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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서울농업체험으로 ‘1일 농부’ 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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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재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있는 참가자들 ⓒ방윤희

분재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있는 참가자들

서울농업체험 프로그램인 ‘그린투어’는 농업생산현장을 둘러보며, 1일 농부가 되어 농업체험을 할 수 있다. 하루에 2개의 농장견학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린투어는 체험 및 직거래를 통해 소비자와 생산자의 지속적인 관계유지를 목적으로 한다.

지난 5월 23일 진행된 그린투어 2회차에 참가했다. 농촌까지 멀리 나가지 않고, 도심 속에서 농업체험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렘을 가득 안고 집결지로 향했다. 집결지인 수서역 3번 출구 앞에서 모여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그린투어 프로그램은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있다. 기자가 참가한 2회차에서는 오전에 분재농장, 오후에 블루베리농장을 방문하는 일정이었다. 첫 번째 체험 장소인 분재박물관(서초구 내곡동)은 마치 화분 속에 자연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푸름이 가득했다. 김재인 강사님의 설명을 들으며 진백, 해송, 동백, 모과, 소사, 쥐똥나무, 단풍나무 등 여러 종류의 분재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워지는 시간이었다.

운치 있는 만년송의 모습(좌), 예쁘게 꽃이 핀 쥐똥나무(우) ⓒ방윤희

운치 있는 만년송의 모습(좌), 예쁘게 꽃이 핀 쥐똥나무(우)

쥐똥나무는 검은색의 작고 둥근 열매가 쥐똥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꽃부리 끝이 4갈래로 갈라지고 깊은 향기가 난다. 어쩐지 아름다운 식물 자태와 이름이 썩 어울리지 않는 듯했다. 사람은 물론이고, 식물도 이름을 잘 지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이 갔다.

소사나무는 척박한 환경에 잘 적응하는 나무다. 너무 빨리 자라지 않고 생명력이 강해 최소한 영양분으로 살아갈 수 있는 분재나무다. 참느릅나무도 분재나무로 널리 이용된다. 한편에서 만년송도 만나볼 수 있었다. 만년을 산다는 만년송을 바위에 붙여 분재로 만들었다. 바위에 뿌리가 붙어있어 바위의 영양분으로 살아간다. 만년송 분재를 가까이서 보니 자연 속에서 만년송을 보는 것과는 또 다른 운치가 느껴졌다. 이렇듯 시선을 바꿔보는 것만으로도 분재를 색다르게 감상할 수 있다.

참가자들이 다양한 분재를 감상하고 있다. ⓒ방윤희

참가자들이 다양한 분재를 감상하고 있다.

장소를 옮겨 분재 분심기 체험을 했다. 화분에 담긴 성희철쭉을 분갈이하여 분재로 만드는 체험이었다. 사람 이름 같기도 한 성희철쭉은 성스럽다고 해서 붙여진 철쭉의 한 종류다. 철쭉은 잎이 부들부들한 것이 특징인데, 사람으로 치자면 둥글둥글한 성격을 가졌다고 보면 된단다. 물만 잘 줘도 오래 살기 때문에 그늘지고 습한 화장실에서 한 달 가량 놔두어도 무럭무럭 잘 자란다. 정말 성격이 좋은 녀석인 것 같다. 성희철쭉 하나를 10년 정도 키운다면, 후에 식물체가 3만 개가 될 만큼 번식력이 좋고 그만큼 오래 산다. 잎이 크고 두꺼운 동백나무는 온실 속에서도 건강하게 살기 어렵지만, 철쭉은 빛이 덜 드는 베란다에서도 잘 살아간다. 철쭉이 산에 들에 흔한 이유가 생명력 때문이다.

분갈이를 한 후에는 햇빛이 잘 들고 통풍이 잘 되는 창가나 베란다에 두는 것이 좋다. 물은 분토가 말랐을 때 화분 아래로 물이 흐르도록 흠뻑 준다. 날이 따뜻하거나, 분이 작을수록 수분이 빨리 마르므로 물주기를 철저히 해야 한다. 성희철쭉의 경우, 오전 10시 이전과 오후 5시 이후에 1회 이상 물을 흠뻑 줘야 한다. 시민교육 팀장님은 “물은 며칠에 한 번씩 줘요?” 하는 질문에 답하기가 곤란하다고 했다. 식물 종류와 키우는 환경에 따라 물을 주는 시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분갈이를 하고 난 후에 분재가 건강하지 않을 때에는 온도, 흙, 흔들림 세 가지를 점검한다. 줄기 껍질은 식물을 촉촉하게 해 ‘온도’를 유지한다. 한여름에는 그늘과 화장실에 놓아두면 10℃의 온도를 낮출 수 있고, 겨울철에는 바람만 잘 막아줘도 10℃의 온도를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식물 생명을 살리는 흙은 황토와 같은 깨끗한 ‘흙’으로 바꿔준다. 마지막으로 바람이나 기타 요인에 화분이 흔들리지 않게 단단히 고정시켜야한다. 또한, 분갈이를 하다보면 잔뿌리를 자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잔뿌리가 물과 양분을 흡수하여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에, 다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뿌리를 자른 경우는 7~10일 정도 직사광선을 피하며 수분을 유지해줘야 한다.

분재는 아기를 낳아 성장하는 과정과도 같다. 4월 한 달간은 10살 미만 행동을 나무도 똑같이 한다. 5월은 10~20살, 6월이 되면 20~30대가 된다. 6월 이후 가지치기를 하면 원동력이 약해지는데, 이 경우 사람 나이로 따지면 65~75세에 이른다. 이처럼 나무 하나를 키운다는 건 사람과도 같다. 그만큼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하기 때문이다.

블루베리 농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참가자들(좌),옥수수, 고구마 등 작물이 무럭무럭 자라는 농장(우) ⓒ방윤희

블루베리 농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참가자들(좌),옥수수, 고구마 등 작물이 무럭무럭 자라는 농장(우)

다음으로 향한 곳은 강동구 고덕동에 위치한 블루베리농장이다. 4,500만 평 대지에 세계 10대 건강식품으로 선정된 블루베리와 아로니아를 비롯한 옥수수, 고구마, 딸기 등 작물을 만나 볼 수 있다. 작물과 산양, 앵무새 등 다양한 동식물이 공존하며 조화를 이루는 농장이다. 김용심 농장 사장님의 진솔한 체험담을 들으며 농장 곳곳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시간가는 줄 모를 만큼 즐겁고 유익했다. 서울에서 농업인을 만나는 것도 어려울뿐더러 농업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기에 이 시간이 더없이 소중했다.

체험 중 버섯과 산양삼을 재배하는 광경이 인상 깊었다. 사장님이 땅 한포기도 허투로 두지 않고 정성을 쏟고 있음이 느껴졌다. 이 농장에서 특이했던 것은 산양과 토끼를 함께 키우고 있다는 것이었다. 산양은 바닥에 떨어진 먹이는 먹지 않는다고 한다. 그대로 놔두면 먹이가 썩어서 냄새를 풍길 텐데, 그걸 토끼가 깨끗이 먹기 때문에 공생할 수 있다고 한다. 산양이 초식동물이지만 덩치가 제법 커서, 토끼를 위협하는 고양이가 접근하지 못한다. 서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는 바로 이런 사이를 두고 하는 말 같다.

농장 한편에서 산양과 토끼가 한 우리에서 공생하고 있다. ⓒ방윤희

농장 한편에서 산양과 토끼가 한 우리에서 공생하고 있다.

블루베리 체험 시기는 5~8월, 아로니아 체험 시기는 8~9월, 딸기 체험은 5월이 한창이다. 딸기 체험을 하러 딸기밭으로 들어서자, 고랑 사이로 푸른 잎사귀 사이사이에 빨갛게 익은 탐스러운 딸기가 반겨주었다. 딸기 줄기가 밟히지 않도록 참가자들은 한 줄로 고랑에 선채 딸기를 수확했다. 전체가 고루 빨갛게 익은 딸기를 줄기 사이로 손가락을 넣어 따면 된다. 딸기는 직선으로 잡아당기면 잘 안 떨어지고, 엄지로 딸기를 살짝 감싸며 90도로 꺾으면 ‘똑’소리와 함께 잘 떨어진다. 참가자들은 플라스틱 상자에 수확한 딸기를 넣어 가져갈 수 있었다. 딸기가 상자를 채워가자 어느새 나는 도시 농부가 되어가고 있었다. 딸기 하나를 입안에 넣자 달콤함이 입안 가득 퍼졌다.

또한, 농장에선 농산품도 판매하고 있었다. 안토시아닌이 함유된 블루베리를 즙과 분말로 만들어 판매했다. 현장에서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직거래할 수 있었다. 직접 농사지은 안전하고 건강한 우리 농산품이니, 건전한 소비문화 조성을 위해 직거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섯이 자라고 있는 나무들 ⓒ방윤희

버섯이 자라고 있는 나무들

체험을 마치고 버스에 올랐다. 양손에 성희철쭉 분재와 싱싱한 딸기 한 상자를 들고서 말이다. 자연은 이렇듯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내어준다. 그에 비해 우리는 자연에게 해준 게 부족하기만 하다. 자연이 훼손되지 않고, 농업이 살아날 수 있도록 환경보호에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시간의 농촌체험이었지만 농촌과 농업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체험일이 평일이어서 참가자의 연령대가 다양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 그린투어 체험일은 주말이 되어 남녀노소가 고루 참가했으면 좋겠다. 그린투어는 허브, 다육식물, 벼농장 등의 친환경 농산물 생산농장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서올농업체험인 그린투어의 참가신청은 서울시농업기술센터 홈페이지(agro.seoul.go.kr)에서 강좌예약(강좌명 : 서울 농업체험 그린투어)을 통해 신청이 가능하고, 서울특별시공공서비스예약(yeyak.seoul.go.kr)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예약 신청할 수 있다. 참가대상은 청소년 이상의 서울시민이고 참가비는 무료다. 단, 일별 선착순 40명씩 모집하니, 사전에 회원가입을 해놓는 것도 예약접수에 드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다. 상반기 접수는 마감되었으니, 상반기 예약을 놓쳤다면 하반기 공지를 확인하면 좋겠다.

그린투어와 같은 평일 프로그램 참가가 힘들다면, 토요일 자연학습 프로그램 ‘2017 자연과 함께하는 토요 나들이’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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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방윤희 생산일 2017-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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