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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장동 흥남집'...비빔냉면은 함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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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

짜장면과 짬뽕. 중국집에서 메뉴를 시킬 때 우리를 가장 고민하게 만드는 음식이다. 이 두 메뉴에 비견될만한 여름음식이 있다. 바로 물냉면과 비빔냉면이다.

흔히 ‘물냉면은 평양식, 비빔냉면은 함흥식’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 중 매콤한 맛으로 입안을 자극하는 함흥냉면은 무더위로 입맛을 잃은 이들이 즐겨 찾는 음식이다. 더욱이 함께 나오는 새콤한 맛의 회무침은 냉면의 시원한 육수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이 함흥냉면 ‘원조격’을 맛볼 수 있는 곳이 서울시 중구 오장동에 있다. 그곳은 ‘오장동 함흥냉면 거리’다.

입소문으로 만들어진 ‘오장동 함흥냉면 거리’

지금은 전국적으로 즐겨 먹는 음식이 되었지만, 함흥냉면은 원래 북쪽 함경도에서 즐겨먹던 음식이다. 6·25전쟁 직후 남쪽으로 피난 온 실향민들은 오장동 등지에 터를 잡고 살기 시작했는데, 고향의 맛을 잊지 못해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전해졌다고 한다.

오장동 함흥냉면 거리 시작은 ‘오장동 흥남집’으로 알려져 있다. 1953년 전쟁을 피해 함경도 흥남에서 내려온 고(故) 노용원 할머니는 오장동에서 ‘흥남옥’이라는 상호로 냉면을 팔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흥남냉면’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얼마 가지 않아 ‘오장동 흥남집’이라는 간판을 달게 된다.

뒤이어 고(故) 한혜선 할머니가 이듬해 ‘오장동 함흥냉면’으로 문을 열고, 이곳에서 기술을 익힌 주방장이 1980년 ‘신창면옥’을 개업했다. 이 세 곳 함흥냉면이 맛있다고 입소문을 타면서 오장동은 이른바 ‘함흥냉면의 원조’가 된 것이다. 전성기에는 이 거리에 냉면 가게만 스무 곳이 넘었다고 하니, 당시 함흥냉면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입안이 얼얼한 ‘이열치열’ 음식 함흥냉면

함흥냉면을 맛보기 위해 직접 오장동 함흥냉면 거리를 찾았다. 이날 맛볼 음식은 이 거리의 대표 메뉴 회냉면이다. ‘원조의 맛은 어떨까’ 하는 기대를 하는 찰나 빠르게 식탁 위로 음식이 준비됐다. 냉면그릇에는 동그랗게 말린 면 위로 오이채, 삶은 달걀 반쪽, 무채, 간자미 회무침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한두 젓가락을 먹어보니 얼얼한 매운맛이 입안에 맴돈다. 평양냉면이 시원한 육수와 차가운 메밀 맛을 지닌 이냉치열(以冷治熱) 대표 주자라면 함흥냉면은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매워 몸에서 열이 나게 하는 이열치열(以熱治熱) 음식이었다.

매운맛과 함께 간자미가 내는 감칠맛과 참기름의 고소한 향 그리고 양념의 매콤한 맛이 입안을 즐겁게 했다. 이중 백미는 바로 간자미 회무침이다. 식초로 하루 정도를 삭힌 간자미 시큼한 맛이 양념장의 매콤한 맛과 어우러졌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함흥냉면은 북한에서 국수로 불리고 있다는 점이다. 함경도지방에서는 감자 녹말가루로 국수를 만들어 먹는데 이 음식을 농마국수(농마: 녹말의 북한 사투리)라 부르고 있다. 농마국수가 남한에서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함흥냉면’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단기간에 전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은 맛

60년이 넘는 역사가 있는 만큼 이 거리를 찾아오는 손님들도 다양하다. 냉면 한 그릇을 먹으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 실향민들. 손주를 데리고 냉면집을 찾은 어르신부터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젊은 층까지, 냉면 한 그릇에 다양한 세대가 이어져 있다.

고향을 떠난 사람들 그리움 속에서 시작돼 현재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함흥냉면. 무더운 여름, 역사가 담긴 냉면 한 그릇으로 더위를 이겨내 보는 것은 어떨까.

출처 :서울식품안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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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서울식품안전뉴스 생산일 2017-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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