기 퍼포먼스와 ‘수채화로 엽서 그리기’ 체험을 돕고 있다.

“칙칙하던 경비실이 갤러리로 대변신한 게 놀라워요. 일반인들이 갤러리를 찾는 건 쉽지 않은데, 여기는 누구나 편히 들를 수 있어서 참 좋네요”라며 청년활동가 박정민 대표는 ‘물과 삼색물감(빨강, 파랑, 노랑)’으로 아르쉬지(Arches紙) 엽서 위 수채화 그리기 체험에 신이 나 있었다. 갤러리는 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1시~오후 7시까지 개장하며 오는 10월 말까지 작품전시가 진행될 예정이다.

갤러리를 찾은 시민들에게 수채화 그리기 체험을 돕고 있는 마을 화가들 ⓒ최용수

갤러리를 찾은 시민들에게 수채화 그리기 체험을 돕고 있는 마을 화가들

은평구 어머니 수채화 동호회 ‘물, 색, 그리다’ 회장 권수정 씨는 “수채화를 통해 서로 케어하고 토닥이는 포근함을 선물 받습니다. 자칫 지치기 쉬운 도심생활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받고 친구들과 ‘키득키득’, ‘토닥토닥’ 하다 보면 행복해지고 힐링되는 것 같아요” 라고 전했다.

또 마을화가 박상미 운영위원은 “서로 배려하고 이해해주는 친구들이 있어 살맛이 난다”고 전하며, 이런 나눔은 은평 오픈마켓 재미난장 전시회, 장애우 그림 수업, 일반시민을 위한 수채화 강좌 등 나눔활동 등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하였다. 무엇보다 수채화를 알게 하고 커뮤니티 활동을 뒷받침 해준 서양화가 서애란 작가로부터 배웠다며 에둘러 고마움을 표시했다.

내부는 그림 전시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용수

내부는 그림 전시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마땅한 사용처가 없어 폐가처럼 방치되던 경비실에 새로운 가치를 입힌 갤러리 프로젝트야말로 서울시가 추구해온 ‘혁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깊어가는 가을, 그리운 사람들과 함께 양천리 갤러리를 찾아 수채화의 매력에 흠뻑 취해보면 어떨까. 특히 가슴이 먹먹하거나 쉼이 필요할 때 충분히 따스한 안식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양천리 갤러리’ 전시회 안내

○ 장소 : 혁신파크 후문 경비실 (불광동 사거리에서 장미공원 방향 100여 미터)

○ 전시기간 : 7월 24일 ~ 10월 31일 매주 화~토요일 오전 11시 ~ 오후 7시

○ 전시작품 : 50여 명 회원들의 작품을 매주 교체 전시

○ 문의 : 010-8205-2241, 물, 색, 그리다 카페(cafe.daum.net/epmsg)

문서 정보

수채화로 가득 '갤러리 경비실'이 있다?!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최용수 생산일 2017-09-18
관리번호 D0000031417980 분류 기타
이용조건타시스템에서 연계되어 제공되는 자료로 해당기관 이용조건 및 담당자와 협의 후 이용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