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같이 인사해요~” 기경호 할아버지의 특별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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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자전거를 타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기경호 씨 ⓒ최용수

매일 아침, 자전거를 타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기경호 씨

이른 아침 기경호(75세, 응암동) 씨는 한강시민공원에서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Good morning!” “안녕하세요?” “건강 조심하세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하며 반갑게 아침 인사를 건넨다. 자전거를 꽃으로 장식하고, 핸들 양쪽에는 태극기와 성조기(미국), 오성홍기(중국), 일장기(일본)를 꽂았다. 헬멧에는 태극기를 꽂고 매일 아침 ‘애마(愛馬)’를 타시는 기경호 할아버지. 대체 무슨 사연일까? 서강대교 북단 한강공원에서 어르신을 만났다.

Q. 안녕하세요? 어르신. 서울시민기자입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A. 네, 반가워요. 날씨가 아직 덥네요.

Q. 자전거가 독특한데요, 이렇게 꾸미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A. 7년 전, 홍제천 합류 지점에서 큰 사고가 났습니다. 갑자기 어린아이가 튀어나와 충돌 직전에 급하게 핸들을 꺾어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졌어요. 아이가 크게 다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그랬지요. 그 사고로 골절상을 입어 몇 개월 병원 신세를 졌습니다. 그런데 사고를 지켜본 사람들은 많았지만 도움을 주거나 신고해 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야속한 마음이 들었고 ‘평범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관심을 갖겠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자전거를 이렇게 꽃으로 꾸미게 되었습니다.

자전거를 타다가 다친 사람들을 위해 비상약품을 항상 휴대하는 어르신 ⓒ최용수

자전거를 타다가 다친 사람들을 위해 비상약품을 항상 휴대하는 어르신

Q. 국기를 5개나 꽂아 두셨는데요. 바람에 깃발이 펄럭이면 더 힘드실 텐데, 왜 여러 나라 국기를 꽂고 타세요?

A. 뉴스를 보니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덜 찾는다고 해요. 아시다시피 미국은 우리의 혈맹 국가이고, 이웃 국가인 일본과 중국 사람들은 자기 나라 국기를 꽂고 다니는 걸 보면 반가워하지 않을까요? 나이는 들었지만 조금이나마 나라에 보탬이 되고 싶어 국기를 꽂고 다닙니다.

Q.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다들 아시는 분인가요?

A. 아닙니다. 대부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먼저 인사를 건넵니다.

Q. 인사는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A. 6~7년 전, 아마 2010년부터 시작한 것 같네요. 사람들이 서로에게 무관심하고, 어떤 분들은 표정이 밝지 못해요. 그래서 나라도 먼저 인사를 하면 즐겁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인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Q. 인사를 하면 시민들 반응은 어떠세요?

A. 처음에는 모두 오해하더군요. “왜 모르는 사람이 나한테 인사를 하지?” “혹시 뭘 팔려는 장사꾼인가?” “다음 선거에 나오려나?” 그런데 1~2년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오해는 사라지고 지금은 순수하게 인사를 받아줍니다. 요즘은 저한테 먼저 인사를 하는 시민들도 꽤 많아져서 보람을 느낍니다.

Q. 인사는 언제까지 계속 하실 건가요?

A. 자전거를 타는 한 계속해야지요. 만나는 사람에게 ‘먼저 인사하기’는 이 나이에 할 수 있는 ‘최고의 봉사활동’이라 생각해요. 인사만큼 쉽고,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봉사활동이 없어요. 또한 인사를 하는 저 자신부터 기분이 좋아집니다. 인사를 시작하고 표정도 밝아지고 건강 또한 좋아졌어요.

Q. 특별히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네,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살았으면 좋겠어요. 남이 있어야 나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먼저 인사를 하는 것도 중요한 배려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자전거를 타면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기경호 씨 ⓒ최용수

자전거를 타면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기경호 씨

자전거를 탄 지 30여 년이 된 기경호 씨. 매일 오전 50~60km를 타는데, 하루에 500~1000회 정도 인사를 하게 된다고 한다. 오랫동안 ‘인사하기’로 봉사를 실천해서일까, 연세에 비해 젊어 보였고 강건한 근육질 몸매는 부러울 정도였다. ‘내가 먼저 인사하기가 곧 최고의 봉사활동’이라는 어르신의 말씀이 마음에 깊이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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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번호 D0000031074054 등록일 2017-08-17
분류 기타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최용수 생산일 2017-08-16
라이선스 CC BY-NC-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