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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이 직접 세운 '창동 평화의 소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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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구 구민회관 옆 공원에 위치한 평화의 소녀상 모습 ⓒ김영옥

도봉구 구민회관 옆 공원에 위치한 평화의 소녀상 모습

지난 8월 15일 오전 10시,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많은 주민이 참석한 광복 72주년 기념 ‘도봉구 평화의 소녀상’, ‘창동 3사자’ 제막식이 도봉구 구민회관 옆 작은 공원에서 열렸다.

2011년 12월 14일부터 시작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집회’가 1,000회를 맞는 날,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우리나라 최초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이후 소녀상은 전국 각지에 세워져 현재 73개가 있다.

지난 8월 14일 세계위안부의 날과 15일 광복 72주년을 맞아, 전국에서 10여 개의 소녀상이 추가 건립됐는데 도봉구도 그 대열에 당당히 합류하게 됐다. ‘도봉구 평화의 소녀상’ 건립은 도봉구 내의 노곡중학교, 정의여고, 덕성여대 학생들과 시민단체, 시민들이 모여 만든 ‘도봉구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가 발족하면서 이뤄지게 됐다.

청소년의 자발적 서명과 모금 운동으로 세운 ‘도봉구 평화의 소녀상

지난해 노곡중학교 동아리 학생들은 도봉구 청소년동아리 지원프로젝트 사업 중 하나인 ‘개(open)판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이 프로젝트는 청소년 스스로 하고 싶은 것,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것을 찾아 기획하고 실행해 보는 활동으로 ‘한국의 진실을 알리자’는 취지에서 ‘도봉구 소녀상 설립 서명운동’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들의 서명운동은 ‘도봉구 청소년참여위원회’와 만나 연합활동을 펼쳐 더욱 구체화 되었다.

청소년들은 지역에서 열리는 모든 축제에 빠짐없이 참여해 홍보하였고,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에는 지역 어디에서든 서명운동을 벌였다. 청소년들의 활동에 지역의 시민단체와 주민들도 힘을 보탰다.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위원들 ⓒ김영옥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위원들

그중 하나로 덕성여대 소녀상 서포터즈 ‘봄밤’과 함께 지난 3월 ‘도봉구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를 만들어 발대식을 했다. 이후 후원금 모금 활동, 물품 등을 팔아 후원금에 보태기도 했다. 5개월 동안 활동한 결과 4,691만5,580원의 후원금이 모였고, 민관의 도움으로 ‘도봉구 평화의 소녀상’을 세울 수 있었다.

제막식에서 그간의 경과보고를 한 유정원(노곡중 3학년) 양은 “서명운동을 진행하면서도 ‘이게 설마 될까?’라고 했던 청소년들의 작은 프로젝트가 이렇게 이뤄지게 돼서 너무 뿌듯하고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소녀상 건립 대표로 나온 강민정(덕성여대 소녀상 서포터즈 봄밤 대표, 도봉구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상임대표) 양은 “소녀상 건립 활동을 벌이며 많은 사람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관심을 두는 것을 보고 올바른 역사바로잡기는 필요한 일이며, 피해자들의 명예는 반드시 회복돼야 한다는 마음을 담아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에 건립된 ‘도봉구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주민들의 많은 애정과 관심을 부탁했다.

제막식에는 청소년들과 주민들이 참석하였다. ⓒ김영옥

제막식에는 청소년들과 주민들이 참석하였다.

‘도봉구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 축하공연에는 많은 지역 청소년들과 주민들이 참가했다. 북서울중 ‘푸른 꿈 앙상블’, 도봉 청소년 전통연희단 ‘한가람’, ‘정의여고 선생님과 학생들의 춤’, 창림초 ‘늘예솔 합창단’이 함께 했다. 또한 ‘난초, 비가, 벗이여 해방 온다’를 부른 지역 주민 소프라노 이진희 씨의 축하공연은 더욱 감동을 자아냈다.

창동과 인연 있는 독립운동가 3인의 `창동 3사자` 동상 ⓒ김영옥

창동과 인연 있는 독립운동가 3인의 `창동 3사자` 동상

창동 독립운동가 3인의 ‘창동 3사자’ 동상도 세워져

이날 ‘도봉구 평화의 소녀상’ 제막과 함께 도봉구 창동과 인연이 있는 독립운동가 세 명에 대한 ‘창동 3사자’ 동상 제막식도 함께 진행됐다.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 김병로 선생과 일제강점기 마라톤 손기정 선수의 일장기 말소 보도사진으로 유명한 고하 송진우 선생, 3.1절 노래·광복절 노래·제헌절 노래·개천절 노래를 작사하고 민족의 얼을 강조한 위당 정인보 선생이다. 이들은 일제강점기 부일 협력을 거부하고 감시와 탄압을 피해 경기도 양주시 노해면 창동리(현 서울시 도봉구 창동)에 은둔했던 독립운동가들이다.

송상현(고하 송진우 손자) 씨 모습 ⓒ김영옥

송상현(고하 송진우 손자) 씨 모습

가인 김병로 선생의 후손 김종인 이사장은 “1940년에 나도 창동에서 출생했다. 조부께서 창동에서 생활하며 평생 동지인 창동의 2사자와 함께 나라 걱정을 많이 했다고 전해 들었다”며 창동과의 인연을 밝혔다.

고하 송진우 선생의 손자 송상현 회장은 “이곳에서 출생해 창동초등학교 2학년까지 다녀, 오랜만에 고향에 온 기분이다. 어머니께서 차려드린 소박한 주안상을 놓고 평생의 동지인 두 분과 시국에 대해 논하고 나라 세우기에 골몰하셨던 모습을 기억한다. 고하 할아버지는 두 분 이외에 벽초 홍명희, 지현 장현종, 호암 문일평, 일사 방정환 선생과도 교류하셨다”라며 기억 속 송진우 선생의 모습을 전했다. 또한, 카랑카랑한 음성의 가인 김병로 선생이 율곡 이이 선생에 관해 이야기해 준 일화도 소개했다.

위당 정인보 선생의 아들 정양로 관장은 “역사를 알고 역사를 지킨 민족의 미래는 밝다”라며 부친과 함께 보낸 창동에서의 생활과 뜻깊은 이 자리에 지역 청소년들이 많이 참석한 것을 보니 더욱 감회가 깊다고 밝혔다.

‘창동 3사자’ 동상 건립은 3년 전 이동진 도봉구청장의 사업 계획 지시로 시작됐다고 한다. 이후 작년 4월부터 자료 수집과 후손들과의 면담을 비롯해 서울시 공공 조경과 동상제작 전문가의 의견을 거쳐 올해 3월 ‘창동 3사자 동상 건립과 창동 역사문화공원 조성’에 관한 기본 계획이 수립됐고 서울시 예산 2억5,000만 원이 투입됐다.

조용했던 도봉 구민회관 옆 작은 공원은 앞쪽엔 ‘도봉구 평화의 소녀상’이, 공원 안쪽으로는 ‘창동 3사자’ 동상이 자리 잡게 돼, 역사적인 공간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 도봉구 평화의 소녀상, 창동 3사자 동상 안내
○ 위치 : 서울시 도봉구 도봉로 552 도봉구민회관 옆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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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이 직접 세운 '창동 평화의 소녀상’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김영옥 생산일 2017-08-21
관리번호 D0000031117066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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