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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잊는 도봉산 '무수골계곡' 속으로 풍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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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골 계곡에서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 ⓒ김영옥

무수골 계곡에서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

도봉산이 품은 물 맑은 계곡 중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무수골 계곡은 계곡뿐 아니라 무수골에 남아 있는 작은 다랑논 때문에 도심 속 시골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도봉초등학교를 조금 지난 곳부터는 계곡 폭도 넓어지고 물이 얕아 아이들을 데리고 한나절 나들이하기에 제격이다.

도봉1동에 위치한 무수골계곡(보문사계곡)은 의정부 원도봉계곡(망월사계곡), 도봉동 문사동계곡(도봉서원좌측계곡)과 함께 도봉산 3대 계곡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2010년에는 중랑천과 합류되는 곳부터 도봉초등학교를 지나 무수골 주말농장 앞 계곡 초입에 이르기까지 생태하천으로 깔끔하게 정비돼 접근성이 좋아졌다. 중랑천과 연결된 자전거도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1호선 도봉역에서 내려 도보로 혹은 지하철 1·4호선 창동역에서 도봉마을버스 8번을 타면 된다.

도봉1동 주택가, 마을주민들이 `마을 만들기` 제안 사업을 통해 완성한 마을벽화 ⓒ김영옥

도봉1동 주택가, 마을주민들이 `마을 만들기` 제안 사업을 통해 완성한 마을벽화

도봉로를 따라 도봉역에서 좌회전해서 생태하천 옆 주택가를 오르면, 도봉산에 안긴 아담한 도봉초등학교가 보였다. 학교 건물 외벽이 빨강, 노랑, 파랑, 색색으로 칠해져 있어 멀리서도 금방 눈에 띄었다. 1966년에 설립되어 올해 51년 된 초등학교다. 현재 이 마을에는 외부 유입 인구가 많아졌지만, 과거에는 모두 도봉초등학교 동창생들이었다고 한다.

도봉초등학교 오른편 주택가 담장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주민들은 칙칙한 골목길이 아닌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학교 가는 길을 만들어 주자’는 취지에서 자치구의 마을 만들기 제안 사업에 공모했다. 2013년 5월부터 도봉1동 주택가 담에는 벽화가 하나둘 그려지기 시작했다. 골목길 이곳저곳에 그려져 있는 담장의 소박한 벽화를 구경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었다.

도봉산이 품은 맑은 무수골 계곡 ⓒ김영옥

도봉산이 품은 맑은 무수골 계곡

도봉초등학교를 지나 왼쪽으로 접어들면 무수골 계곡으로 이어진다. 자연이 만든 널찍한 바위 위로 시원스레 계곡물이 흘렀다. 계곡 가장자리 큰 바위는 돗자리가 필요 없는 자연 의자였다. 맘에 드는 곳 아무 곳에나 자리를 잡고 앉으면 됐다. 아이들은 물속에서 물놀이를 즐겼고, 어른들은 나무 그늘 아래 바위에 앉아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휴식을 취했다. 무수골 계곡 초입에 있는 주말농장에서는 고추, 상추, 오이, 가지, 방울토마토, 배추, 무 등 다양한 농작물이 주인의 살뜰한 보살핌 덕에 실하게 자라고 있었다.

계곡 시작 지점에 있는 이정표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서울시 테마 산책길 중 하나인 ‘무수히 전하길(숲이 좋은 길)’을 알리는 알림판이었다. 알림판에는 도봉구 북한산 ‘무수히 전하길’은 도심 가까운 곳에 있는 숲길로 가볍게 걸으면서 전원이 아름다운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이 드는 구간으로 문화유적지도 둘러 볼 수 있고, 북한산 둘레길과 연결되어 있으며 원통사도 인근에 있어 다양한 코스 체험도 가능하다는 정보가 안내되어 있었다. 무수골 계곡 입구에서 자현암까지 1.6km에 이르는 이 길은 도보로 약 30여 분 정도 걸린다. 계곡과 숲이 좋아 이곳에 한번 와 본 사람들이 꼭 다시 찾는다고 한다.

서울시 숲이 좋은 길 중 하나인 `무수히 전하길`ⓒ김영옥

서울시 숲이 좋은 길 중 하나인 `무수히 전하길`

무수골 주말농장의 바로 위쪽에서 ‘북한산 둘레길’ 이정표도 만날 수 있었다. 왼편은 도봉구 방학동 방향, 오른편은 의정부 원도봉 계곡 방향이다. 북한산 둘레길 이정표를 지나 계속 걸어 올라가면 울창한 나무가 숲 터널을 이룬다. 이곳을 통과하면 도봉산의 멋진 자태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눈앞에 펼쳐진다. 산봉우리들은 전날 내린 비로 안개를 머금어 더욱 분위기 있었다.

도봉산 밑 작은 마을인 윗 무수골에는 서울에서 보기 드물게 아직도 서너 개의 다랑논이 존재한다. ‘무지개 논’이란 이름이 붙은 이곳은 인근 도봉초등학교의 생태교육 체험학습장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적토미, 북흑조, 홍색나, 원자벼, 괴산찰 등 토종벼 조성지도 만들어 놓았다. 자세히 보니 조금씩 벼 잎이 달라 보였다. 다랑논을 지나 밤골상회 옆에는 서울시보호수 서10-3호인 큼직한 느티나무가 늠름하게 서 있다. 느티나무 보호수의 북쪽 능선엔 서울 유형문화재 제 106호인 영해군파묘역도 자리하고 있다.

도봉초등학교 생태교육 체험 학습장 `무지개 논`ⓒ김영옥

도봉초등학교 생태교육 체험 학습장 `무지개 논`

밤골상회와 자연상회 앞 계곡은 물놀이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도봉산을 타고 내려왔을 계곡물은 전날 내린 비로 수량이 많아 제법 근사해졌고 우렁찬 소리를 냈다. 폭포 앞 작은 웅덩이는 이미 아이들의 놀이터가 됐다.

조금 더 조용한 무수골 계곡을 즐기고 싶다면, 산길로 올라가 자현암까지 ‘무수히 전하길’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원통사 방향으로 길을 잡아도 깊은 산 속 무수골 계곡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든 비가 온 다음 날이라면 물소리 우렁찬 무수골 계곡을 만날 수 있다. 녹음 우거진 도봉산과 물 맑은 무수골 계곡에서의 ‘넉넉한 쉼’, 무더위 속 피서의 한 방법이다.

비가 온 후 계곡물이 불어나 만들어진 폭포 ⓒ김영옥

비가 온 후 계곡물이 불어나 만들어진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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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김영옥 생산일 2017-07-19
관리번호 D0000030799576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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