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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별샘 최태성 강사, ‘정동’ 대한제국 역사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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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9일 이른 아침부터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은 시끌벅적했다. 학생들 사이에서 ‘큰별샘’으로 유명한 최태성 현 EBS, 이투스 역사 강사의 강연이 있기 때문이었다. 8층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는 여러 대였지만 8층으로 향하는 시민들이 많아 엘리베이터는 쉬지 않고 서울시청을 오르내려야 했다. 이번 강연은 서울시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인 정동재생사업과 연계하여, 정동과 대한제국에 대한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지난 9일 서울시청 8층에서 열린 `정동길에서 만나는 대한제국` 역사특강 ⓒ고함20

지난 9일 서울시청 8층에서 열린 `정동길에서 만나는 대한제국` 역사특강

“저도 부모님이 사학과 반대하셨는데…”라며 사학과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강연은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최태성 강사는 강연 초에 간단한 역사 퀴즈를 내고 정답을 맞춘 사람에게 책을 선물하는 방식으로 분위기를 달구었다. “대한제국이 되면서 왕이 옷의 색깔을 바꿨는데 무슨 색깔인가”와 같은 문제들이었다. 대부분이 문제에 손을 들자 능숙하게 “가장 멀리서 오신 분, 가장 나이가 많으신 분에게 기회를 드리겠다”와 같이 진행했다. 참여자들이 각자 자신의 정보를 말하고 거기에 또 다시 익살스럽게 장난을 치며 퀴즈가 진행되자 모두들 즐거운 마음으로 강의에 집중할 수 있었다.

본격적인 강의는 ‘정동이라는 이름이 어디에서 유래했는가’ 하는 이야기부터였다. ‘정동’은 ‘정릉이 있던 동네’라는 뜻이다. 허나 현재 정동은 창덕궁 옆에 있다. 최태성 강사는 태조 이성계와 이방원의 일화를 소개하며 ‘아버지에 대한 이방원의 복수’로 정릉이 경복궁 앞에서 현 위치로 옮겨 갔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현재 청계천 광통교에 있는 돌들이 이 때 옮기면서 만들어진 흔적이라고 했다. 이처럼 실제 이야기들과 접목한 역사 강의는 잠시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큰별샘`으로 유명한 최태성 강사의 역사특강. ⓒ고함20

`큰별샘`으로 유명한 최태성 강사의 역사특강.

강의는 대한제국과 정동의 관계를 다방면으로 훑어보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다만 그 이야기만 나열된 것은 아니었다. 강사가 방문한 중국 산둥반도의 박물관 이야기를 소개하며 ‘패배를 기념하는 것의 중요성’이라는 교훈을 끌어와 현재 잠실에 위치한 삼전도비 이야기를 진행하기도 했고, 정동에 위치한 곳곳에 대한 이야기로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덕수궁 돌담길이나 이화학당 같은 곳이 대표적이었다.

두 시간으로 진행된 강의는 정동의 곳곳을 소개하고, 도시를 되살리는 일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최태성 강사는 “정동길 복원이 완료되면 오얏꽃빵을 팔고 싶은데, 함께 하실 분을 모집한다”는 작은 소망(?)을 내비치며 마지막까지 강의를 유쾌한 분위기로 만들었다.

서울시가 정동 역사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대한제국의 길` 역사탐방로

서울시가 정동 역사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대한제국의 길` 역사탐방로

강의로만 대한제국과 정동에 대해 이해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1층의 사진전은 그 부족함을 채워주었다. 사진전은 강의 내용과 연관되어 대한제국의 전반적인 이야기와 정동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김구 의사가 처음으로 개통된 전화 덕분에 살아날 수 있었다는 일화와 함께 배치된 당시 전화기의 모습은(실제 그 전화기는 아니었지만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남아 있었다) 더욱 더 사람들의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사람들이 실제로 전화기에 귀를 대보기도 했다.

역사특강과 함께 진행된 `특별사진전`(좌), VR체험(우) 코너.ⓒ고함20

역사특강과 함께 진행된 `특별사진전`(좌), VR체험(우) 코너.

사진전의 끝에는 VR체험이 있었다. VR안경을 쓰면 서울시청에서부터 화면이 시작하고, 시야를 가져다 대는 것만으로 다양한 정동길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화면에 들어가면 각 정동 길의 모습을 360도로 생생하게 볼 수 있다. 현재 정동의 매력에 대해 단순히 말로 듣고, 사진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보는 체험은 특별했다. 많은 시민들이 호기심을 품고 VR체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VR안경을 쓰고 정동 일대 역사문화명소를 체험해 볼 수 있다. ⓒ고함20

VR안경을 쓰고 정동 일대 역사문화명소를 체험해 볼 수 있다.

다만 안경을 쓰면 착용이 좀 불편했는데, 기자는 안경을 벗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안경을 쓰고 체험했다. 안경을 쓰자 이마 인식이 제대로 되지 않아 5분 간은 VR 기기와 씨름을 해야 했다. 다행히 옆에 있는 진행요원 분들의 친절한 도움 끝에 정동을 완연하게 즐길 수 있었다.

이번 강연과 사진전이 유의미한 이유는, 이것들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기대감을 품게하기 때문이다. 그간 서울시의 프로젝트들은 모든 것이 마무리된 후에야 접하곤 했다. 하지만 이번 정동 재생 프로젝트는 이러한 이유로 이러한 사업이 진행되고, 이러한 가치가 있다는 점을 먼저 확인하고 후에 바뀔 모습을 기대하게 되었다. 동시에 대한제국과 함께 역사로 엮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는 정동이 친숙하게 다가오도록 만들었다.

VR안경을 벗고, 시청을 나와 정동을 걸었다. 정동 덕수궁 앞에서 ‘오얏꽃빵’이 팔리고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이 시민들에게 안기는 거리이자 역사를 기록하고 그 자체로 시민과 함께 살아나갈 공간이 된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앞으로 바뀌어나갈 정동을 기대한다.

`정동길에서 만나는 대한제국`’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최태성 강사의 역사특강. ⓒ고함20

`정동길에서 만나는 대한제국`’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최태성 강사의 역사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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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별샘 최태성 강사, ‘정동’ 대한제국 역사특강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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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단 고함20 생산일 2017-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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