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3개월의 공사를 마치고 재개관한 동대문운동장기념관 전경

80여 년 넘는 세월을 서울시민과 함께 달려온 동대문운동장. 서울시 고교 야구 결승전을 끝으로 사라져 2009년 추억의 공간으로 탄생한 동대문운동장기념관이 보다 나은 관람 환경을 위해 3개월간 진행된 수리를 마쳤다.

지난 2월 28일 재개관한 동대문운동장기념관에 들어서니 ‘동대문운동장’이라 쓴 간판이 시선을 끈다. 유실된 문자를 복원해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동대문운동장 간판을 걸어 둔 것이다.

기념관의 전시는 크게 ‘동대문운동장기념관’, ‘두 번째 이름, 서울운동장’, ‘마지막 이름, 동대문운동장’으로 나뉜다.

기념관 입구 오른쪽에는 경성운동장 영상을 상영한다.

동대문운동장의 첫 시작은 경성운동장

박물관 오른편으로 들어가면 동대문운동장의 시작인 경성운동장 시절부터 영상으로 자세히 소개한다.

경성운동장은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곳이다. 1926년 백성의 통곡 속에서 순종황제 영결식이 경성운동장 앞마당에서 열렸고, 1929년에는 전조선경기대회(현 전국체육대회)가 개최됐다. 또한 복싱 세계 랭킹 6위에 올랐던 서정권 선수의 권투 시합이 열렸고, 베를린 올림픽 직전 손기정 선수가 육상 10,000m 우승을 했다. 전시실에는 당시 사용한 축구공과 야구공을 비롯해 당시의 모습이 담긴 사진 등이 있다.

`서울운동장 시대` 전시 구역 중 손기정, 백옥자, 차범근 선수 부스

동대문운동장의 전성기, 서울운동장

광복 이후 경성운동장은 서울운동장으로 개명했다. 그동안 금지한 행사를 열 수 있었다. 운동장에서는 경기뿐만 아니라 각종 기념행사와 집회가 열렸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귀국 환영식을 포함해, 고교 야구 대회와 축제를 개최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1971년 한국 최초 국제 축구대회 및 1979년 차범근 선수 독일환송경기, 프로야구 원년 개막전 MBC청룡과 삼성 라이온스 경기가 열렸다. 변변한 오락거리 없던 시절, 시민들은 스포츠 행사에 몰려들어 울고 웃었다. 행사 후 가두 행진이 시청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운동장 역사상 가장 빛나던 시기였다.

추억 속으로 남은 동대문운동장

잠실운동장이 건립된 후 서울운동장은 동대문운동장으로 명칭을 바꿨고, 국내를 대표하는 종합운동장으로서 지위도 넘어갔지만 여전히 많은 시민들의 마음속에는 동대문운동장이 남아 있다. 오랫동안 함께하며 환호했던 열정 그대로 말이다. 대형화면 아래 전시된 원색의 관람석 과 확성기를 보니 당시 응원 열기가 되살아나는 듯싶다.

동대문운동장 지역의 유물을 보존한 동대문역사관1398

동대문운동장기념관은 재개관하며 콘텐츠와 유물 등을 보강했다. 예전에 비해 역사적 맥락이 잘 정리돼 있어 시대마다 공감이 간다.

동대문운동장을 거쳐 간 유명 선수들도 많다. 손기정 및 차범근, 류현진, 추신수, 박지성 등 많은 선수들이 이곳에서 땀을 흘렸다. 이중 손기정, 백옥자, 차범근 선수는 각각 부스가 마련돼 전시품과 관련 영상을 볼 수 있다.

한양도성 연구원 정효진 씨는 “역사적 흐름에 신경을 써 새 단장을 했다. 경성운동장에서 서울운동장을 걸쳐 동대문운동장으로 전시실 동선에 따라 관람하면 알기 쉬울 것”이라며 “대형 영상과 영상 밑 진열된 당시 관람석의자, 검표기 등을 함께 보며 추억을 떠올리는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대문운동장기념관 재개관을 기념하여 3월 10일과 17일 특별 강연도 열린다. 손환 중앙대 교수가 이야기하는 ‘한국스포츠의 메카, 동대문운동장’과 <베스트일레븐> 이재형 이사의 ‘동대문운동장과 축구 소장품이야기’가 각각 진행된다.

동대문운동장기념관은 동대문역사관1398과 유구전시장 등이 있는 동대문문화역사공원에 위치해 있다. 밤이면 더욱 반짝이는 2만5,000여 점의 LED장미와 함께 동대문운동장 유물이 전시된 유구전시장, ‘동대문역사관1398’도 함께 방문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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